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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3_1031_금요일
책임기획_오숙진
관람시간 / 11:00am∼06:00pm
시공간 프로젝트 브레인 펙토리 서울 종로구 통의동 1-6번지 Tel. 02_725_9520
관람자는 여러가지 색다른 반응을 보인다. 옷은 단지 옷일 뿐이다. 하지만 관람자는 옷들을 머리가 없는 형상, 그것들 안에 갑자기 어떤 확실한 코믹과 소리 없는 유머가 내재하는 형상으로 옷들을 인격화시킨다. 이러한 유머에 반대하려는 듯 배지현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하인리히 하이네 대학의 해부실 관람은 아의 생각과 작품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해부대 위에 놓여진 많은 생명 없는 육체들을 보았을 때, 살아서는 상이한 인간들이었던 그들이 마치 모두 동일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진기한 존재들의 암시적인 힘은 매혹적이어서, 우리가 이제 개인적 경험을 인식하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 모르게 만든다. 작품들은 그 자체 안에 내재되어 있는, 완벽한 최소한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 1995년의 두 작품은 서술적이지 않으면서도 이와 같은 내부와 외부, 위와 아래, 세계와 자아, 정지와 움직임, 자아 발견과 자아 상실 사이의 인간의 철학적 상황을 성공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지금의 자아」와 「나중의 자아」가 그것이다. ● 죽음은 언제나 움직임 안에 이미 내재한다. 배지현은 작품 「나중의 자아」에서 그것을 지시한다. 낡은 아연통 안에 원래 검정색이었던 양복 윗옷을 넣었다. 옷은 합성수지를 발라 물이 스며들지 않게 했다. 그리고 그 위에 물을 부었다. 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끈적끈적 해지고 침전된 빛을 띠며 옷의 윤곽은 점점 소멸되어 갔다. 천천히 익사되어 가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인간에 대한 최후의 기억으로서의 옷을 통해 초현실적 상황이 암시된다.
동양적 성향에 비추어 볼 때, 존재라는 주제와의 대립은 비 전형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배지현은 두가지 문화영역에서 성장했다. 그것은 진정한 자아에 대한 물음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 이 한국 여인은 불교적 환경에서가 아니라 개신교 가정에서 성장했다. 삶의 근원에 대한 질문이 항상 그녀 내면에 존재했다. 이미 펭크 교수 문하에서 그렸던 그녀의 초기 잉크 스케치에서 그녀는 형상을 보통 일반적이라고 말하는 평면적 시계에서 보지 않는다. 그녀는 우주의 굴곡을 그리고 있다. 그 안에서 인간의 역할은 항상 상대화되어지는 것이다. ■ 헬가 마이스터
Vol.20031031a | 배지현 조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