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4_0528_금요일_04:00pm_전시관 앞마당
참여작가 공주석_김기창_김선현_김승현_김연_김지성_김지혜_박근용_박유근 박혜수_손원영_손정은_안수진_안재홍_엄기홍_오주연_원인종 이인경_이칠재_임창주_주성혜_최세경 큐레이터_김성호_정유진 / 어시스턴트_김윤정
주최/주관_수원시미술전시관 / 후원_수원시_월간 미술세계 협찬_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경기지부_인천혜광학교_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경기도지부 수원지회
부대행사_오프닝 공연_도큐멘트전_시각장애인 학생 작품전_시각장애인 협회 선정 인기상 시상 관람시간 / 10:00am~07:00pm (입장마감_06:30pm) / 토요일_10:00am~08:00pm
수원시미술전시관 경기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 409-1번지 만석공원 내 Tel. 031_228_3647
원근법이나 명암법 등의 시각적 환영을 재현해 내기에 골몰하던 과거의 미술이 현대의 문턱에 들어서면서 연극, 무용, 음악 등의 타 장르 예술들과 접목하고 인문학, 테크놀로지 등을 끌어안으면서 관객과의 공감각적 소통의 길을 넓혀 온지는 이미 오래다. 그러나 신전에 모셔진 성상을 숭배하는 듯이 관객과의 거리두기를 시도하는 박물관식 미술소통을 떠난지 오래된 이러한 현대미술마저도 '미술관 안'으로 들어오기만 하면 여전히 우리는 접근금지의 암묵적 합의 속에서 '눈으로만 보기'라는 시각중심의 미술소통을 강요받는 까닭은 무엇인가? 미술교육과 창작의 현장에서 그토록 떠받드는 공감각적 사고가 전시현장에서는 작품보존이라는 울타리 탓에 '둘러보기 혹은 바라보기'를 강요하는 시각적 사고 밑에 들어가 사멸해버리고 마는 까닭이다.
그래서 우리가 미술관에 갔을 때 자주 보게 되는 접근금지를 알리는 밉상스러운 문구 '작품을 만지지 마세요'는 이번 기획에서 역전된 출발점이 된다. 즉 이번 전시는'만지고 싶은데...'라는 관객의 욕구를 미술관 안에 적극적으로 부려내어 '작품들의 무덤'이라고 비난받곤 했던 미술관이 오명을 벗고 열려진 공간으로서의 본래기능을 찾게 하고자 하는 소박한 취지에서 비롯되었다. 이번 기획전은 모든 관람객들에게 쓰다듬고, 놀이하고, 눌러 보고, 움직여 보고, 소리에 귀 기울여 보고, 먹어 보고, 맡아 보고 하는 식의 학습되기 이전의 '공감각적, 촉각적인 유아기 태도'를 적극적으로 요청한다. 이 전시는 온 몸으로 느끼는 작품소통을 의도한다는 점에서 기획자들은 이번 주제를 공감각의 가장 대표적인 촉각성을 주제로 내세웠다.
한편 이번 전시는 미술의 시지각적 특성으로 인해 미술로부터 절대적으로 소외되어 온 시각장애인들에게 전폭적으로 열려져 있는 공간이 된다. 정안인들은 시각 외의 감각들을 총체적으로 사용하는 시각장애인들 보다 관념적이고 편견에 기초한 지각인식을 가지고 있는 반면 시각장애인들은 정안인들 보다 더 풍요롭고 직접적인 몸과 마음의 눈으로 세계를 인식한다. 그러나 이번 전시는 획기적이고 전복적인 미술소통을 의도하면서 미술현장에 고의적인 미술담론을 형성해내려는 거창한 욕심보다는 시각장애인들이 생활공간에서 체험하는 미술향유의 폭이 넓음에도 그들이 유독 미술관에서는 미술향수의 기회를 차단 받았던 괴리를 이 전시를 통해 조금이나마 해소하는 데 일조하고 싶은 소박한 바램이 녹아있다.
전체적 개념으로 볼 때, 이번 기획전은 기존의 시각위주의 감상방법에서 탈피하는 촉각적 관람태도를 중심으로 한 청각, 후각, 미각 등의 공감각적 관람 방식을 정안인과 시각장애인 관객 모두에게 적극적으로 제시함으로써 관객의 미술에 관한 고정관념과 시각적 편견을 거꾸러뜨리고 새로운 방식의 공간체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정안인들에게는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의미를 묻고 보는 것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미술문화 향수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는데서 전시의 의의를 찾을 수 있겠다. ■ 수원시미술전시관
Vol.20040528b | 나는 작품을 만지러 미술관에 간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