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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3_1217_수요일_05:00pm
갤러리 미즈 서울 종로구 관훈동 37번지 B1 Tel. 02_735_4151
비지시성-상상의 공간 ● 현대인간의 삶을 "예측불허"라는 입장으로 규정한다는 것이 오히려 둔하고 뒤쳐진 생각이 될 만큼 속도와 가변성은 시시각각 다른 모습으로 변질되어 우리 앞에 새로운 공간과 생산물들을 뱉어낸다. 그리고 우리들이 머무는 공간은 일순 흔들린다.
이론은 실재를 망각하고 이상은 현실을 소외시키고 더불어 현실은 이상의 경계가 지녔던 미덕들을 용납지 않는다. 배리적이고 모순적인 자신들을 응시하기가 두렵기에 "현실의 순응"이라는 삶 속에서 유유자족과 지극히 관대함을 갖는다는 것은 생존을 위협하는 위험한 생각으로 취급받기도 한다. ● 이제는 누구도 힘있는 손끝으로 달을 지목할 수 없고 손끝이 달의 오류라고 혹은, 달의 광휘가 손톱이라는 오류에조차도 알 수 없는 불안의 시대에 다리를 딛고 서 있다. 더불어 그 손끝으로 자신을 지목하는 행위도 어색해져 퇴화하고 있는 듯하다.
비지시 그것은 단순히 "의미없음"이 아닌 다른 관계로 복원시키기 위한 휴지기의 여백이라 인식하고 싶다. ● 생물들과 더불어 구성된 화면은 바로 그런 지점에 놓여져 있다. ● 상상의 환경과 동물들 그리고 곤충, 미묘한 배경까지 비지시의 범주에서 각기 알레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어찌 보면 의미 없는 조합으로 판단된 화면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어떻게 보아야 할까? 와 무엇을 말하는가? 에서 지목하는 손가락 끝 역시 달빛에 감추어져 있거나 달빛이 손톱일지도 모른다는 의심 속에 판단을 유보할 수밖에 없는 경계... 그냥 여백처럼 기능하는 화면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 나의 작업에서 의미없음이 주변을 상기시키거나 회피시키기 위한 장치이든 그것은 보는 사람의 손끝이 가리키는 그 방향에서 흐를 일이다.
현실에서 그가 어떤 관성으로 삶을 지속할지는 알 수 없지만 이 머무는 작업 속의 공간이 현실에 지친 사람들의 시선이 머무는 휴지기처럼 기능되길 바란다. 그럼으로써 역설처럼 의미성이 회복되기를 바란다. 여백은 여백으로 기능하지 않음에 대한 증명이 되길 바란다. ■ 김운규
Vol.20031216a | 김운규 채색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