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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4_0601_화요일_06:00pm
아트앤아이 서울 마포구 서교동 358-91번지 1층 Tel. 02_323_7555
TOUCH / '사랑'을 느끼는 무언의 손짓 / 사랑하다. 돕다. 위로하다. ● 언어화된 사랑. 도움. 위로가 시각적 이미지로 다가온다. 느릿느릿 지나쳐도 지나치지 않을 말들. 또한 누군가에게 그 감정을 전달시킬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은 단어들. 이런 함축적 이미지가 김기연의 작업에 보인다. 작업에는 따뜻한 사랑이 느껴지는 이미지들이 등장한다. 경험과, 고백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영상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치유'와'회복'의 기운을 불러일으킨다.
삶을 살아감에 있어 일상에서의 크고, 작은 감흥들은 작가의 작품에 깊게 관여한다. 그런 면에서 김기연의 작업은 그동안 작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기 고백적' 성향을 갖는다. 어렵고 힘든 순간, 위로와 사랑의 힘으로 치유 할 수 있었던 과정을 끊임없이 움직이는 영상으로 담아내며 관객에게 따뜻한 무언의 손짓을 한다. 단지, 단어의 나열이 아닌 혹은 추상적인 접근이 아닌, 구체적이고 실재적인 이미지들이 전시 공간과 함께 다가와 우리에게 TOUCH 한다.
그동안의 김기연의 작업은 신체의 일부분을 벌룬(ballon)에 투사하여 공간을 이용한 오브제 작업, 혹은 디지털 매체를 이용한 텍스트 작업 등이 선보였다. 화이트 벌룬(ballon)에 신체의 일부분을 프로젝트로 비추는 과정이나, 디지털 매체를 이용해 설치하는 작품들은 적극적인 오브제의 개입을 통해 회화의 영역을 확장 시켰다. 또한 공간을 이용한 '성장 공간' 시리즈는 삶 속에 다가오는 '성장' 의 의미를 소멸과 성장으로 이해하여 죽음 까지도 성장의 과정으로 얘기하는 생태학적 접근을 보였다. 이번 전시에서 보이게 될 작업도 물론 이런 일련의 주제를 맥락으로 하지만, 보다 평온하고 순화된 감정이 느껴진다. ● 특히 '유기 EL'이라는 새로운 물질(material)을 사용하여 기존의 작업과는 다른 형식과, 공간의 확장을 볼 수 있다. 유기EL은 전기를 공급해 주면 스스로 빛을 발광하여 작가가 의도한 이미지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게 한다. 공간을 내면화 하면서 전시 '공간'에서 찾을 수 있는 현장감과 청각적 음향효과를 적절히 이용하여 보다 적극적인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작가가 연출한 공간에서 관객들은 수화로 표현되는 손의 이미지와 끊임없이 움직이고 성장하는 공간을 볼 수 있다.
손의 이미지, 즉 그가 함께한 손의 주인공들은 청각 장애인이다. '소통'을 매개로 하는 수화는 서로의 의사를 단순히 소통하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절대적인 감정의 통로이다. 작가는 이런 '손' 이미지를 모티브로 '사랑하다', '돕다', '위로하다'라는 수화로 표현한다. 둥근 아크릴 반구에 연속적으로 끊임없이 움직이는 이미지는 릴리프(relief)식으로 설치된 영상들과 독특한 음향으로 청각적 투사와 더불어 상처받고 아픈 영혼을 매만져 준다. 연속된 이미지들은 끊임없이 서로 환원하며 영사되고, 이것은 하나의 '소통'과 상보적인 관계를 보여준다. 김기연은 추상적인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전환시키면서 동시에 청각적 사운드를 전달한다.
손과 손의 만남은 우연적인 만남이 아니라, 필연적 만남이며 교제이다. 그 따뜻함. 위로함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영상들은 절대자의 무한한 사랑 즉 '하나님의 사랑'을 얘기한다. 우리는 어쩌면 그 어떤 위로의 말보다, 서로 맞잡은 따뜻한 손길을 필요로 하는지 모른다. 작가는 그런 위로함의 손길, 하나님의 손길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 인소연
Vol.20040601b | 김기연 설치영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