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선지 위의 시간

홍지윤 수묵展   2003_1013 ▶ 2003_1031

홍지윤_비와 작은 새와 마른꽃_화선지에 수묵, 마른꽃_18×25cm_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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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3_1013_금요일_06:00pm

출판기념회_2003_1013_금요일_06:00pm 홍지윤의 思惟 - 水墨그림과 詩 "화선지 위의 시간"

맥갤러리(청담동 맥도날드 내) 서울 강남구 청담2동 87-2번지 청담 맥도날드 Tel. 02_3443_9816

화선지 위의 시간 ● 홍지윤의 이번 전시는 우리 주변의 일상의 사물들을 먹과 선의 터치로 그려내고 있다. 그의 화면의 텍스트들인 물, 새, 나무, 계절을 우리가 마주하는 주변에 대한 사물들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느끼는 정경을 때로는 구상으로, 때로는 추상으로 표현하고 있다. 어딘가를 향해 머리를 들고 있는 새의 이미지들은 새의 모습이기보다는 작가 자신의 자화상과도 같으며, 물의 이미지들은 전통적인 수묵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세계를 그의 사유 속에서 새롭게 재해석하여 형상화한 것이다.

홍지윤_우비아이_화선지에 수묵_16.7×26cm_2003

전시장이라기보다는 강남의 번화한 상점의 한 모퉁이에 액자도 하지 않은 채 전시되는 소품들은 드로잉이나 일러스트와 같이 가벼운 느낌을 줄 수도 있지만, 지난 5년간 '사유'를 테마로 제작해온 수묵그림을 통한 작가의 사색의 흔적을 더듬어 볼 수 있다. ● 이 작품들은 작업 과정에서 습작으로 여겨지거나 전시에 보여주기에는 작은 그림들이라 전시하지 않고 작업실 한켠에 쌓아놓거나, 벽면에 걸어 놓은 것들이다. 둔탁한 터치가 느껴지는 듯한 작품들은 채색 그림에서 수묵 그림으로의 전환되는 실험적이면서 자유로운 조형의 과정을 읽을 수 있으며, 몇몇 이미지들은 작가가 애틋한 정감을 갖고 있으나 3회 개인전의 서문의 '思惟' 시리즈의 작가의 의중에서 느꼈듯이 가슴 한구석에 묻어둔 것들이다.

홍지윤_어머니의 49제-천상초_화선지에 수묵_29.7×21cm, 26.4×18.3cm_2002
홍지윤_마음의조각들을 태우면_화선지에 수묵_18×14.2cm, 15.5×16.8cm, 18×14cm, 16.2×16.5cm_2003
홍지윤_비가 고인 작은 웅덩이에_화선지에 수묵_29.7×21cm×2_2003

작가는 이러한 소품들을 작가가 쓴 시의 구절과 함께 풀어놓는다. 개인전중 전시장에서 우비를 입은 어린 소녀의 애처로운 모습을 보고 그린 그림이라든가, 5회 개인전인 '움직이는 사유'의 주된 소재가 된 새의 이미지들이라든가, 그리고 "가을이 오는 길. 나는 마지막 당신이 가시는 길에 배웅을 갑니다...(중략)...그때 당신의 가슴은 어떤 색이었습니까. 지금 내 가슴은 온몸을 저릿하게 뒤흔드는 깊은 핏빛입니다."라는 49제를 지내는 글귀들에서 작가의 진솔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홍지윤_작업실-낮과밤_혼합재료_가변크기, 설치_2003

이 전시는 작가의 사유의 시리즈들로 이어진 작업 과정을 뒤돌아보는 듯한 드로잉과 같은 가벼운 작품들을 비춰질 수 있지만, 우리가 마주하는 주변에 대한 사물들의 이면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느끼는 작가의 내밀하고 진솔한 감성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조관용

Vol.20031013a | 홍지윤 수묵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