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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3_1029_수요일_06: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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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acked Belief_洗腦 된 信念 ● 오늘날 이미지에 대한 맹목적인 숭배는 성상의 시대보다 아득히 먼 우상의 시대와 더 많이 닮아있다. 예배를 드리는 사람에게 성상은 신격화된 것이라면 성상이 유사성을 찾았던 수단은 현실계에 속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러나 시의성 있는 이미지들은 세속적인 세계, 즉 성상으로 나타내기를 금지했던 바로 그 세계만을 향해 열려있다. 그리고 이제 이미지는 자연스럽게 우상의 자리에 서게 되고, 어느덧 우상숭배자의 입장이 된 우리들은 이미지가 가리키는 대로 이미지 자체를 숭배하며 이의 유혹 속으로 빠져든다. 엄청난 양의 이미지들의 융단폭격에 의해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 새로운 복음에 전도되고 있다. 감각적인 세계는 그 자체가 고유한 가르침이고 현실과 진리는 이제 동체(同體)로 존재할 뿐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예술작품 보다 예술가를 스타화하는 일에 골몰하고 있다. 이에 예술작품의 아우라가 수그러들고 복제와 복제로 거듭된 싸구려 이미지들이 범람한다. 하지만 그러한 이미지는 이젠 싸구려가 아닌 고귀한 미술관에 안치된 소위 고급예술로 대접받으며 오히려 액자 속의 진본들을 비방한다. 작가는 실종되었다. 물론 모더니즘의 자기기만이 과오이긴 하지만 신비롭거나 개성적이거나 하는 강박관념 속에서의 삶의 편협이 조금 사그러든 것만은 사실이다. 시지각적인 상호소통은 미술작품이 아니어도 가능하다. 우리는 무심코 보여지는 TV브라운관의 드라마이미지에 매료되어 현실을 망각한 채 넋을 잃고 이에 우리의 모습을 대입시킨다. 매일 매일을 유토피아의 실현 속에 살고 있는 듯 착각이 착각을 구축한다. 하지만 단지 적녹파의 파장에 의한 빛의 환영일 뿐이다. 우리가 보고 있던 그 이미지는 고도의 과학이 전가해준 거짓 유토피아다. 그러나 낡은 철학서적 어디에도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현실이기는 충분하며, 이는 또한 오늘날 인문학이 지닌 딜레마의 최전선이기도 하다. 따라서 새롭게 변화하는 시각 이미지의 생산, 전개, 수용의 지형 속에서 어떻게 자신을 정초시키느냐가 문제가 된다.
나는 어릴 때 학습하고 강요당한 인식의 원형과 상상력간의 간극에서 오는 딜레마와 이러한 부조리한 사회관계 내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추적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는 간과하고 넘어갔던 예술의지에 대한 객관적인 반성과 이성에 입각한 개인의 예술가적 상실감, 문화적 패배감 내지는 지역적 소외감에서 오는 패권주의적 모순의 자기극복을 염두에 둔 단말마 일 것이다. 고속도로를 질주하며 시간 시간을 체크하여 법적 잣대로 유린하는 질서, 흑백으로 점철된 낡은 이데올로기, 신지식과 진보라는 가면으로 포장된 정체불명의 신조어들, 질병의 자연스러운 치유보다는 마이신의 약효에 중독된 우리의 몸, 독창성보다는 연대를 통해 이익을 구축하는 헤쳐 모이기 식의 권력집단, 가볍고 일회적인 소모품의 이념, 글로벌리즘 속의 배타적 자국주의 등 길거리의 쇼윈도우에 비춰진 나의 껍질처럼 세상은 덧없고 오만하며 불손하고 더럽다. 그것은 또한 모든 것이 집단적인 이슈로 등장하여 모든 것이 해결된 듯 인간적 선택의 여지없이 강요되고 세뇌 당한 우리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며 다른 이면에서 우리를 지탱하고 있는 현실이기도하다.
고갈된 속도에 편승한 인습의 변화와는 관계없이 우리를 지탱하고 있는 이러한 시지각적 환경에 처한 한 개인이, 바야흐로 미술전시라는 미명 하에 소도구적 표현을 이용하여 전통적인 직업관과 과학적인 근거에 의해 길들여진 신념을 검열(檢閱)하고자 한다. 이는 국가주의를 넘어 전체주의의 속성을 지닌 현대사회에서의 미적 이미지의 상업화, 공포스럽게 다가오는 시대담론에 지친 한 젊은 미술가가 던진 자문자답이 될 수도 있고, 미술의 실존적 위기에 대한 처절한 자기항거에 근거를 두고 또 다시 사이버틱 비트화되는 아나키즘적 충동에 대하여 스스로 베푼 보상일 수 도 있다. ● 이제 다시 자신과 주변을 보기 바란다. 그 갸나름한 신념이, 그리고 우리의 이상적 행복 추구권이 어떻게 작동하고 보여지는가를 말이다. 그 많던 교육의 지침도 현실과 유리된 권력의 표상일 뿐 자유로운 것은 없다. 아니 전부터 그건 없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규정 지워지면서, 아니 그 이전의 부족국가에서부터 우린 무엇인가 유린당하고 굴욕 당하며 검열의 대상으로써 자신도 모르게 파높티콘에 설치된 보이지 않는 교수대에 의탁하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우린 자유와 예술, 그리고 토템적 종교론을 소리 높여 부르짖는다. 그리고 고개 숙인 체 맹목적인 유토피아적 신념에 길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린 또 다른 그 근접에서 우리를 노출하고 순응한다. 이것이 사회이고 국가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기생하는 작은 실체가 예술이며, 거기에 세뇌 당한 신념이 존재한다. ■ 이탈
Vol.20031029a | 이탈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