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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3_1024_금요일_05:00pm
낙원극장 프로젝트_믹스라이스_성남 프로젝트_플라잉 시티 박용석_박주연_배영환_심철웅_안세권_유지숙_임흥순_전수현_조혜정_한계륜
일주아트하우스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 226번지 흥국생명빌딩 Tel. 02_2002_7777
『비디오 다큐멘트 VIDEO DOCUMENT』展은 90년대 이후 한국 비디오아트의 한 경향으로 자리 잡은 다큐멘터리 스타일 비디오의 현재를 점검하고자 하는 전시입니다. 4팀의 작가공동체와 10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현실과 예술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고민 속에서 창작된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데, 이들은 단순한 개인적 사실과 기록이 파생시킬 수 있는 사회적 해석에 대한 열린 자세와 '재현의 위기'를 겪은 이후 좀더 설득 가능한 재현의 방식을 모색하고자 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카메라를 통해 담고자 하는 내용과, 현실에 접근하는 태도에 있어 이전의 미학적 비디오와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70-80년대 미국의 정치적인 비디오아티스트들이 벌였던 '지하 비디오(Underground Video)'혹은 '게릴라 TV(Guerilla TV)'운동은 근본적으로 진실을 담는다는 '다큐멘터리'의 장르적 환타지를 빌어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해 왔습니다. 그러나 매스 미디어가 다루지 못하는 삶의 현실을 담아내던 이들의 활동은 역사주의적 독해에 대한 냉소와 포스트모더니즘이 야기한 현실에 대한 재현가능성에 대한 의문으로 인해 위기를 겪게 됩니다. 그리고 현재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새롭게 현대 예술에 제기되는 '다큐멘터리 스타일'의 비디오는 객관적인 다큐멘터리와 달리 현실을 실재와 비실재,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에서 느슨하게 다루며, 2002년에 개최된 카셀 도큐멘타 11과 같은 대규모 전시는 이러한 스타일의 작업이 현대예술의 한 경향이 되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비디오 다큐멘트 VIDEO DOCUMENT』展에 소개되는 작품들 역시 이러한 현대예술의 흐름 안에 위치하며, 90년대 이후 예술이 지닌 사회적 책임감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비디오 매체에 대한 재 이해 속에서 창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개인 혹은 집단이 만들어내는 일상의 기록 혹은 다큐멘터리 사진의 콜라주,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담긴 퍼포먼스의 기록, 해체된 텍스트들을 통해 의미를 획득하는 등의 다양한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이 기록은 사회공동체 속에서 예술이 처한 위치와 역할, 그리고 삶의 새로운 독해를 가능하게 합니다.
『비디오 다큐멘트 VIDEO DOCUMENT』展은 구성상 크게 두 가지 갈래로 나누어집니다. 'EYES I'은 이번 전시에 참여한 4팀 10인의 98년부터 2003년 사이의 기존작품 15작품으로 구성되며 이 작품들은 미디어 갤러리에서 상영됩니다. 'EYES II'는 '성남 프로젝트'를 제외한 '믹스라이스', '플라잉 시티', '낙원 극장 프로젝트'와 조혜정, 임흥순, 유지숙, 안세권의 신작으로 흥국생명 빌딩 1층 로비에 설치됩니다. ● 이 전시에 참여한 4개의 팀은 '성남 프로젝트'(현재 해체), '믹스라이스', '플라잉시티', '낙원극장 프로젝트'로 이들 작가공동체는 90년대 후반부터 결성되기 시작하였으며, 이들은 개인적인 관점과 지향을 집단으로 확장하면서 개인들의 표현 영역 역시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이들의 카메라는 언제나 사회와 공공의 공간을 향해 놓여져 있습니다, '성남 프로젝트'는 성남이라는 한국 최초의 신도시의 그늘에, '믹스 라이스'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손에, '플라잉 시티'는 자신들의 도시탐험 결과를 표현하는 퍼포먼스의 현장에, '낙원극장 프로젝트'는 삭막한 도시의 공공영역을 서서히 사유화하는 과정을 따라 카메라는 움직입니다. ● 이들의 작품중 도시주의(Urbanism) 작가그룹을 표방하는 플라잉시티의 '이것은 선풍기가 아닙니다'라는 작품은 동영상이 아닌 그래픽과 다이어그램, 텍스트로 이루어진 작품입니다. 청계천의 공구상가와 황학동을 탐험하면서 선풍기가 비싸던 시절, 간이로 선풍기를 만들어내어 팔다가 경찰에게 잡혀갔던 기술자의 일화를 바탕으로 작업된 이 작품은, '무엇이든지 만들어낸다'는 카오스 속에 나름의 질서를 지닌 청계천의 잠재적 에너지의 근원을 탐구 합니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의 자발적 문화활동을 지원하는 믹스라이스는 '예술적 영감의 근원인 우표'에서 인도네시아 노동자 토파가 인도네시아에서 온 우표의 사진들(군사독재자와 그의 가족들, 혹은 인도네시아 동, 식물들의 사진)들을 통해 자신의 나라의 환경과 정치상황을 설명하는 방식에 동참하여 한국의 우표들을 인도네시아 우표들과 함께 배치하여 토파와 같은 방식으로 읽어보고자 합니다. ● 작가 임흥순은 오랜동안의 지하방 생활을 벗어나 임대아파트로 입주하기 하루 전날밤 흥분과 걱정이 공존한 채 이삿짐을 싸는 작가의 가족을 찍은 '내사랑 지하'와 네덜란드에서 '이준열사 기념관'을 운영하는 네덜란드 교포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사회가 산업화의 터널을 지나면서 남겨놓은 단면들을 추적합니다. ● 안세권은 현실의 삶과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시공간의 이미지 '길'을 기록합니다. 그가 근 10년간 자신의 고향의 '재'로 이르는 길을 촬영한 '재 너머'와 중국을 횡단하는 밤기차의 풍경을 담은 'in China', 중부고속도로의 굉음 한복판에 놓인 낙시터에서나마 휴식을 취해야 하는 현대인에게 주어진 고속질주의 숙명을 되짚어 보는 '다음 휴게소는'을 선보입니다. ● 비디오 매체를 가지고 사회와 삶에 '다큐멘트'를 행하는 이들의 작품들은 세계 어느 나라 못지않은 한국 복잡한 사회, 문화적 정체성을 드러냅니다. 따라서 이들의 작품은 삶과 유리된 탐미적 자세가 아닌, 불편하지만 마주보아야하는 현실에 대한 살아있는 언급이 될 것입니다. ■ 일주아트하우스
Vol.20031020b | 비디오 다큐멘트 VIDEO DOCUMENT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