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3_1119_수요일_06:00pm
인사갤러리 서울 종로구 관훈동 29-23번지 Tel. 02_735_2655
작업을 하는데 있어서 고민하는 것은 화도(내용)와 표현(부조)이다. 내용이라는 것은 그림을 보는 관람자와 나와의 소통에 관한 문제이고 표현이라는 것은 다양환 사람과 사건 속에서 세상을 알아 가는 나의 위치를 나타내는 방식의 문제이다.
한때는 작업의 주제를 의무인 것 마냥 한국적인 것으로 끌고 가야하는 것이 아닌가 했었지만 한번은 뒤돌아보게 하고 한번은 고민하게 만드는 것은 사회 속에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이었고 난 그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크고 작은 충격을 받으며 분명치 않은 그런 감정을 보여주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것이다. 실질적인 작업에 들어서서 자칫 너무 설명적인 구상, 또는 나만 알아보는 식에 부족한 부분이 드러나긴 하지만 그것은 보는 관람자와 나 사이에 거리나 이해수준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자의 작업이 인테리어라고 말하는 우리 어머니를 생각해서일까...
수첩 속에는 원하든 원하지 않던 만나서 보고들은 수많은 주인공들이 있는데 그 주인공들을 어떤 식으로 표현해내는가 역시 매우 중요하다. 전시 전까지의 작업은 얇은 나무판에 칼자국과 분위기 위주에 그림이었지만 더 입체감이 살아있는 부조판을 만들고 싶었다. 거기엔 그림과 상관없이 육체적인 노동의 쾌감 때문이기도 하고 더 나아가 입체도 평면도 아닌 부조의 성격이 나의 모습과 닮은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 무언가를 이해하게되고 깨닫는다해도 난 단지 그 주인공들 얘기를 이해하고 어느 정도에 감동을 받는가 일 뿐이다. 그렇게 부조작업은 세상을 알아 가는 나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작업이다. 일차적으로 보여지는 강한 색평면이나 벽과 같은 색의 부조물로 그림자 효과를 부각시켜 나타내는 작업은 앞에서 말한 그런 부조 작업을 강조한 것이다. 감상적인 말이긴 하지만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면서 어떤 식으로라도 감동을 받는 자가 있다는 것은 섬세하지 않으면 알아볼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세상에 깔려있는 어떠한 꺼리를 발견하고 그 옆에 서서 뭔가를 느낄 수 있는 건 나 자신이 세상과 떨어져있지 않기 때문이다
전시를 준비하면서 앞에서 말한 내용과 부조를 강조하려고 노력하였지만 부족한 점이 많다. 앞으로 나의 작업이 어떤 식으로 바뀌게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이 부조작업이 즐겁다. 처음 개인전이니 만큼 부족한 면들을 발전시켜 더 나은 작업을 해 나가야할 것이다. ■ 김은미
Vol.20031117b | 김은미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