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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작가 배윤주_김연_오수연_이은구_이지향_박정은_박은선_박성희 신혜진_이희경_차경화_조수연_심현주_박혜수
전시기획_조각그룹 飛 assistant_임승률_진시우_남효진
이 전시는 문예진흥기금과 갤러리 빔의 후원으로 이루어집니다.
갤러리 빔 서울 종로구 화동 39번지 Tel. 02_723_8574
이번 조각그룹 飛의 전시는 동일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릴레이식 작업 과정과 이를 실제 그대로 영상화하여 보여주는 기록물로 나누어진다. ● 현대 사회의 무수한 정보와 지식은 고정화되지 않고, 정답과 정설은 없다고 할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미 세계는 다원화 시대에 있으며 개별성이 존중됨과 동시에 공동으로 추구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그럼에도 오히려 보편적인 논리에 의한 시대의 일반성을 강요받는 개인으로서 작가들은 다양성과 차이점에 가치를 두는 동시에 타인의 고유성을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자세에서 소외현상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 먼저 필연적으로 따르는 제약을 극복해야하는 공간에서 "나"를 드러내고, 이를 이어감으로써 서로를 느끼고 인식하는 연결고리를 찾는 소통의 장으로써의 '관계 공간'을 체험하며, '전 작업과정을 영상화한 작품으로서의 기록물'은 갤러리라는 공간으로 이어진다. 있는 그대로를 사실대로 드러내 보임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미술관에 잘 포장되어 이식된 비밀스럽고 생소한 '감상 해야하는 작품'이 아닌 작가의 생각과 의도를 적극으로 나누어볼 수 있는 '일'로서의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 (같은-다름)이라는 모호한 말은 누구에게나 같은 조건 즉, 이전의 누군가로부터 이어져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살고 있는 물려받은 공간과 하루 24시간이라는 누구에게나 유한한 시간... 그 속에서 각각 다른 체험과 느낌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회 속의 인간의 복합적인 속성을 표현한 것이다. 이러한 주제로 이루어진 1부 전시 『공간 이어받기』는 객관적인 측면에서 같게 보이는 공통점과 결국 주관적인 개인으로서 다를 수밖에 없는 부분과 이유를 드러내 보이는 작업이다. 참여한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까지의 14명의 여성작가들은 주택의 작은 방을 작업하는 공간으로 하루씩(24시간) 이어받아 다음 작가에게 전해주는 형식으로 기록을 완성해 간다. ● 2부 전시로 갤러리 빔으로 이어진 기록물은 자료들의 단순한 모음의 보고가 아니다. 작업에 임했던 작가들이 다시 한번 과정을 새롭게 돌아봄으로써 서로를 이해하고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이는 너와 나의 것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우리의 것을 강조하고, 개개인이 공헌한 부분에 대한 권리보다는 전체 결과에서 소통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이라 하겠다. 1부 전시중의 인터뷰과정의 기록물 또한 저마다 같게 혹은 다르게 품을 수 있는 질문과 답을 함께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조각그룹 飛
배윤주_Scene1: 씨앗심기_단채널 기록영상_00:11:44_2003 ● 기원의 마음을 담아 소중히 씨앗을 심었습니다. 저의 공간을 이어받게 될 다른 사람들 손길이 이들의 생명을 틔워 내리라 기대하면서... ■ 배윤주
김연_Scene2: 공간에 들어섰다._단채널 기록영상_00:15:06_2003 ● 이어받을 공간에 들어섰다. 자그마한 두 개의 창문이 있는 좁고 길다란 방.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해 낯설은 공간과 낯익히기를 하고 있다. ● 등뒤로 두런두런 얘기하는 소리와 후배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작업하는 내 곁에 누군가 있다는 느낌. 오랜만이다. 나를 지키며 누군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느끼는 순간, 그 공간이 편안하게 다가왔고 하고픈 일이 떠올랐다. ● 공간을 빠져 나왔다. 작은 창을 통해 보던 것과는 달리 공간 밖의 세상은 번화하고 풍요로웠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물음에 답해주는 친절한 사람들이 있었고, 필요한 모든 것을 구할 수 있는 커다란 문구점과 목공소가 있었다. ● 돌아오는 길. 오랜 감기로 무거웠던 몸이 한층 가벼워졌다. 때때로 낯선 공간에서 닫힌 문을 만나면 문 너머의 세상에 대해 상상하곤 한다. 내가 열기 전, 그 문 뒤편에는 내가 상상하고 원하는 모든 곳의 풍경이 있다. ● 공간을 이어받기 위해 방문한 조수연과 이지향의 작업실에서 난 그 문을 발견했다. 내 공간을 이어받을 후배들에게 작은 초대의 글을 남기고 오늘 난 큰 숨을 쉰 후, 그 문 너머의 공간으로 걸어들어 간다. ■ 김연
오수연_Scene3: 질리다_단채널 기록영상_00:14:58_2003 ● 같은 동작을 반복하며 같은 무늬의 무의미한 낙서로 공간을 채워나간다. 내가 사는 모습도 비슷하다. 같은 날들, 같은 일들, 같은 사람들. ● 왜 해야하는지 이유도 모르겠고, 특별하지도 않은 일들과 시간들의 반복으로 내 삶은 채워지고 난 살아가고 있다. 그런 모습에 질린다. ● 그런 겉모습에 질릴수록 속으로 속으로 들어가 어떤 것을 끄집어내려고 한다. 어떤 의미 있는 것, 어떤 특별한 것... 남들과 다른 무언가를 찾으려고 한다. ■ 오수연
이은구_Scene4: 부피재기_단채널 기록영상_00:07:33_2003 ● 사람들이 바닥에 물을 흘리는 것은 오직 실수일 뿐, 즉시 닦아내야 한다- 실수의 흔적을 없애야 한다-고 여기는 듯 합니다. ● 그래서 방안에 한 컵씩 물을 부어 그곳을'부피를 재는 자'로 만들어 봤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의 양을 알고 싶다면, 그 방에 부어버리세요. ● 그 방에 예술적 유용성 부여하기. 유용하다는 말은 쓸모가 있다는 뜻이지요. '예술적으로 유용하다'는 말은 작품에 부여된 '쓸모'가 상상력이나 낯설음을 통해 새로운 시각 혹은 느낌을 준다는 뜻입니다. ■ 이은구
이지향_Scene5: 어쩌면..._단채널 기록영상_00:07:48_2003 ● 모서리 부분에 사진을 붙이기를 생각하면서 방 안에 또 다른 풍경을 넣기..또는 다른 공간 속에 있는 방을 꿈꾸었다. 사진은 소박한 시골 풍경이다. 비닐하우스 사이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염소, 붓으로 쓴 구멍가게 간판, 이장님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확성기, 그리고 우거진 나무들. 그러나 이 작업공간의 밖은 24시간 내내 차가 붐비고 유흥가가 즐비한 번화가이다. ● 이처럼 공간의 모서리에 이곳과는 정 반대의 풍경들을 붙여나가는 과정이 지친 도심의 일상에게 즐거운 사진첩을 펼쳐주는 것과 같이, 이곳을 경험하게 될 다음 작가들에게 도심이 아닌 시골풍경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좋은 경험과 상상이 되었기를... ■ 이지향
박정은_Scene6: 상반되는 것들의 공존_단채널 기록영상_00:11:58_2003 ● 많은 작가들이 독특한 자신의 방식으로 세상을 해독하면서 찾아낸 이미지들을 형상화하고 기호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현대의 일상 속에서 범람하고 있는 영상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동영상 이미지와 사이버 공간의 다양한 이미지들도 이러한 작업의 한 방식으로 이용된다. ● 이번 작업은 이미지표현의 가장 진화된 방식으로 여겨지는 영상을 통해 가장 전통적인 이미지 작업의 과정을 보여주고자 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동안 본인이 관심을 가져왔던 현실인 것과 비현실인 것, 균형과 왜곡, 진실과 거짓말, 가벼운 것과 무거운 것, 약속된 것과 우연적인 것,etc..상반되는 것들의 공존으로 이루어진 세상 읽기의 일환이기도 하며 이러한 방식이 본인이 생각하는 해독의 과정중 가장 진실에 접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박정은
박은선_Scene7: 관계_단채널 기록영상_00:14:02_2003 ● 내가 어디에 있던지, 누구와 있던지 나를 둘러싸고 있는 공간이 있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느껴지는 심리적 공간, 이런 공간을 사람들은 얼마나 가지고 있을까?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에서도 우리 각자의 공간은 존재한다. 이런 공간은 각자 가지고 있는 잣대에 따라 다른 크기와 형태로 존재한다. ● 누구에게나 존재하고 있는 이런 공간을 우리는 눈으로는 볼 수 없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런 심리적인 공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 박은선
박성희_Scene8: 객관적 슬리퍼 만들기:"슬리퍼 신고 일하세요."_단채널 기록영상_00:07:44_2003 ● 내가 생각하는 객관이란 '평균치에 가까운'이다. 일반적으로 객관은 개별성을 무시하는데 집중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때의 평균치는 개개의 수치, 혹은 내용을 알지 못하고는 도무지 찾아낼 수가 없다. ● 오늘 나는 free size 슬리퍼 만들기에 도전한다. 이 슬리퍼 속에, 또 이 방에 숨겨질 하나하나를 만나는 즐거움을 체험한다. 모두를 만족할 만한 것을 꿈꾸는 일이 결국 제대로 된 단 하나의 만족도 얻을 수 없는 무모한 욕심임을 새삼 생각하면서... 그래도, 자~, 나의 사랑을 슬리퍼에 담아 보냅니다. ■ 박성희
신혜진_Scene9: My Emotional Boundary_단채널 기록영상_00:18:50_2003 ● '새를 사랑한다'는 말은 새장을 마련해 그 새를 가두어 놓겠다는 뜻이 아니다. 하늘 높이 훨훨 날려보내겠다는 뜻이다. 난 내가 사랑을 잘 안다고 생각했다. 누구보다 사랑의 기쁨과 아픔을 잘 안다고 자부했었다. 하지만 나는 흘러가는 시간 속에 점점 그를 가두어 가고 있었다. 나는 자꾸만 더욱 튼튼한 나의 새장을 만들어 그를 붙들어 놓고 싶어했다. 이제 나의 노력은 나의 집착을 이기지 못한다. 내 몸은 이제 더 이상 그를 감당할 수가 없다. ■ 신혜진
이희경_Scene10: 사랑해 줄게요.__단채널 기록영상_00:15:30_2003 ● "심난해 말아요. 걱정도 말아요. 그냥 안심하고 바라봐 주세요. 모두 사랑 받고 있는 거예요. 저(희경이)의 방식으로요." ● 모두 다른 우리는 모두 같은 일을 합니다. 그러면서 서로를 바라보고, 알아가고, 경험합니다. 제 작업은 모두의 작업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비교해 보고, 존중해 주는 작업입니다. 함께 작업을 하여도 자신의 일과 결과에만 몰두하고 나와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비판하거나 모르고 지나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다른 이들 작업의 많은 부분에서 저의 방식대로 작품의 한 부분을 선정하여 액자(틀)를 만들고 가장 멋지게 보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입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모든 사람의 작업은 저의 방식대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 다름, 특별함, 새로움을 발견하기에 조급한 우리의 마음 속에서 서로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이해 그리고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 봅시다. ■ 이희경
차경화_Scene11: 넌 너무 완벽해?_단채널 기록영상_00:07:42_2003 ● 난 나를 드러낼 자신도 용기도 없다. 다만 나의 존재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한 표현수단으로 작업을 하고, 그 안에서 늘 부족하고 미약한 나의 존재를 조심스레 드러내어 사람들과의 대화를 시도한다. 난 궁금했다. 내가 보기엔 완벽한 그들에게 티가 있을까? ● 그랬다. 그들에게도 티는 있었다. 더욱 더 고유의 존재로 빛나게 하는 값진 티가 있었다. 그리고 그들과 자신만의 가치를 드러내는 작업을 통해 대화를 시작했다. 작품들 안에 티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티는 다분히 개인적 판단으로 표시되며, 5가지 색깔의 단계로 나뉜다. 작품 안의 티를 찾아내며, 이루어지는 표시들은 작품 안으로 흡수되며, 작가들의 작품에 좀더 가까이 접근. 작가 고유의 가치를 부각시켜 더 가까이 대화하고자 함이다. ■ 차경화
조수연_Scene12: HIDE IN THE WHITE ROOM_단채널 기록영상_00:11:52_2003 ● "나는 아무것에도 관심이 없다. 나는 누구와 연결고리를 가지기를 두려워한다. 나는 나를 지독하게 방어한다. 나는 나 이외의 것을 사랑하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사라지고 싶다. 하지만 누군가 나를 알아 봐주고 사랑해주기를 절실히 바란다. 나는 극도의 이기주의자이다." ● 'White room' 의 백색은 순수보다는 무관심을 말한다. 백색으로 모든 방안의 물건들을 칠하고 나 역시 백색으로 감춤으로써 방안에 남아있던 다른 작가들과의 소통의 여지를 무참하게 짓밟고, 스스로를 드러나지 않게 방어한다. 하지만 'White room' 은 그 순간 무서울 정도로 창백하고 추운 공간으로 돌변하게 된다. ● 'White room' 안에 숨기 위해서 직접 제작한 백색 옷을 입은 모습은 기이하고도 우스꽝스럽다. 숨으려 해도 숨지 못함은 더욱 고독하고 절박해 보인다. 그것은 우습다기보다는 역설적으로 슬퍼 보인다. 결국 숨기 위한 'White room'은 바로 스스로 만든 나의 감옥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 안에 숨을 수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 조수연
심현주_Scene13: 끝에서 끝나지 않음_단채널 기록영상_00:01:32_2003 ● 주배윤 주김 연오수 연이은 구이지 향박정 은박은 선박성 희신혜 진이희 경차경 화조수 연심현 ■ 심현주
박혜수_Scene14: INTERVIEW_단채널 기록영상_00:25:00_2003 ● 비슷한 연령의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사는 작가들, 그리고 여자. 무엇이 이런 일을 하게 했는지 또 나와는 어떻게 다르고 앞으로는 어떻게 펼쳐질지 그들의 생각을 알고 싶었다. ● 13명의 인터뷰를 통해 비슷한 환경과 조건 속에서도 같지만 다른 그녀들을 볼 수 있었고 이 땅의 작가로 살아가기가 쉽지 않음을 다시 한번 알게 했다. "여성의 삶은 힘들다. 그리고 작가의 삶은 고되다. 하지만 할 만하다." ● 인터뷰 내용 / "나는 작업을 치열하게 했지만 사람들은 극도의 편안함으로 봐주었으면 좋겠어.."_배윤주 / "모든 사람들이 가치의 판단으로 삼는 돈이라는 거.. 그러한 경제적인 논리에서 벗어나 작업을 할 때 내 자신이 뿌듯하다고 생각될 때가 있어.."_오수연 / "재미가 없으면.. 할 이유가 없잖아요..누가 떼돈을 주는 것도 아닌데.."_이은구 / "자기 전에.. 공상을 할 때가 있어.. 그때 생각이 막 떠올라.."_이지향 / "내 작품만 초라하게 보일 때.. 이 일을 계속 해도 될까."_박은선 / "가족들은 나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아.. 그냥 엄마지"_박정은 / "거짓은 싫어해. 진실을 말해야 하지."_박성희 / "집안 일은 내게 나를 말해주지 않아.. 누구나 할 수 있거든.. 하지만 작품은 다르지.."_이희경 / "백남준을 좋아해."_신혜진 / "내가 버려지는 것이 두려워. 버려질 봐.."_차경화 / "사람들과 내 작품으로 공감한다는 거.. 무척 즐거운 일이더라구요."_조수연 / "내가 하지 않는 생각과 작업을 하는 사람들의 작업이 좋아요.. 기특하고."_심현주 ■ 박혜수
Vol.20031004b | real project 같은 다름 기록보관소_조각그룹 飛 10th 기획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