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은 모두 나쁜 것이다?

자愛공갈展   2004_0216 ▶ 2004_0229

정현민_어딘가에..._혼합재료, 사진_140×160cm_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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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04_0216_월요일_05:00pm

참여작가 김창영_김형표_박성호_박진범_백중현_이경숙_이규연_이상룡_이석영 이창걸_이학주_정성태_정찬부_정현민_조윤희_최안나_최홍구

책임기획 / 고현수_김성은_이현정

문화일보 갤러리 서울 중구 충정로 1가 68번지 Tel. +82.(0)2.3701.5757

빠르고,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인 우리는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하루에도 몇 번씩 속고 속이는 일을 반복한다. 생활 속에 작은 공갈들은 우리가 가짜 명품 시계를 차 거나, 책값을 부풀려 용돈을 쓰는 행위들로 나타나기도 하고, 또 정치와 경제행위에도 분명 누군가를 속이는 일이 계속 발생한다.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거짓말부터 무심코 하 게되는 작은 거짓말까지, 이 공갈과 거짓말의 범주는 우리가 인지하는 것보다 훨씬 크고 넓 다. 사람들은 이 범주 안에서 공갈을 양산하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작은 행위를 아예 공갈로 인지하지 못하고 지내기도 한다. 이러한 공갈들은 우리에게 이미 체화되고, 익숙해져 자연 스러운 행동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이 전시는 우리의 일상적 행동에서 공갈적 면을 감지하 는 것에서 시작된다.

백중현_모데라토[moderato]_비닐, 기계, 장치_가변설치_2004
박진범_느슨한 풍경을 날다._오일, 모터, 혼합재료_40×40×175cm_2004

이미 우리의 공갈과 거짓의 실천은 '거짓은 모두 나쁜 것이다'라는 일률적인 도덕률에서 벗어나있다. 우리는 매일 전통적 도덕을 파괴하며, 금지된 공갈 행동들을 하면서 때때로 이 작은 공갈들을 재미있고 멋지다고 여기기도 한다. 작은 공갈은 원하는 것을 쟁취하기 위한 탁월한 선택이 되기도 한다. 또 명품 가방 판매와 같은 불특정 다수를 향한 공갈이 행해지 기도 하고, 그것이 공갈인줄 알면서도 구입하는 모호한 행위들이 이제 그 진위여부를 따지 고 정직과 진실을 부르짖기에는 우리 사회에 이미 새로운 윤리가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 다. 무엇이 공갈이고, 어디까지가 공갈인가?는 더 이상 우리의 주의를 끌지 못한다. 많은 사람들이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공갈의 단면을 보여줌으로써 그것을 직면하고, 일상적 공갈의 실천과 학습된 도덕적 인식 사이에 일치를 이루는 것이 이 전시의 의도이다.

김형표_Ghost Box_나무, 유리, 세라믹_38×38×40cm_2004
박성호_leave a message_철, 나무, 와이어, 조명, 자석_30×80×40cm_2004
최안나_some. thing. s;_신문지_39×54.5cm_2004

전체 전시 구성은 신문의 형식을 빌려 우리 생활에 녹아있는 공갈적 단면들을 찾아내고 이를 신문에 투영해보고자 하였다. 매일 아침 배달되는 신문은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 체계 이며 정확한 정보를 주고 사회를 담아내는 대표적인 매체이다. 매일 아침 사람들이 처음으 로 사회와 만나는 통로인 신문을 통해 공갈을 역설적으로 다루면서 신문의 섹션의 형태를 빌려 디스플레이를 하여 전시장 안에 17점의 작품이 공갈신문을 이룬다. 작품들은 정치, 경 제, 문화, 광고 등 신문에서 만날 수 있는 분야들을 주제로 생활과 공갈에 대한 다양한 해 석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참여 작가들은 각 섹션에서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면과 관련된 주제를 가지고 함축적인 의미를 담은 작품으로 기사를 쓴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현실에 서 볼 수 없는 공갈 신문을 읽게 될 것이다. 01_ 신문에서 가장 중요한 기사가 실리는 1면 의 역할을 하면서 '있을 수 없는 신문'의 첫 기사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02_ 우리 사회의 문학, 환경 등 문화와 관련된 부분을 들여다본다. 03_ 정치와 경제면의 거짓말들을 정치에 대한 풍자와 경제면의 숫자, 수식의 새로운 해석을 보여준다. 04_ 우리의 일상이 기사가 되 는 사회면을 주제로 진행된다. 05_ 광고와 연예면에 관음증적 시선과 욕망의 선택을 주제로 한다. 전시를 보며 개념이나 이상 등 잡히지 않는 것들을 바라보기보다 우리 주변과 나 자 신의 행위를 떠올리고 일상의 반복적인 행위 속에서도 의미를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작품화된 우리의 기억과 행위들은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그간의 고정 관념과 경계들을 부드 럽게 무너뜨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 자愛공갈

Vol.20040216a | 거짓은 모두 나쁜 것이다?-자愛공갈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