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_Culture & Leisure

한 나라의 국가경쟁력이란 직접적으로 국민들의 삶과 직결되어 있다. 한국이 1962년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을 시작한 이래, 매년 평균 8% 이상의 실질 GNP가 증가해 오고 있다. 그 결과, 한국의 1인당 GNP는 1960년에는 79달러에 불과하였으나 1970년 이후 고도 성장기를 맞아 큰 폭으로 늘어나 1995년에는 10,076달러에 달하여 1인당 GNP가 10,000달러를 넘어서게 되었다. 물론 이에 따른 정치, 사회, 문화 그리고 국민의식도 괄목할만한 높은 수준이 전개되었다. 초고속 적인 성장을 한 한국의 경제와 더불어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를 맞이하며, 개인들의 삶의 욕구는 그들이 사는 사회에 새로운 문화 규범과 표준을 낳기도 하였다. 예를 들면, 지구촌 문화의 전형 내지는 유형은 대중매체, 특히 인터넷을 통해 우리 곁에 머물며 자연스런 한국형 문화와 여가에 대하여 새로운 패턴, 만족감 그리고 도덕적 행위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김무준_한강고수부지_컬러인화_2004

이상희_양재동 주말농장_컬러인화_2004

'Weekend'는 한국의 '문화(culture)'와 '여가(leisure)'라는 주제아래, 멀티미디어 시대를 맞이하여 급속히 변화 그리고 진행되는 대중들의 '삶(living)'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Weekend'는 다양한 삶의 형태를 단순히 보고하는 형식을 떠나 현재 진행되는 대중들의 삶의 욕구에 부응되는 각종의 문화 형태에 따른 소비문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점점 증대되는 주 5일 근무제에 따르는 주말은 새로운 문화 유형을 창출하고 있으며, 이에 걸맞게 다양한 대중들의 삶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그러한 패러다임은 대중들의 소비에도 다양한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주말농장, 찜질방, 대형 할인점 그리고 외국브랜드 음식 체인점등이 새로운 문화적 소비를 부추 키는 요소들이다. 더욱이 웰빙(wellbeing)에 따른 다이어트, 노화방지, 건강식품 등 '건강(health)'에 대한 호기심은 대중들에게 지나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예를 들면, 인터넷과 텔레비전을 통한 홈쇼핑의 소비, 특히 건강식품 및 미용에 대한 대중들의 상품 구입욕구는 대형 백화점에 의존하던 소비 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런 다양한 새로운 소비문화는 단순히 의식주를 해결하는 차원을 넘어 대중들이 각 개인들의 삶을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21세기 소비유형을 보여주고 있다. 이 소비유형이 바로 작금의 사회적 양상을 드러내는 한 단면이자 우리의 '문화'와 '여가'이다.

이정택_경마장_컬러인화_2004

한국의 2004년 4월 1일은 세계에서 5번째로 고속철을 보유한 국가로서 첫 운행이 개통된 역사적인 날이다. 고속철도 시대의 개막은 분명 우리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은 물론, 국가의 경쟁력 강화에 일대 전기를 마련할 것이다. 이 한국고속철(KTX)의 등장은 전국이 비로소 1일 생활 영역권의 가능성을 의미하는 매우 뜻깊은 일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정택의 서울역 고속철 입구의 주중과 주말의 이미지는 1일 생활권의 여행문화를 상징적으로 암시하고 있다. 또한 경마장을 포착한 이미지는 주말의 여가 중 특히 오락의 소비문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두 장의 대비되는 각 이미지는 주중과 주말에 대중의 삶의 일부분을 이미지화 한 것이다. ● 쇼핑은 자본주의 사회의 상징적인 문화적 기호이다. 김은경과 천옥희는 각각 대형할인마트점의 가족단위의 쇼핑을, 천옥희는 홈쇼핑의 현장을 소비자입장에서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다. 자본주의 경제의 발달에 따른 대중들의 소비의 양상 및 구조가 변화됨에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말을 이용하여 가족을 동반한 대형할인 마트의 쇼핑은 새로운 문화유형의 소비양상이다. 천옥희의 홈쇼핑 이미지는 앞으로 전개될 21세기 미래형 소비문화를 부추기는 홈쇼핑 제작의 현장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 이상희가 촬영한 주말농장은 대표적인 주말문화의 한 유형이다. 도시근교 혹은 도시를 벗어나 교육차원에서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텃밭을 일구며, 어린이들 또는 청소년에게 땅의 소중함과 가족간의 유대관계를 더욱 굳건히 만드는 주말농장은 물질만능주의 문명사회에서 소홀하기 쉬운 가족단위의 삶을 영위하려는 현대인의 여유로운 미래상의 현재를 엿볼 수 있다.

이정철_이마트 주차장_컬러인화_2004

김은경_월마트_컬러인화_2004

정은정_버거킹_컬러인화_2004

천옥희_홈쇼핑_컬러인화_2004

박민규와 김무준은 주말을 이용하여 대중들이 자주 찾는 장소, 즉 경마장과 한강고수분지의 주말광경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경마장은 여가문화 중에서 특히, 오락성이 강한 현대인의 스트레스 해소용 혹은 일종의 아편과도 같은 도박문화를 엿 볼 수 있는 곳이다. 주말이면 시원스레 펼쳐진 한강고수분지는 대표적인 서울시민의 휴식처가 되는 곳이다. 김무준은 서울시민의 주말 휴식을 마치 본인도 한강 고수부지를 즐기듯 담담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 정은정의 이미지는 패스트푸드에 대한 우리 식생활의 일면을 보여준다. 맞벌이 부부가 증대되는 현 시점에서 가족의 주말 외식문화는 자연스런 사회현상임과 동시에 소비문화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맥도날드, 버거킹, 피자헛 등 외국브랜드의 음식체인점들은 특히 청소년과 어린이에게 대단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있는 대표적인 패스트푸드들이다. 물론 성장하는 청소년들에게 패스트푸드가 올바른 식생활인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자본주의 사회가 가져다주는 세계적 브랜드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과 음식마저도 서구 자본주의에 흔들리는 우리의 현주소라는 측면에서 심히 걱정된다. ● 24시간 영업이라는 슬로건아래 사우나와 휴식을 겸한 찜질방 문화는 현대인의 바쁜 사회생활로 인해 탄생되었지만 점차로 가족이나 특정 모임의 성격을 지닌 새로운 만남의 장소이자 건강에 대한 대중의 욕구를 채워주는 장소이다. 이장욱은 저녁시간을 이용해 찜질방을 애용하는 가족 그리고 그곳서 하룻밤을 묵는 대중들의 현장을 아주 예리한 시각으로 촬영하고 있다. ● 이정철은 대형할인점의 주차장을 촬영하였으나 재미있게도 주차장은 텅 빈 공간이다. 당연히 차들로 가득할 주차장이 도시 근교로 빠져나가는 서울시민에 의해 빈 공간으로 주변의 빌딩 그리고 아파트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 이미지는 주말을 이용해 서울을 벗어나 여가를 즐기는 서울 시민의 현 주소라 말 할 수 있다.

이장욱_찜질방_흑백인화_2004

문화의 본질은 사회구조에 따른 대중들의 호기심과 욕구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문화(culture)'와 '여가(leisure)'라는 개념아래 시각적으로 연구한 Weekend는 현재 대중들이 창출해내는 오늘의 문화현상이다. 경제논리에 부합되는 한 나라의 문화는 문화의 주체, 즉 대중들의 의식체계로부터 발생되는 것이다. 오늘의 주말문화가 21세기형 대중들의 삶에 새로운 역사를 가져올 것이다. ■ 정영혁

Vol.20040531a | Weekend_Culture & Leisure 사진기획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