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성(聖)스러운 그림책

강성원 회화展   2003_1105 ▶ 2003_1111

강성원_아주 성(聖)스러운 그림책_캔버스에 유채, 아크릴채색_130×162cm_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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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3_1105_수요일_05:00pm

인사아트센터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Tel. 02_736_1020

전시회에 즈음하여 그림책, 문, 뇌, 차단 된 바깥세상 그리고 나 ● 이번 전시는 여전히 역사적, 종교적 주제를 표현주의적 제스처 속에 함축시켜 이를 통하여 파생된 인류의 문명과 인간의 내면적 심리의 영역을 더욱 범 국가적, 현실적 맥락에서 새롭게 풀어 보고자 한다. ● 특별히 총체적 주제를 "아주 성스러운 그림책"으로 연계 시켜 권위와 위선으로 썩어 문드러져 가는 세상의 리더와 지식인의 상징을 그림책이라는 매체로 비교 표현하여 반어적인 효과를 나타내려 했다. 이는 싸늘하고 야비한 머리(뇌)로만 사물을 판단하는 오만과 독선, 이기의 무지한 응어리의 표상이며 율법적이고 회칠한 무덤 같은 바리세인들이나 소유하고 있을법한 보석으로 치장된 몹시 성스럽게 보이지만 실로 내용이 없는 두터운 장식성의 금서는 교묘한 잠금 장치의 도구로 악용한다.

강성원_고행의 문앞에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40×185cm×2_2003
강성원_아주 성(聖)스러운 그림책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0cm×2_2003

아울러 "아주 성스러운 그림책"을 받치고 있는 육중한 문(Gate)들은 미지의 바깥 세상을 차단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금 이 순간 문 밖에서는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가! 수많은 고귀한 생명들이 전쟁과 기아로 이유 없이 쓰러져 가고 있음에도 그네들의 관심은 오로지 "아주 성스러운 그림책"을 근엄하고 거룩한 문 앞에 위압적으로 걸어놓아 이중 잠금 장치를 하는데 에 혈안이 되어있다. 정치, 경제, 문화 , 종교, 언론 등 그림서적들의 종류가 다양하나 모두가 한통속이다. 그림책을 품고 껴안은 이러한 자 들이 점차 세상을 지배해 나가는 실상에 무한한 우려와 함께 공포의 전율이 엄습해 온다. ● 이렇듯 과거의 작업에서부터 꾸준히 지향해온 문명 비판적 주제를 일층 심화시켜 근원적인 인간의 욕망과 허구를 명시적으로 드러냄으로써 현대인의 삶을 반추하게 하는 작업세계의 중심으로 이동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주요취지라 하겠다.

강성원_아주 성(聖)스러운 그림책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0cm_2003

또 하나의 주제, 어처구니없는 문예진흥원의 생색내기 탁상 행정적 착오로 논산 깡 촌의 폐교에서 8년째 가족과 생이별하며 지독하게 엄습해 오는 고독과 부딪치는 좌절감의 몸부림을 황새와 사슴에 빗대어 자신을 표현해 보았다. 망막한 현실과 처지를 제공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골빈 문화예술 행정가들의 농간에 분노하며 고발의 메시지를 퍼붓고자 한다. ● 형식적인 측면에서는 지금까지 작업해 오던 원색의 범벅과 강한 붓 터치의 신 표현주의 기법을 한결 단순화시켜 절제되고 순화된 색과 톤으로, 때로는 난폭하고 때로는 상당히 부드럽게 이분화 시켜 극적인 효과를 나타내고자 했다. 무엇보다도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시각적인 변화를 주었는데 비닐 테이블 보의 문양을 사용하여 다소 장식적이긴 하나 돌출 된 두터운 마티에르의 감각을 살려 권위적인 느낌과 신비로운 분위기의 조화가 이루어지도록 시도하였다.

강성원_사고의 전환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85×185cm_2002

어느 전시 때 보다 주관적인 총체적 이미지 전략을 구사하여 반복되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문명을 바라보는 관점과 정신을 보다 뚜렷이 함으로써 경고적 메시지와 그 해법 구현의 촉구까지 유발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각별한 취지라 하겠으나 여전히 문제만 던져놓고 대안과 대책의 전달 미숙이 늘 숙제로 남아 있음에 작품완결의 한계성을 극복치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어쩌면 "아주 성스러운 그림책"이 나의 겨드랑이 사이에도 끼워져 있는 것은 아닐까!...... ■ 강성원

Vol.20031103a | 강성원 회화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