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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3_1107_금요일_05:00pm
덕원갤러리 서울 종로구 인사동 15번지 Tel. 02_723_7771
2003 Color Collection ● 하루의 사건이나 감정을 하나의 색으로 축약, 일정하지 않은 사각형 종이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채색한 작업으로 2003년 1월 3일 이후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으며 2003-일년을 계획하고 있다. ● 단순한 기록이라는 의미로 시작된 이 작업은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양상을 보여준다. 예를 들면, 스스로 기쁘고 만족스러운 날이었다고 생각될 때 선택하게 되는 색이 핑크나 밝은 따뜻한 색뿐만 아니라 청명한 하늘색과 같은 차가운 계열도 있었다. 슬프고 우울한 날엔 회색계열과 채도 낮은 푸른색과 붉은색이 있었다. 지치고 힘들어 어떤 위안이 필요한 날엔 붉은 보라, 또는 노란색을 선택하기도 했다. 색의 기본 요소인 색상, 명도, 채도의 하모니가 나의 소중한 하루를 보여준다. 그것은 전시장내에서 시간의 단순한 나열이 아닌, 소리내어 불러주는 다양한 멜로디와 같이 구조물 사이를 흐르며 덩어리 짓기와 끊어지고 다시 이어지며 변화한다.
실내풍경 중 1380 ● 작업실이 황당하게 지저분했다. 어떤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고, 전혀 다른 물건들끼리 서로 중첩되어 있고 뭘 하나 찾으려면 전체를 다 뒤져야 하고... 이걸 어떻게 정리를 하나 생각하면서 휘 둘러보다가 어떤 모서리 하나를 보았다. 그런데 그 물건이 도무지 무엇이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뚫어지게 보다 보니까 어디 한 곳에 초점이 맞으면서 눈이 약간 아프더니 잠시 후 그곳 상황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곳에 있던 사물, 혹은 평면, 또는 그 사물과 다른 사물의 경계 같은 것이 불분명해지면서 앞으로 불쑥 튀어나와 내 앞에 다가서고, 그 주위는 하얗게 탈색 된 듯이 형태나 색채를 알아 볼 수 없는 순간을 경험했다.
다른 사물들과의 연결고리는 생략되기 때문에 단지 색이나 면만을 보게 된다. 장소의 선과 형태가 순간적으로 사라지고 부유물처럼 장소를 이동하는 듯한 사물의 이중적인 모습은 내가 이미 알고 있거나 혹은 지식을 통해 배웠다고 하더라도 미쳐 경험해 보지는 못한 또 다른 세계에 대한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아무런 밑 칠도 하지 않은 하얀 캔버스 위를 몇 개의 면과 선이 빠르게 달려가는 이미지를 상상해 본다. 절제된 색채와 형태로 어지럽혀진 작업실을 그렇게 화면 위에서 정돈한다.
Pixelscape-My Home ● Pixelscape는 하나의 사진 안의 다양한 색을 컴퓨터 내에서 모두 혼색하여 하나의 색으로 환원시킨 색의 조합이다. 그 색들은 2003 Color Collection에서 보여주는 원색적이고 리듬있는 주관적인 색과는 달리, 모든 색을 혼합했기에 채도가 떨어지는 회색의 ton을 보여준다. ■ 이경
Vol.20031106b | 이경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