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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누스 갤러리_이전 Artinus Gallery_moved 서울 마포구 서교동 364-26번지 Tel. +82.(0)2.326.2326
어릴 적 숨은 그림 찾기를 하면서 그저 즐거운 놀이 중 하나였던 그 시간을 내내 묘한 긴장감 또는 스트레스로 그림을 찾는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 해 보면 짧은 시간 내에 누군가가 그려 숨겨 놓은 그림을 내가 빨리 찾아내어 표면화하고 싶은 욕심이었다. 그림 찾기를 끝낸 나는 또 다른 그것을 찾기 위해 눈을 돌리고 있었다. 삶은 이렇듯 숨은 그림 찾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정해져 있는 그림은 아니지만 계속 무언가를 찾기 위한 꾸준한 노력들 말이다.
이번 전시는 전시장이라는 정해진 큰 그림을 선택하고 그 공간 안에 숨어 있는 나만의 그림을 찾아내기다. 사실 거기에서 거기인 비슷한 구조의 이 공간들은 그저 아무 말 없이 정지된 거만한 모습으로 나의 찾기 능력을 관조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그 안에서 나는 새로운 그림들은 그렸다(사실 붙였다는 표현이 옳겠다).
전시장에는 악어가 숨어있었고 보는 사람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있기도 했다. 한쪽에는 서랍들이 나란히 모습을 감춘 채 드러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연관성이 없는 듯 보이는 이러한 이미지들을 우리가 살아가면서 찾아내는 내 안에 또 다른 가능성과 다양한 모습이라 하겠다. 라인 테잎으로 그려진 이 그림들은 전시가 끝나면 모두 없어질 것들이다. 다시 원래의 큰 도화지 즉 비어있는 전시장 예전의 그 모습으로 말이다. 우리가 찾기를 끝내고 돌아서는 그런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찾아내어 마음껏 공간을 부린 이번 전시에 관람객들 또한 그들만에 또 다른 그림들을 발견하길 바란다. 내가 던진 언어에 그들만에 또 다른 해석이 있다면 서로 즐길 수 있는 그림 찾기가 될 것이다. ■ 강선미
Vol.20040518a | 강선미展 / KANGSUNMEE / 姜善美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