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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3_0916_화요일_06:00pm
대안공간 루프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3-3번지 B1 Tel. 02_3141_1377
작가는 설치작업을 통하여, 3차원의 실제공간을 2차원의 평면적 회화공간처럼 전환시키고자한다. 이러한 공간 전환 작업을 시도하게 된 계기는 "천편일률적인 모습의 도시 생활 속에서, 거대한 도시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아주 작은 나, 즉 객체와 주체의 관계에 대한 사고에서 비롯되었다. 캄캄한 어둠속 보이지 않는 사물들 속에서도, 에너지는 잠재되어 있고 그것을 감지하려는 사람들의 눈을 통해서만 이 그 객체인 사물들은 주체로 전환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 전환 방법으로 작가는 다음과 같은 작업을 시도한다. 공간에 검정 천을 사용하여 빛을 완전히 차단시킨 후, 그 공간과 공간 내에 놓여진 사물들의 모서리를 형광 적색 아크릴릭으로 칠한다. 이때 관객들의 시야의 거리와 방향을 계산하여 가까이 놓여 있는 사물들의 모서리들은 가는 형광 적색 선으로, 멀리 놓여있는 사물들의 모서리들은 좀 더 두꺼운 선으로 칠한다. 이러한 두께의 차이는 공간 내의 물리적 깊이에 따라 감소하는 3차원 원근법의 효과로 각기 다른 거리에 놓여진 선들의 두께를 동일하게 보이게 만든다. 즉, 그 선들은 모두 동일한 두께를 가진 것처럼 보이게 됨으로서, 공간 내의 거리감을 동일한 시각적 평면으로 전환시킨다. 이어서, 무광 검정 페인트로 오브제들과 공간의 모서리 외의 나머지 모든 면들을 칠함으로써 오브제들의 3차원적 요소를 어느 정도 파괴한다. 마지막으로 천장에 블랙 라이트를 설치함으로써, 어둠 속에서 형광 적색 선들만 광선처럼 강조되고 어둠 속에서 미묘하게 잔존해 있던 검정색 면들의 3 차원적 요소는 하나의 동일한 검정색 면으로 흡수된다.
연속적인 기하학적 형광 적색 선들의 흐름은 모든 사물들 내에 잠재해있는 에너지의 표상이다. 공간 내 각각의 사물들은, 대부분 작가의 작업실에 존재해온 재료들로서 작가와 상호과정을 통하여 사물들 속으로 그의 정신적, 육체적 에너지는 충전되고 발산된다. 따라서 동일한 두께로 보이도록 설정된 형광 적색 선은 단지 공간 전환을 위한 역할뿐 아니라, 사물 각각의 존재의 동등함을 표현한다. 그 에너지의 흐름은 마치 빛 자체의 흐름처럼 시, 공간을 통해 펼쳐지는 매우 특별한 '지속성'을 창출하는데, 하나의 극단적인 감정 또는 상황을 제시하는 어두운 공간 속에서 오직 형광 적색만을 사용함으로써 시각적인 아름다움보다는 개념적인 전기적 에너지를 묘사한다.
작가는 결국 이러한 공간 전환을 통해 회화 자체에 대한 정의, 또는 그 한계를 처음부터 재검토하고, 지각 할 수 있는 오브제들의 본성과 공간에 관한 일반적인 이해에 대해 새로운 미학적 해석을 제시하고 있다. 즉, 종이나 캔버스 표면 같은 2 차원적 포맷을 사용하면서 2 차원적 일루젼을 만들어낸 전통적인 페인팅의 원근법적 개념을 깨뜨리는 방식의 하나로, 그 일루젼을 만들어 내기 위해 소재가 되었던 실제 오브제와 공간들을 직접 회화적 공간으로 역설적으로 전환시킴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실제와 가상의 원근법이 혼합된 공간 속에서 순간적으로 혼란케 한다. ■ 조병왕
Vol.20030916b | 조병왕 설치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