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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4_0427_화요일_05:00pm
아트포럼 뉴게이트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1-38번지 내자빌딩1층 Tel. 02_737_9011
마음의 여행 ● 역사적인 관점에서 볼 때 박현주의 회화는 묵화에 있어서 고대 동양 전통의 전승인 동시에 이탈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의 많은 미술가와 마찬가지로 박현주는 자신의 그림의 중요한 요소로서 갈아 쓰는 먹을 사용하였다. 이러한 먹은 그림에 있어서 흑과 백의 이분법을 조성하며 특히 박현주의 그림에서는 백이라기보다는 '밝은' 부분과 흑과의 이분법을 조성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이와 유사한 이분법은 그녀의 선배들의 회화에서도 볼 수 있다. ● 그러나 여기서 박현주의 차별성이 시작된다. 백색 종이에 붓으로 흑색 먹선을 사용하는 대신에 그녀는 먹으로 표면을 완전히 흑색으로 만들었다. 그 후에 그녀는 작은 은빛 못과 머리털(실제 및 인조의)을 마치 자신의 붓인 양 흑색 표면에 사용하였다. 즉, 완전히 흑색의 면에 '백색'을 사용한 것이다. 과거 화가들의 작품과 비교하여 박현주의 그림은 붓과의 순간적인 일체성 또는 삶의 순간적인 지남을 포착하려는 시도가 덜하다고 볼 수 있다. 그 대신에 박현주의 작품은 우주 안의 인간의 생명의 존재 그리고 인간과 자연세계와의 관계를 더욱 중시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관람자의 입장에서 볼 때, 박현주의 작품은 '은하수', '성운' 또는 '유기적인 허물'이라고 묘사되며 이는 작가가 단 하나의 작품 속에 인간 및 자연세계를 담고 포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작가는 자신이 머리털을 선택한 것은 초기 작품에서 자신을 개입시키고 나중에는 작품세계에 보편적 인간 요소를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은빛 못은 그림에 있어 색다른 질감과 층뿐만 아니라, 빛과 어둠의 대조라는 또 하나의 차원을 부가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작가에게 이러한 것들은 자연에 내재하는 힘의 하나인 물의 요소를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작가는 자신의 모든 화폭 안에 동양의 전통적인 요소를 전부 포함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 즉, 금목수화토(金木水火土)는 세상을 구성하고 있고 이러한 요소들이 서로 조화를 이룰 때 가장 좋다고 믿어진다. 표면은 목(나무)이고, 못은 화(불)와 금(금속)이며, 먹은 토(토양: 색소)와 수(물)가 혼합된 것이고, 불에 그을린 종이는 화(불)와 목(나무)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각기 작품을 물리적으로 구성할 뿐 만 아니라 전체적인 구성에 아름다움과 고요함을 더해준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들은 매우 추상적인 것으로부터 형상을 연상시키는 것까지, 그리고 '화폭'의 전면을 덮고 있는 형태로부터 배경에만 단지 머물고 있는 형태에 이르기까지 박현주의 변형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작가는 이와 유사한 작품들을 이전에 뉴욕시의 치(氣)갤러리, 뉴욕의 엑싯 아트(Exit Art)갤러리, 뉴욕과 런던에서의 어포더블아트페어(The Affordable Art Fairs) 그리고 미국, 한국, 일본 등에서의 여러 전시회에서 출품한 바 있다. 그녀의 작품들은 어둠 속에서의 빛의 변화, 자연 속에서의 인간 존재의 변화, 그리고 이 두 가지 요소가 우주 내에서의 변화와 마찬가지로 변형하고 있다. ● 이번 전시회는 박현주의 고국인 한국에서 갖는 최초의 개인전이다. 뉴욕 미술계에서 그녀의 작품이 발전되는 모습을 지켜봐 온 한 사람으로서 본인이 그녀의 카탈로그의 서문에 글을 쓰게 됨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 트레이시 코세이-제퍼리
Vol.20040427b | 박현주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