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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원 서울 강남구 청담동 101-5번지 Tel. 02_514_3439
빛으로 조율하는 밤 풍경 ● 김성호의 그림은 단연 풍경화가 중심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풍경화는 사물의 표현현상에 대한 빛의 유희가 관건이다. 그 자체 유동적인 빛은 자신과 만나는 사물 고유의 형태와 색채를 변형 혹은 해체시킨다. ● 이 과정이 낳은 산물이 '터치'인 것이며, 중첩된 터치가 회화적인 아우라를 생산하는 기본적인 단위가 된다.
결국 빛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번안된 사물이란 최초의 조건과는 상당한 거리를 갖는 것이며, 이러한 거리의 설정이 보기에 따라서는 다른 차원의, 이를테면 미학적 차원의 위상을 화면에 부여한다. 작가의 그림에 등장하는 빛은 자연광이 아니다. 물론 자연광 혹은 자연광과 인공조명이 만나는 접점을 다룬 그림이 없지 않지만, 단연 조명아래서 본 풍경이 많다. 이로 인해 시간상으로 대게 자연광이 소거되는 밤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으며, 어스름한 새벽녘을 소재로 한 그림에서 자연광의 흔적을 간신히 확인할 수 있는 정도이다. 밤이 깊어갈 즈음에 쇼윈도에 반영된 차량의 불빛이나, 인적이 드문 외진공원 혹은 길가에 홀로 불을 밝히고 서있는 가로등이나, 멀리 불빛의 군집이 바라다 보이는 포구를 그린 그림에서 불빛은 전체화면을 지배하기보다는 특정의 부위로 치우쳐져 있다. 이렇듯이 특정의 부위에 한정된 불빛이 주변의 짙은 어둠, 곧 형상인 구도로 최종 설정된다. 불빛 혹은 조명은 자연광에 비해 작가의 주관적이고 심미적인 효과가 간여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인상주의 회화 이후 빛에 대해 거는 어떤 가능성이나 기대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성호의 회화는 이런 빛과 어둠의 조율이 생산할 수 있는 효과의 한 가능성을 열어 보이고 있다. ■ 고충환
Vol.20031012c | 김성호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