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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3_0924_수요일_06:00pm
갤러리 룩스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5번지 인덕빌딩 3층 Tel. 02_720_8488
유토피아, 말할 것도 없이 무지하게 좋은 세상을 말함이며 영원히 있을 것 같지 않은 그 무엇이다. 여기 세 명의 신진 작가들은 서울을 들여다보며 유토피아를 생각한다. 아니 꿈꾸고 싶어한다. ●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들은 서울이라는 괴물스런 도시의 한쪽을 들여다보는 그들의 눈길 넘어 어딘가에 있을지 모를 꿈을 어슷하게 썰어 보여주려고 한다. 그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며 고민해야 하는 젊은이들로서의 또 하나의 표정이다. 그리고 이 시대를 말하는 표현자로서 바른 길을 모색해 가려는 노력이다. ● 서민주택 옥상 한쪽 구석에 아무렇게나, 그러나 이 도시 사람들의 삶의 표정들이 잔뜩 묻어있는 간이 화단들..., 동네 한 귀퉁이 짜투리 땅이나 담벼락 밑 적당히 가난한 화분들, 푸성귀들을 오히려 정겹게 보아 가는 오은숙의 눈길... ● 거대 도시 서울의 시민의 발 노릇을 하는 지하철 통로에는 플라스틱 재료로 만들어진 가짜 화단이 얄궂게도 진짜인양 형광등 푸른빛 아래 펼쳐져 있다. 박은경은 그러한 가짜풍경을 유심히 보며 조금쯤 억울해져 파라다이스를 꿈꾼다. ● 또한, 정윤기는 한강변 광나루 일대의 유일하다는 생태 보존지구에 주목한다. 온통 시멘트로 든든하게 메우고 정리된 강변 풍경에서 기적적으로, 아슬아슬하게 살아남아 거대 도시의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광나루 보존구역을 매우 냉정한 눈길로 화면을 수집해간다. ● 온통 시멘트로 뒤덮혀 숨이 막힐 것만 같은 서울이라는 도시.., 그 속에서 질척거리는 삶과 그 끈끈한 현실의 풍경들... ● 이 시대, 새로운 혜택과 풍요의 뒷전에는 엄연한 삶의 냄새들과 소리들이 있다. 그것을 이들은 유토피아를 꿈꿀 수 있는 통로라 생각하고 싶어 한다. 현대화는 근대적 사회제도의 발전과 함께 안락한 삶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산업경제의 논리마져 넘어 정보화와 무제한적으로 세계화라는 새로운 국면을 무차별로, 펼쳐 보인다. 바로 이쯤에서 이 시대의 개인의 감성의 변화는 어떤 것이어야 하며 작가는 어떤 담론의 생산을 이루어 시대에 대응해야 하는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 거대한 제도와 거대한 물질적 환경은 또한 어떻게 개인의 삶과 관계하는지도 우리들의 고민인 것이다. 생산력의 확장과 거기서 약속되었던 부와 행복은 인간을 반복적인 삶의 규율에 예속시킨다. ● 그리고, 가공할만한 환경파괴와 함께 개인의 자율성과 행복에의 성취를 왜곡시켜 간다. 그래서, 그렇기 때문에 이 세 사람의 작가들은 이쯤에서 다시 한번 이 시대의 거대 풍경 서울에서, 작지만, 분명히 존재할 수도 있을 유토피아의 꿈에 대한 그들의 생각의 끈을 진지하게 잡아가려는 것이다. ● 적어도 이 시대의 삶이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될, 그리고 어느 한켠에 남아있는 인간에 대한 삶에 대한 이들의 애정에 대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시작하려는 것이다. 어딘가 분명히 있을..., 아니 그렇게 믿고 싶은 우리들의 환상조차도 유토피아를 말해보고 싶은 것이다. ● 사진은 "있는"것을 찍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이들의 소박한 "있음"에 대한 신뢰를 통해 또 다른 유토피아를 꿈꾸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닐까? ■ 김장섭
최근 몇년동안 서점가에서 꾸준히 스테디셀러를 기록하고 있는 책들중에는 스콧니어링의 자서전과 틱 낫한 스님의 책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 책들의 내용을 거칠게 살펴보면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대도시 삶의 형태를 부정하고 환경보존, 녹색 공동체 건설, 자연친화 등의 주제를 담고 있다. ● 이러한 책이 지속적으로 팔리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 이 도시를 벗어나고 싶어 한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직장에 매어 하루하루 살아가야 하는 대다수 소시민들 중 이런 도시탈출을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 서울인구 네명 중 한명, 하루 500여만명이 이용하는 지하철. 서울시민들은 출근시간에 쫓겨 허겁지겁 지하철에 오르고 고단한 하루를 지하철 의자에 앉아 졸면서 마감한다. ● 이렇게 많은 시민들의 발이 되고 있는 지하철역에는 다양한 형태의 인공정원이 설치되어 있다. 그 곳에는 물레방아가 있고, 나비가 날고, 사시사철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있다. 그곳은 무릉도원이고, 인간이 꿈꾸는 이상향이다. ● 그러나, 이 파라다이스는 삭막한 도시에 뿌리내리지 못하는 시민들처럼 실제 꽃과 나무들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들은 화학염료로 염색되어 있고,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으며, 지하철 푸른 조명 아래 놓여 있다. 일상에 얽매어 근근하게 살아가는 출퇴근 시민들에게 이러한 인공 인공정원은 슬픈 위로가 된다. ■ 박은경
빽빽한 건물과 탁한 공기, 어지럽게 만드는 소음 그리고 정신없이 쫓기는 사람들. 서울, 도시의 모습이다. ●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휴가철이면 산과 바다를 찾는다. 푸른 산과 맑은 공기, 시원한 바람은 도시 사람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준다. 이렇게 자연은 사람들의 위로가 되어준다. ● 서울, 주택가에 생활도구가 어지럽게 널려진 집 주변과 옥상 모퉁이에 사람들은 자연을 옮겨놓고 싶은 듯, 화분이나 텃밭에 꽃과 채소를 가꾸고 돌본다. 집 주변에 어지럽게 놓여진 생활도구와 어울려진 화분과 텃밭을 보면서 바쁘게 사는 도시 사람들의 자연에 대한 그리움과 스스로의 치유의 모습을 본다. ■ 오은숙
한강은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낸 현대의 상징적 장소가 되었다. 현재의 한강은 옛 모습 그대로의 한강이 아닌, 현대적으로 바뀌어진 대표적 장소이다. ● 한강 전지역은 아스팔트화 되었으며, 유일하게 광나루 지구 보호구역만이 유일하게 원형의 모습 그대로 유지되어있다. 그리고 그곳을 경계로 아스팔트 운동장과, 수영장, 그 주변을 순환하는 산책로가 있다. ● 잘 가꾸어진 시민 공원과 유람선은 서울 시민들의 휴식처로서 자리 잡았으며, 넓게 트여진 다리와 도로, 그리고 녹지 보호 지대가 어우러진 시민들을 위한 장소로서 자리 잡게 되었다. ● 개발과 보호 그리고 조화 속에서 변화하고 있는 한강에서 자신에게 이로울 것으로 여겨지는 환경으로 바꾸어가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었다. ■ 정윤기
Vol.20030924a | 2003 서울 유토피아를 꿈꾸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