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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아트 갤러리 서울 종로구 인사동 149번지 Tel. +82.(0)2.723.4741
유구한 인간의 역사 속에서 시대의 흐름과 함께 예술의 형태는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지만, 한 가지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전통을 지키면서도 늘 새로운 예술을 추구하고자 하는 작가들의 강박관념 같은 고민이 아닐까 한다. ● 영상 · 디지털 시대인 오늘날, PC의 보급과 인터넷의 발달은 또 다른 세상을 표현할 수 있는 풍요로의 가능성을 제시해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 혁명적인 도구로 인한 놀라움과 혁신의 파장이 큰 만큼 가치관의 부재로 인한 혼돈은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에 발 맞춰, 재현이라는 문제에 있어서, 전통적 예술에서의 '손맛'을 새로운 표현 수단으로서의 '테크놀로지'와 결합시켜 조화를 꾀하려는 작가들의 시도는, 그 자체만으로도 미술계의 큰 화두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 디지털 시대를 사는 미술인들이, 과연 어떤 작업으로 자신을 드러내며 관객들과 소통하고 있는가, 또한, 앞으로 예술은 어떤 방법으로 모색되어야 하는가.
Virtual Eden은, 회화의 존폐까지 거론되는 등 위기감을 맞고 있는 미술계의 현 시점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적 삶과 흐름을 같이 하면서, 결코 쉽게 놓아버릴 수 없는 '손작업', '손맛' 이 안겨주는 매력을 계속 간직해 나가며 새로운 예술을 구현해 낼 수 있을까 라는 물음에서 시작된다. ● 첨단의 가상공간을 뜻하는 'Virtual'과 인간의 존재 의미에 대한 근원적, 철학적 의문을 던져주는 태고의 공간, 다중의 상징적 공간으로서의 'Eden' (인간 잉태의 신화와 원죄의식이라는 두 가지 상반되는 이미지를 담고 있기에 Utopia와 Distopia를 함께 떠올리게 하는 'Eden', 그리고, 서양적 사고 · 세계관의 정점에 있는 상징적인 공간으로서의 에덴은 서구적인 것에 대한 동양인의,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 또한 내포하고 있다)의 결합은 그 자체로 의미심장하다. ● 어떻게 보면, 서로 상반되는 단어의 조합인 Virtual Eden은, 그러나 단순한 정과 반이 아니라, 그 사이를 관통하고 있는 그 무엇, 혹은 그 사이의 거리감을 좁히려는 작가들의 시도, '테크놀로지' 와 '손작업'의 조우를 뜻하는 것이다.
세상이 거대해지고 도구들이 첨단화 되어가고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갈수록 인간적인 감성이 무뎌지거나 사라져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사람들의 걱정은, 그러한 생각을 하는 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우임을 느끼게 한다. 오히려 물화되어지는 세상에 대한 반작용으로 사람들은 인간적인 감성에 더욱 목말라할 것이고, 컴퓨터, 가상공간 속에서도 인간적인 질감들을 찾게 될 것이라고 낙관하는 입장이다. 다시 말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릇은 바뀔지언정 그 안에 담겨질 인간적인 감성은 변치 않으리라는 것이다. ● 이에 임의로 작가들 개개인이 구축하고 있는 독특한 예술세계를 넓은 의미에서의 '가상세계', '가상공간'이라 규정짓고, 작품 안에서 사람의 온정, 따스함, 살내가 묻어나는 작업으로 관객과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5인의 젊은 작가들을 선정하였다.
최유정과 최원정은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컴퓨터 툴을 작업에 이용하고 있는 작가들이고, 강미경, 김정원, 민미정은 상대적으로 전통적인 표현의 범위 안에서 상징적인 어휘들로 지금의 현실을 해석해 내고 있는 작가들이다. ● 지금처럼 활발하게 '가상' 공간 안에서의 '감성'이 이야기 되고 있는 시점에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상상과 보는 즐거움을 체험하게 해줄 뿐 아니라, 작가들이 겪고 있는 딜레마를 함께 고민하게 만들 이번 전시는 2004년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 작가들의 진지한 발언인 것이다. ■ 마이아트 갤러리
Vol.20040106a | Virtual Eden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