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coding / decoding

이장원展 / LEEJANGWON / 李章源 / installation   2004_0206 ▶ 2004_0220 / 월요일 휴관

이장원_무제_씨디롬 드라이버, 센서와 혼합재료_가변크기, 설치_2004_부분

초대일시 / 2004_0206_금요일_06:00pm

아트스페이스 휴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4-1번지 B1 Tel. +82.(0)2.333.0955

이장원의 'ENCODING/DECODING' ● 1. 현대의 과학, 공학, 전자정보이론 등등의 이름에는 당당한 권위가 있어서 인간의 심리 혹은 감성과 심미적 현상의 영역은 그 권위에 직간접적으로 충돌 혹은 결합하였다. 예술의 혹은 미적인식의 영역의 큰 특징인 애매모호함과 비규정적 특성들이 자칫 부정적 혹은 비관적인 해석으로 인해 흐리멍텅한 현상을 대변하려는 엉뚱한 괴짜들의 유희로 인식되기도 한다. ● 과학적 인식과 탐구에는 다양한 방법과 관점이 공존하다. 과학적 방법과 논리의 점진적 진보 혹은 전개의 특징들은 창조적 예술가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한다. 다빈치와 괴테, 미래파, 키네틱 아트, 비디오 아트, 홀로그램 아트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장르를 불문하고 예술가들은 당대의 과학적 발견과 방법론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굳이 엄밀한 과학적 방법을 따르지 않으면서도 예술가들 자신의 신비적인 통찰과 영감으로 예술현상과 과학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켰다.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은 시각이미지의 시대이자 첨단정보적 장치들과 체계의 세계이다. ● 비디오 아트(빛의 예술)와 영상설치의 확산과 함께 예견되었듯, 장르와 장르의 융합을 넘어서 전통적으로 매우 다른, 심지어 매우 적대적인 분야들이 창조적 결합을 통해 새로운 인식과 경험의 확장을 시도하게 되었다. 현대 예술의 심미적 경험과 작용의 확장이 이러한 무수한 시도들을 낳고 있다. 이장원의 작업은 이런 맥락에서 과학 혹은 기계공학과 정보이론의 옷을 입고 나타난다.

이장원_무제_씨디롬 드라이버, 센서와 혼합재료_가변크기, 설치_2002_부분
이장원_무제_씨디롬 드라이버, 센서와 혼합재료_가변크기, 설치_2002_부분
이장원_무제_씨디롬 드라이버, 센서와 혼합재료_가변크기, 설치_2002_부분

2. 이장원은 공학도로서 출발하여 후에는 서울대 조각과를 졸업한 후 신기술을 개발하는 벤처기업에서 근무하면서 정교한 기계-전자적 장치를 구상하고, 동시에 인터넷을 통한 네트웍을 구성하여 예술과 기술의 매우 섬세한 결합을 시도한다. 이번 전시는 이장원의 새로운 형태의 기계와 예술의식의 보다 진화한 형식을 추구한다. 작가는 지하의 낯선 공간 속에 빛이라는 물질이자 심미적 존재를 극명하게 드러낼 수 있게 구성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매우 생소한 공간에 encoding/decoding 컨셉을 최초의 시발점으로 삼아 설치와 공간연출을 하였다. ● 전시는 3개의 기계-전자적 장치로 구성된다. 그 중 한 장치는 태양 빛과 열을 지하 공간으로 끌어들여 영상화한다. 이 장치는 전시장의 외부공간에서 태양 빛을 encoding하여 지하공간에 영상화된 태양으로 decoding하는 장치이다. 다른 두 장치는 기계적 동작을 하는 장치인데, 인터렉티브적 요소를 갖춘 다소 연극적인 오브제들이다. 각각의 장치는 전시공간과 유기적으로 구성될 것이다. 각각의 장치들은 작가에 의해 encoding된 결과물이며, 그것들의 동작과 반응은 설치 공간과 시간에 의해 또 다시 encoding된다. 마치 광합성을 통한 기계-전자적 장치 혹은 새로운 형태의 하이브리드적 기계의 유기적 성장과 변화를 보여준다. ● ENCODING/DECODING 개념은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영상물을 만들고, 전자회로를 설계하고, C언어를 사용해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할 때 자주 접하게 되는 과정이다. 전시 작품의 제작 과정과 작품 내부에 ENCODING/DECODING은 개념적으로 또는 물리적으로 존재한다. 다분히 이러한 전자정보의 공학적 용어는 이번 전시에서 제작/수용, 자극/반응, 입력/출력, 암호화/해독, 작가/관객, compress/decompress와 같이 다의적으로 해석 될 수 있다.

이장원_media tester #20_고안된 광학 장치, tcp/ip 프로토콜과 혼합재료_가변크기, 설치_2004_부분

3. 이러한 개념과 설치의도는 전통적 의미에서 볼 때, 매우 반예술적이다. 또한 고대 자연 철학자들의 우주적 직관과 중세의 비의적 과학자들을 떠올리기도 한다. 그의 작업을 따라가다 보면 새로운 영역으로 끊임없이 전이되고 확산되고 변형되는 혹은 완전히 종적을 감추는 예술현상을 생각하게 되는데, 달리 보면 보다 그리스적 전통의 의미에서 테그네techne의 개념에 가깝기도 하다. 이장원의 이번 전시는 유기체적 세계관을 연상시키는 설치와 기계적 메카니즘, 전자정보이론이 뼈대를 이루고 있지만, 보여주고자 하는 감수성과 의미는 매우 자연적인 생기와 관계성을 복잡한 프로그래밍과 기계적 장치를 통해 은유적으로 나타난다. ■ 김기용

Vol.20040206a | 이장원展 / LEEJANGWON / 李章源 / 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