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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4_0312_금요일_06:00pm
대안공간 루프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3-3번지 B1 Tel. 02_3141_1377
강상빈의 "Where saints live"전은 전시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종교에 관한 진지한 성찰을 미술로서 표현한 실험적 시도이다. 음악에서는 현대 성가와 같은 종교의 현대적 예술 표현이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는 반면, 미술에 있어서는 전통적 평면회화에서는 지속적으로 종교적 신앙을 표현한 작품들은 많았으나 한국의 실험적 설치 작업에서는 그 예가 드문 상황이다. 작가는 이러한 시도의 일환으로 그의 종교적 체험과 신앙에 대한 그의 생각들을 담은 드로잉과 사진, 설치와 같은 다양한 시도를 통해 선보이고자 한다.
전시장은 작가의 작업실과 같이 꾸며져 마치 아직 진행 중인 것처럼 보여지는 작업들이 곳곳에 놓여져 있다. 작가의 생활 속에서 접하고, 느끼게 되는 각종 종교에 관한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 전시장으로 내려오는 계단의 벽면에 보면 하얀 종이로 제목과 동일한 글씨가 부착되어 있다. 이 문장은 "L"을 멀리 떨어뜨려 놓음으로서 문장 그 자체로서의 의미로서 뿐만 아니라, 의미와 상관없는 별개의 조각의 기법으로서의 부조(relief)와 같은 일종의 사물로서도 작용하게 된다. ● 계단을 내려오면 바로 검은 벽면과 마주하게 된다. 종이로 만든 검은 벽에는 전통 이슬람 문양으로 2중의 창이 나 있다. 만일 어떤 기독교인이나 불교신자가 이 검은 종이창의 앞이나 뒤에 위치해서 그것을 바라보는 것은, 이슬람교도가 교회의 스테인드 글래스를 바라보는 현상과 같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작품이다. 작가는 이러한 상황을 통해 서로 다른 종교들이 작게나마 서로 충돌하는 상황을 만들어 보고자 하였다.
사람들은 그 날의 결심을 기억해가며 때로는 지키려고 노력하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결심을 글씨로 종이 위에 받아 적은 종이는 오려지고 겹쳐지고 붙여지는 과정을 통해 잘 기억되면서 하나의 형상이 되어 천장에 위치한다. 각각의 결심이 쓰여진 한 장 한 장의 종이는 그 결심의 어떤 부분도 소외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것들의 찢겨진 작은 부분 또한 버려지지 않도록 종이는 이어져 있다. ● 사람들은 어떠한 집합이 있으면 어떠한 기준에 의해 분류한다.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그 기준이라는 것이다. 기준은 각기 살아온 환경과 교육에 의해 형성된 가치관에 의해 결정된다.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잣대는 어떤 고정불변의 진리라기보다는 각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서는 다르게 보여질 수도 있다. 종교적 성인의 경우에도, 보통 그 성인 사망 후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교황청에 의해 성인으로 인증 받는 것에 의해 성인, 사람, 악마의 카테고리가 결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교황청의 기준일 뿐 각기 생각하는 종교 교리와 가치관에 의해 다르게 분류되어질 수도 있다. 작가는 "Human Category"라는 작업을 통해 명화에 나타나 있는 기독교 성인의 도상들을 자신이 생각하는 성인과 인간, 악마라는 구분 기준에 따라 새롭게 분류하여 제시함으로서 분류법의 기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작가는 주변의 사람이나 다양한 물체들과 같은 눈에 보이거나, 말과 기운과 같이 보이지 않는 우리를 둘러싼 것들을 검은 띠로 형상화하였다. 이러한 검은 띠가 자유롭게 형태를 변화시키며 우리 주위를 감싸고 있는 모습을 다양한 구도로 찍은 사진들을 설치하여 우리 주변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만드는 작업을 시도하였다. ● 만일 눈이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가 볼 수 없는 것들을 더 분명히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장님 소녀의 이미지는 이러한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느끼고 싶은 작가의 생각이 담겨져 있다. 드로잉은 화려하게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옆에 붙어있는 꼬리표로 설명이 되어지는데, 이는 작가가 드로잉을 할 때 자주 사용하는 방법으로 이미지에 대한 부연 설명이자, 작가가 말하고 싶은 바를 분명히 드러내 준다. ■ 대안공간 루프
Vol.20040313b | 강상빈展 / KANGSANGBIN / 姜尙彬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