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에 숨다

천성명展 / CHUNSUNGMYUNG / 千成明 / sculpture   2003_1112 ▶ 2003_1202

천성명_거울 속에 숨다_혼합매체_가변설치_2003_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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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스페이스 몸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1411번지 Tel. 043_236_6622

'거 울 속 에 숨 다' ● 한 사내가 있다. / 그는 매일 거울을 보았다. / 외출하기 전과 잠자리에 들기 전에 그는 거울을 통해 자신을 비춰 보았다. / 도무지 털끝만큼의 작은 변화조차도 없던 우연한 날에 그날도 버릇처럼 거울을 보던 그 사내는 조금씩 사라지는 자신의 모습을 거울 속에서 발견하게 된다. / 시간의 흐름만큼씩 사라진 사내의 형상은 채 몇 일을 버티지도 못하고 사라졌다. 사내는 이제 거울 속에서 자신 모습을 찾을 수 없다.

천성명_거울 속에 숨다_혼합매체_가변설치_2003_부분
천성명_거울 속에 숨다_혼합매체_가변설치_2003_부분

사내는 거울 앞에서 뛰쳐나와 거리를 헤매며 사람들에게 길을 묻듯 잃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기억하는 목격자를 찾지만 어디에도 그의 모습을 기억하는 이는 없다. / 거리를 헤매고 언덕을 지나 들판에까지 이르게된 사내는 더 이상 무거운 몸뚱이를 주체하지 못하고 쓰러진다. / 저 푸른 들판은 더 없이 고요했고 가끔 바람들이 때를 지어 지나 갈 뿐이다.

천성명_거울 속에 숨다_혼합매체_가변설치_2003_부분
천성명_들판에 서다_디지털 출력_42×29.7cm_2003_부분
천성명_들판에 서다_디지털 출력_각 42×29.7cm_2003_부분

사내는 그의 두 눈을 어둠이 가리고 나서야 일어났고 무거웠던 헤맴을 정리하듯 집으로 돌라온다. / 그리고 거울 앞에 섰다. / 그는 거울 속에 없다. / 몽뚱이를 힘겨이 지탱하는 비대한 표피가 있을 뿐 그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천성명_들판에 서다_디지털 출력_42×29.7cm_2003_부분
천성명_들판에 서다_디지털 출력_42×29.7cm_2003_부분
천성명_거울 속에 숨다_캔버스에 유채_91×72.7cm_2003

사내는 지상과 지하의 경계에 육체를 누이고 꿈꾼다. / 저 광활한 들판을 / 그리고 각기 다른 자신의 파편들을 그 들판에 뿌려두고 / 그 어떤 것도 자신이 아니라고 되뇌인다. ■ 천성명

Vol.20031114b | 천성명展 / CHUNSUNGMYUNG / 千成明 / sculpture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