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chair'_하나로 이해되는 세계

정우영 회화展   2003_1112 ▶ 2003_1118

정우영_관계짓다_캔버스에 유채_91×73cm_2003

초대일시_2003_1112_수요일_06:00pm

관훈갤러리 본관 2층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5번지 Tel. 02_733_6469

나는 공간을 통해 대상을 심화시키고 자기화 시키는 데서 의미를 발견한다. 눈앞에 드러난 현상적인 것이 아닌 감추어진 일상 속의 개인적 상황, 심리적 경험들을 상징화시키고 일상적 사물을 추상화하여 비어있는 공간에 놓음으로서 회화공간을 상상의 공간으로 변모시키고자 한다. ● 때로 우리의 느낌이 열리는 순간이 있다. 주변의 사물이 달라져 보이는, 이 작고 미묘하며 모호한 느낌을 확대해보자. 상상력에 의해 세계는 하나로 이해되기 시작한다. 바라보고_Look, 들여다보고_Look into, 새로운 관계를 지어보자_Relate.

정우영 _바라보다_캔버스에 유채_117×91cm_2003

Ⅰ. look_바라보다 ● 관념, 교육받은 가치를 지닌 눈, 사회화된 눈이 바라보는 현실은 어떤가. 이성적 질서를 위해 재창조된 세계, 관념에 의해 지배되는 세계, 관념의 옷을 입은 눈으로 해석되어지는 세계. 모더니즘의 이념,"세계에 질서를…"의 모토를 걸고 진행된 근대화의 과정은 관념화의 과정이었으며, 머리와 눈을 포함한 우리의 모든 것을 이분화시켰다. 이분화된 세상, 그 세계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관념의 눈. 이렇듯 조장된 이분화는 사물의 이면에 있는 본질을 바라보는 것을 방해한다. 눈의 한계를 바라보자. 조장된 이분화를 바라보자. ●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나를 중심으로 이해하고 해석한다. 우주의 중심인 나를 제외한 모든 것은 결국 대상이다. 대상은 객체이고 객관인 동시에 너로 이해된다. 다시 바라보자. 너는 또 다른 나를 의미하고, 대상은 또 다른 주체를 의미하지 않는가.

정우영_들여다보다_캔버스에 유채_162×130cm_2003
정우영_들여다보다_캔버스에 유채_117×72.7cm×2_2003

Ⅱ. look into_들여다보다 ● 들여다보기는 세계를 본질로 바라보는 눈, 그 새로운 시각을 위한 연습이다. 눈이 지닌 옷-관념, 교육받은 가치라는 옷을 벗어보자. 벗은 눈으로 들여다보자. 벗은 눈으로 들여다본다 함은 현실의 주의 깊은 통찰을 이야기함이다. 벗은 눈의 통찰은 관념에 의해 간과되었던 존재의 본질, 사물의 본질, 일상의 본질, 관계의 본질을 대면하게 한다. ● 벗은 눈으로 들여다 본 세계는 온갖 가능함이 만발한 세계이다. 이때 비로소 우리는 하나의 통합된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중심과 주변, 주체와 객체, 안과 밖의 인식이 없고 나와 대상이 통합된 세계. 이제 나는 너이고 너는 내가 된다. 통합은 작품에서 안과 밖, 내부와 외부의 문제로 드러난다.

정우영_관계짓다_캔버스에 유채_117×80/73/91cm_2003

Ⅲ. relate_관계짓다 ● 전시에 내놓은 그림들은 마술적 공간을 담고 있다. 다중공간은 세계를 여러 개의 층, 기준으로 분리한다. 그러나 그림 속에서 공간은 다시 하나의 세계로 순환한다. 그림을 바라보자.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공간은 주로 3개로 분리할 수 있으나 세 개의 공간은 모두 만나고 있다. 다시 들여다보자. 공간은 하나의 평면 안에 서로 침투하고 있다. 그림 저 깊숙한 곳에는 문, 벽, 구멍 등을 통해 드러나는 제일 깊은 공간으로서의 외부(밖)가 있다. 조금만 시선을 들여오자. 무수한 이야기들로 구성되는 공간으로서의 내부(안)가 있다. 더 더 시선을 들여오자. 벽을 통해 분리된 새로운 외부-그림의 외부와 만나게 된다. ● 나는 어디에 있는가. '안'은 어디이고, '밖'은 어디인가. 나의 눈은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나의 눈은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가. ■ 정우영

Vol.20031112a | 정우영 회화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