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의 방

김건희 영상.설치展   2003_1104 ▶ 2003_1129

김건희_그 여자의 방_슬라이드 프로젝션_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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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오늘이라고 다르겠나 ● 영원히 정착할 수는 없다. 어디에도, 누구라도. 삶은 무수하게 떠나고 정착하는 행위의 반복을 강요한다. 사는 곳으로부터, 사람들로부터, 나로부터, 그 무엇으로부터 떠나와 다시 또 다른 그곳, 그들, 그것들로부터 떠나 또 돌아가는 움직임을 계속한다. ● 이 행위가 일으키는 것, 필요로 하는 것은 소통이며, 이 성질의 소통이 바로 우리의 정체성이다. 그 소통의 정의가 나의 정체성 곧, '나'이다. 이렇게 정체는 영원하지 않은 비 고정적인 운동이다. 나로부터도 고정될 수 없는 것 그러나 반복되어 또다시 되돌아 오는 것이다. 그러나 늘 빈자리로의 회귀다. 나와 항상 함께이지만 마치 기억의 운동처럼 엇박자가 되어 나와 함께 존재하고 연이어 동시에 빗나간다. 마치 약간 어긋난 겹친 이미지를 보고 있는 순간과도 같은 것이다. 나를 존재시키는 유일한 길인 서로에 관한 인정과 이해에서 일어나는 혼란스런 소통관계가 서로의 정체를 존재시키게 된다.

김건희_그 여자의 방_슬라이드 프로젝션_2003

정체성. 그 소통의 일은 사소하지 않다. 너무나 습관적이라서 잊혀져 버리기는 한다. 이 반복되는 기억의 상실을 기억해 내게 하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얼마나 안전한 일인지를 잊지 않도록 하고자 한다. 다른 사람의 존재뿐이 아니라 정체성 또한 인정할 수 있을 때, 나 또한 존재 할 수 있다는 간단한 계산을 힘들여 해보자는 것이다. 내가 침묵으로는 전달할 수 없는 것을 좀더 소극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의미를 부여해 준다면 내가 우리 공동의 정체성에 빚을 조금이나마 되돌려 주지 않을까 하는 의도에서이다.

김건희_그 여자의 방_슬라이드 프로젝션_2003

이 표현활동들은 어떤 의미로든 사회활동의 적극적인 활용가치를 갖길 난 원한다. 그것을 얼마나 당신들이 공유할 수 있느냐는 이미 내 몫의 일이 아니다. 사소한 일상이라고 우리가 불러대는 이 사소한 공동 정체성에는 서로를 살리고 죽이는 이해가 어처구니없이 너무나 순진하게 방치되어 있는 대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소통의 중요함을 단지 '문화의 차이'라고 단순화시킬 뿐이다. 이 현상의 위기감과 인정은 너무나 사소하게 취급되어 늘 기억하지 못하는 습관이 되어 버렸고 나는 그것을 되살리고자 한다.

김건희_그 여자의 방_슬라이드 프로젝션_2003

내가 터를 바꿔 산지 몇년동안 난 거듭해서 '낯선'의 의미를 소화해 내어야만 했다. 언어로부터, 습관으로부터, 자연환경으로부터 절대적인 세계의 중심인 '나'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세계의 나에 대한 '무관심'이었다. 싸온 가방이 있어 다시 그 가방을 들고 되돌아 갈 수 있는 이방인으로써 자기구축은 변화다. 이제 그 돌아갈 자리는 이미 낯선 '나'로부터 너무 낯설어져 있는 곳, 바로 나의 새로운 '정체성'을 기다리는 곳이다. 굳게 갇힌 이 회귀의 방법을 수십장의 슬라이드 이미지를 반복 프로젝션하여 「그 여자의 방」을 만들었고, 신동엽 시인의 "금강" 읽기를 하여 비닐로 된 반투명한 장속에서 음성이 나오게 하는 소리설치는 언어영역에서의 가장 극명한 소통의 한계를 이용해 타인을 이해하고 존재시키기에 우리가 얼마나 무관심하고 적나라한가를 보여주고자 했다. ● 물과 물과의 만남(비오는 날의 수영장, 물방울의 결합 등), 결혼, 음식, 지하철 통로, 빛과 의 접촉 등의 사진 이미지들은 관계. 현상 등에서 이루어지는 합침과 나뉨의 소통을 바라보고 우리의 습관을 연상시키기 위함이다. ■ 김건희

Vol.20031105b | 김건희 영상.설치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