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책임기획_박소영_박무림_이항아   2003_1103 ▶ 2003_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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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3_1103_월요일_05:00pm

참여작가 김미형_박경주_박무림_박소영_박원주 오창근_이순주_이항아_장희정_홍성철

한전프라자 갤러리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55번지 전력문화회관 1층 Tel. 02_2055_1192

예술품은 자기만족적인 소유품으로 채워진 밀실로 이동되기보다 이 세상과 마주할 있는 '광장'과 같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게 하는 '열려 있는 공간'을 연출할 수 있어야 한다. 집 안의 거주공간에서 미술작품이 놓일 수 있는 공간을 찾기보다는 획일화된 프레임을 재해석하여 미술품과 가구들의 적극적인 결합으로 새로운 공간을 형성시킨다. 공간에 맞추어진 생활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공간으로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다. ● 미술작품이 기존의 전시공간에서가 아닌 집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에 들어와 어떤 역할과 기능이 부여되는지 살펴본다. 본 전시는 미술품이 공공공간(전시장)에서 사적공간(집)으로의 이동을 뜻하며, 미술작품을 전시장에서 보여지는 것만이 아닌 우리의 생활공간이자 휴식공간인 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존재로서 우리의 심상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 여러 작업들은 기존 전시장과는 다른 집의 주요공간들을 연출하여 작품과 일상기물들 사이에서 단단함과 느슨한 긴장감 속에서 새로운 구조인 상징화된 공간과 가상공간으로 꾸며지게 된다. 그리고 전시장 한 켠에는 우리의 생활의 휴식공간인 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의자를 참여작가 10명이 만들어서 집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에 들어와 어떤 역할과 기능이 부여되는지 살펴본다. ■ 집에서

이순주_집에서_혼합재료_가변크기_2003
박무림/박소영_집에서_혼합재료_가변크기_2003
박무림/이항아_집에서_혼합재료_가변크기_2003
박경주/장희정/박원주_집에서_혼합재료_가변크기_2003

예술가 이사오다 ● 오늘 새로 이사왔다. / 가지고 온 짐이라고는 내 전재산인 작품들 뿐이다. / 새 집에서 나는 / 내 작품으로 차를 마시고, / 친구들 불러 파티도 하고 / 내 작품을 베개삼아 꿈도 꿀 것이다. / 오늘 첫날은 겨우 신발 벗을 곳 만 하나 마련했다. / 내일은 아직 하나가 모자라는 창窓부터 만들어 채워야겠다. / 한 친구는 벌써 축하 화분을 하나 보내왔다. ■ 박원주

김미형/박원주_집에서_혼합재료_가변크기_2003
오창근_집에서_영상설치_가변크기_2003

집에서 ● 한국에서 '집'의 개념은 서양의 집(house)과 다른 복합적인 의미들을 내포하고 있다. '집'은 주거 공간임과 동시에 가정(家庭, home)을 뜻하고, 또한 가족(family)을 의미하기도 한다. 여기에는 역사적으로 오랜 기간을 한곳에 정주(定住)하던 전통이 크게 작용했으며, 씨족 사회의 속성도 여전히 내포되어 있다. 최근 가정의 파괴현상이 사회 전반에 문제점으로 표출되고 있지만, 이 문제가 결국 단절된 주거 구조와 극단적인 가족 집단 이데올로기에 집착하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간과(看過)되고 있다. '집'에 대한 이러한 현상적인 의미 변화들은 결국 근본적인 개념의 수정(修訂)을 유도하고 있는데, 아직도 이 사회에 고착된 습성들은 희석되지 않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나는 집에 있는 '문'을 통해 불현듯 마주치는 현실적 자아와 그 영상의 대면을 재현하며, '의자'를 소재로 휴식이 불가능한 심리 상황을 암시하고자 한다. 이 작품들이 작동되는 계기(trigger)는 '집에서' 서성이고 있는 바로 당신이다. ■ 오창근

홍성철_집에서_영상설치_가변크기_2003

며칠 후에 이사를 간다. ● 계획에 없던 이사라서 정리도안하고 이상하게 일들이 겹쳐서 정신없이 이렇게 지내다 어느 다른 집에 이사가 물건들 어디다 둘까 잠깐 고민도 해보고 정리하고 옮기고 살던 집에서의 여러 추억들은 사진 몇 장에 기록되고, 가끔 기억되고 잊혀질 것이다. ● 이 많은 짐들은 어디서 와서 여기에 와 있는지, 서랍 속 잡동사니들은 왜 그리 못 버리는지, 한번 입지도 보지도 않는 옷가지들, 책들도 마찬가지고, 이번 이사에는 버릴 수 있을지. ● 전시도 이사와 비슷한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전시장을 찾아가 짧은 이사를 하는 것 같다. 물건도 이리저리 놓아보고 벽도 깨끗이 하고 조명도 달고. 힘든 일이다. 힘들어도 잘 정리해서 사람들 부르고 구경도 시켜주고 이야기하고 밥도 먹고 집에선 TV보고 잠이라도 자는데... ■ 홍성철

Vol.20031102a | 집에서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