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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3_1210_수요일_06:00pm
시공간 프로젝트 브레인 펙토리 서울 종로구 통의동 1-6번지 Tel. 02_725_9520
자기적 진술_recycling ● 1.작업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 캔 음료를 먹으려면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하는 단계가 있다. 캔 뚜껑을 따야 하는데 손잡이를 힘차게 젖히면 그 단순한 동작으로 순간적인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영화 '모던 타임스(Modern Times)'에 나오는 채플린의 행동에서 반복되는 노동이 사람을 얼마나 단순하게 만드는지 알 수 있었다. 현대사 회를 살고있는 우리 모두는 이 문제에 한 번쯤은 난처해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아르바이트 인형 눈 붙이기, 쓰레기 분리수거 하기, 전단지 붙이기 등등...
작업의 소재이자 엉뚱한 스토리의 주인공인 캔 뚜껑(하루살이)과 손잡이(더부살이)는 1회용이고, 하찮은 소모품이다. 이외수의 소설에나 나올 법한 두 주인공을 작가는 이차저차해서 이러쿵저러쿵 하는 공상의 스토리를 설명하는데, 공감 할 수가 없었고 별 의미도 못 느꼈다. 난감했다...... 작가의 작업 세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화를 계속 나누면서 이런 행위가, 반복되는 일상과 노동(미술학원 강사질)에서 오는 무력감을 벗어버리려는 일종의 자기 암시적인 행동임을 직감하게 되었다. 그리고, 캔 뚜껑(하루살이)은 작가 자신과 동화되어, 급여가 적고 고용이 불안정한 학원 강사이자, 무명작가인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 나는 작품의 내용보다는 작업이 나오게 된 배경과 이런 상황이 작품으로 표출되어 가는 과정에 주목하게 된다. 이것이 작가의 자기적 진술인데, 이후의 전달방식과 작가를 둘러싼 백그라운드는 차후의 문제이며,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다. 아무리 세계적인 작가라 할지라도, 자기적 진술에 소홀하거나 하자가 발생하면 좋은 작품이 되기 어렵고, 화려한 포장지 속의 초라한 내용물에 불과 하게 된다. 작가 박성윤의 소박한 자기진술 방식이 소중해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2.갤러리에서 전시되는 작품과 아트 삽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차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 요즘, 주목받고 있는 희망시장과 프리마켓의 중저가 판매 전략과 활동을 보면, 그 의문에 답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박성윤의 작품도 상품화 될 수 있고, 판매도 가능하다. 품목은 사진 이미지, 아트 북(드로잉), 공예품(일회용카메라)등인데, 작품들은 철저히 재활용품을 재료로 하며, 그래서 단가가 싸고 판매 가격이 아주 현실적이다.
얼핏보면 별 의미 없어 보이는 이런 제작 과정과 판매의 순환은 우리 미술계가 안고 있는 미술시장의 침체라는 심각한 상황에 접근하는 작은 실천이라, 의미가 적지 않다. 그리고 희망시장과 프리마켓이 작품의 실용성과 기능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박성윤의 작품은 실용성 보다는 자기 언어적이며, 심미주의 적 행위의 결과물에 가깝다. ● 기능과 디자인만을 강조하는 요즘, 조금은 낯설은 작가의 내면을 엿볼 수 있는 심미적인 상품의 매력이 미술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자못 궁금해진다. ■ 손성진
Vol.20031208a | 박성윤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