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장면들... believe, scene...

정지연 회화展   2003_1113 ▶ 2003_1126

정지연_사냥_캔버스에 유채_130×108cm_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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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3_1113_목요일_06:00pm

시공간 프로젝트 브레인 펙토리 서울 종로구 통의동 1-6번지 Tel. 02_725_9520

믿음 ● "백화점 물건은 믿을 수 있다. 사과는 바닥으로 떨어진다. 나는 하나님을 믿는다." 위에서 반복되는 '믿는다'란 어휘는 같은 표현 형식임에도 불구하고 첫 번째는 일상적 경험적 사실에 대한 믿음을, 두 번째는 과학적 진실에 대한 믿음을, 마지막은 절대자의 진리에 대한 무조건적 믿음이라는 각기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

정지연_햇빛받기_캔버스에 유채_115×130cm_2003

정지연에게 있어 '믿음'은 일상과는 다른 어떤 경험을 이야기한다. 자신을 무아지경이나 최면에 빠트릴 수 있는 힘을 상상하거나 느낄 때, 거기서 경험하는 자의식에 대한 믿음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작업은 그런 상태를 이미지로 표현하는데, 예를 들어 잠수부가 땅굴을 판다든가, 지구 표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처럼 경이로움에 사로잡히게 하고, 약간의 흥분된 에너지가 솟는 듯한 느낌을 상징적이고 표현적으로 드러내 보이는 작품들이 그렇다고 볼 수 있다. 그 속에는 일상에서 경험하지 못한 상상의 풍요와 빈곤이 뒤섞여 마치 부적의 효과처럼 스스로의 자의식을 들여다보는 통로가 되고 새로운 믿음이 되기도 한다.

정지연_이어진 그녀_캔버스에 유채_135×143cm_2003

정지연은 이번 전시에서 내재된 자의식을 표현적 특성을 지닌 페인팅의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작업은 크게 두 가지의 모티브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하나는 자의식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자화상(인간의 형상)이고 다른 하나는 그런 자의식을 여행의 경험과 여행지의 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작품들이다. 내면과의 불분명한 갈등을 마치 의식을 행하는 행위처럼 표현한 작품들에서 형상과 색, 붓질의 흔적 하나하나는 상징적 의미를 띄고 있다. 그러므로 작가가 표현한 이미지에서 우리는 단순히 질료가 구성한 화면의 조형적 성과를 떠나 유기적인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정지연_실제하지 않는 고리_캔버스에 유채_130×120cm_2003

이러한 화면의 특성은 작업태도를 직접적이며 즉흥적이게 하는 데, 이는 내면적 감정의 상태와 연상된 이미지를 연결시켜 감흥이 고조된 순간을 표현하는 것과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지연의 그림은 충동적이다. 사물이나 사건보다는 사태, 엄밀히 말하자면 사태를 통한 갈등의 증폭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 고진한

Vol.20031113a | 정지연 회화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