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 Light

박소영 개인展   2004_0402 ▶ 2004_0416

박소영_라이트_혼합재료_177×80×85cm_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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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4_0402_금요일_05:00pm

가갤러리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 89번지 Tel. 02_792_8736

박소영은 이번 가갤러리 개인전에서 일련의 『껍질』시리즈 작품과 그와 같은 방식이긴 하지만 빛이 새로운 요소로 도입된 『등(Light)』작업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투명한 필름에 출력된 가짜 이파리가 유기적인 형태로 집적된 『껍질』시리즈는 그 자체로 탐미적으로 보인다. 불(火)의 표피라는 것이 있다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붉은 색과 육감적인 굴곡을 가진 『껍질』시리즈 중 한 작품은, 이제까지 조각가 박소영이 질문하고 추구했지만 아직 도달하지 못했던 감각적인 '조각의 빛'에 이른 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마치 '절대(absolute)'관념이 극도의 추상 속에서도 명징한 빛을 발하듯 그 무엇도 재현하지 않은 형태 속에서 붉은 빛을 뿜어내고 있다. 이 『껍질』시리즈 작품들은 필름조각을 덧붙이기만 한다면 어디로라도 열려져 증식할 수 있으며, 비닐이라는 미끈한 질료 덕분에 자체적으로 반짝이는 동시에 외부의 빛을 끌어들이고 반사하면서 감상자의 시각으로 날아든다. 여기 이 빛에 만족하지 않고 박소영은 조금 더 욕심을 내고 있는데,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스스로 발광(發光)하는 조각, 『등』시리즈 작품들이다.

박소영_등_혼합재료_2004
박소영_라이트_혼합재료_177×80×85cm_2004

기성의 전등갓이나 위성방송용 파라볼라 안테나를 골조로 모조 이파리가 규칙적이고 전면적으로 도포 된 표면 혹은 앞에는 형광등이, 백열전구가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이 조각들은 기성 조명기구를 사용한다는 측면에서는 언 듯 댄 플래빈(Dan Flavin)의 미니멀리즘 조각을 연상시키지만, 수공예로 제작된 작품 내 외피 혹은 다른 요소를 비추고 있다는 점에서 분리된다. 공산품의 기계적 반복이 공간 안에서 현상학적으로 구현되는 미니멀리즘 형광등 조각과 달리, 박소영의 『등』들은 그 안에 빛을 내장하게 된 조각이자 인간의 손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껍질을 조각화 하는 빛이다. 『껍질』과 『등』을 통해 비로소 박소영의 조각은 빛을 발하는 것처럼 보이며, 그 빛을 통해 비로소 우리는 박소영의 조각에 이성적으로만이 아니라 감각적으로도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언제나 현재'적인 의미의 조각은 박소영이 계속 질문할 일이지만, 조각의 한 빛줄기(Light)는 여기서 순간 밝게(light) 빛나는 것으로 보인다. ■ 가갤러리

Vol.20040401a | 박소영 개인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