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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4_0428_수요일_06:00pm
관훈갤러리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5번지 3층 Tel. 02_733_6469
같이 숨쉬기_자세히 들여다보기 ● 배진희의 사진 안에 있는 이들은 마치 드라마의 등장인물들처럼 각자의 스토리가 있다. 그들의 방에 널려있는 물건들을 보여주는 초기 작업은 인물들의 성격과 그들의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는 처음엔 그들 개개인의 또는 커플의 자연스러운 일상적 포즈를 연출시킴으로써 또는 그들의 일상에 속해 있는 물건들을 주목하여 그것을 파악하려 하고 있다. 그 장면들은 이들 관계의 공식들을 어떤 보이지 않는 뉘앙스와 제스처의 스쳐 지나가는 단서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으며 그것들은 더 큰 맥락의 파악과 줄거리의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주목할 만한 것은 작가의 시선을 나타내는 앵글과 프레임이다. 그것은 그만의 시각언어이다. 사진 속의 인물과 동등한 주관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지만 분명히 3인칭의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시선인 것을 우리는 목격할 수 있다. 그것은 항상 삶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소외된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모순적인 그러나 필연적인 삶의 자세를 나타내는 것으로 작가의 내면을 대변하는 사진의 역할을 상기시키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한국의 젊은 세대들의 문화코드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번 작업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표현되어진다. 마치 현실 자체를 무대로 생각하고 자신의 인생을 무대의 주인공처럼 한 순간 순간을 충실히 살아가고 싶어하는 작가를 포함한 모든 현대인의 욕구의 표출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러한 영상 언어적 성격을 가진 사진의 표현방법은 구성사진을 비롯한 서구의 현대사진에서도 많이 보여 지고 있는데 배진희의 작업에서 흥미로운 것은 특별한 연출이 없는 상태에서도 드라마틱한 효과를 냈다는 점이다.
이 사진들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이들 젊은이들의 문화이다. 한 사회를 구성하는 인물들로서의 주어진 역할을 자연스럽게 수행하는 이들의 가장 개인적이고 무의식의 순간들을 통해 숨겨진 내면을 볼 수 있다. 이들에게는 아직까지 젊은이의 솔직함과 패기가 있다. 사회인이기에 앞서 자기를 찾고 표현하고 싶은 한 사람인 것이다. 동시에 작가는 그들과 무척 가깝지만 그들에게는 그들만의 세계가 있고 그들만의 인생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면서 작가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작가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며 사진을 찍고 있다. 이 사진들을 통해서 동시대의 문화와 사회를 보여주고 문제를 제기하는 사진의 기능을 상기해보고 더욱 새로운 표현의 모색을 희망해 본다. ■ 현재민
Vol.20040429b | 배진희 사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