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요의 회화적 변용

고완석 개인展   2003_0730 ▶ 2003_0805

고완석_民謠所見 03-15_스테인리스 스틸_49×51cm_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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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3_0730_수요일_05:00pm

공화랑 서울 종로구 인사동 23-2번지 Tel. 02_735_9938

민요의 회화적 변용에 관하여... ● 지난 10여 년 동안 민요의 회화적 변용에 관한 작품을 제작해 오고 있다. 그러면서도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이 있다. 과연 음악과 미술이 같을 수 있을까? 또한, 이와 같은 질문을 주변에서도 많이 받는다. 계속되는 이런 질문 속에서 편의상 말한다면 음악은 음악이고 미술은 미술일 뿐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음악은 미술이 될 수 없고 미술은 음악이 될 수 없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 그렇다면 왜 나는 이런 이질적인 두 양식을 접목하려고 하는가? 태고 시절로 되돌아가 보자. 인류가 시작되면서 나타난 예술의 여러 기원설 중에서 유희설에서 음악과 미술의 관계의 실마리를 찾아보고자 하였다. 원시생활 중에서 가장 일찍 나타날 수 있었던 유희 예술은 인간의 몸에서 직접 펼쳐서 나오는 것으로써 반드시 특정한 도구를 빌려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또한, 유희로부터 시작된 가요와 무용은 제천 의식과 결부되면서 가요와 무용, 의식과 미술 등이 통합된 형태로 변천되어 왔다고 추론한다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렇듯 음악과 미술은 통합된 형태로 변천되어 오면서 그 내면 속에는 공통적인 정신과 형태를 지니고 있다. 음악에는 음의 질서, 음색, 선율, 동태 등의 시간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는데 이런 요소들은 미술의 공간적인 요소와 유사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고완석_民謠所見 03-8_종이에 수묵_58×72cm_2003

근대적인 시각에서 예술의 구분은 회화는 공간의 평면예술이고 음악은 시간 예술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현대 회화에서 공간 예술에 시간을 차용한 예술의 형태가 일반화되어 가고 있다. 말하자면 현대 예술의 양상은 원시 시대의 통합적인 예술의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 볼 수 있다. 칸딘스키에 의하면 음악가가 한 마리의 닭 울음소리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해돋이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재생할 수 있듯이, 회화 역시 자연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고, 리듬·반복·음색·가락과 같은 음악의 요소들이 구상화의 매개체로 사용되어지는 것처럼, 회화도 음악과 유사한 요소를 통하여 형상 표현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나는 이런 측면에서 음악과 회화의 관계 연구와 함께 그 변용에 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으나 아직도 모든 것이 늘 출발 선상에서 기웃거리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좀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내일이 또 기다려진다.

고완석_民謠所見 03-13_스테인리스 스틸_34×38cm_2003
고완석_民謠所見 03-12_스테인리스 스틸_32×41cm_2003

민요에서... ● 주변에서 '이 시대에 왜 하필이면 민요의 회화적 형상화에 집착하고 있느냐' 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민요는 오랜 세월 동안 우리나라 민족의 정서와 사상, 역사와 함께 숨쉬어온 민족의 특성이 잘 반영된 문화유산이라 생각하고 있다. 우리나라 민요의 회화적 변용에 관한 연구를 함으로써 가장 우리의 정서와 정신에 어울리는 작품을 제작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 민요 운율의 회화적 형상화에 대한 연구에서 미술과 음악의 상관 관계를 미학적인 측면에서 고찰하여 음악의 운율적 표현에 따른 기초적인 근거와 그 가능성에 대하여 접근해 보고 있다. 그리고 민요 형식에서 운율 세계의 고찰과 민요에서 느껴지는 율동적인 세계를 연구하여 회화적 요소를 추출해 보고 그 표현 방법을 다양하게 모색하여 우리 민요 속에서 숨쉬고 있는 민족의 미의식을 찾고자 하는데 연구의 목적이 있다.

고완석_民謠所見 03-18_스테인리스 스틸_116×146cm_2003

재료에서... ● 최근 나의 표현재료에서 '왜 갑자기 스테인리스 스틸을 이용하여 표현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스테인리스 스틸을 회화의 재료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먼저 스테인리스 스틸은 건축 자재와 기계류를 제작하는 재료이기 때문에 회화에서는 거부 반응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난 3년 전부터 한지와 스테인리스 스틸의 표현 연구를 해오고 있다. 나는 그동안 민요의 회화적 변용 연구에서 어떻게 하면 민요의 가창 형식을 회화 작품으로 변환할 것인가에 고민하여 왔다. 민요의 형식적인 특징은 가창자와 감상자가 함께 호흡하며 공연을 완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감상하는 사람은 단순한 청중이 아니고 가창자와 함께 동참하여 서로 어울리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말하자면 이런 민요의 가창 형식을 회화에서도 차용하여 미술품을 관람하는 관람객을 그림의 한 요소로 끌어들이고 싶었다. 나의 작품에서는 단순히 리듬과 가락과 운율을 표현하고 그 스테인리스 스틸에 비추어지는 관람객을 만나 작품과 관람객이 서로 호흡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스테인리스 스틸에 비추어지는 관람객과 작품은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 만나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는 민요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고완석_民謠所見 03-19_종이에 혼합재료_200×318cm_2003

과제에서... ● 대부분의 연구의 출발이 하나의 가설 속에서 그것을 증명하는 작업이듯이 나의 민요의 회화적 변용 연구도 여러 가지 해결해야할 과제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음악과 미술의 상관 관계를 좀더 명확하게 규명하는 문제와 민요의 구성과 특징 속에서 우리 나라의 민족성을 파악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또한, 민요의 구성요소와 음율의 특징을 회화적 표현으로 수용하는 것과 지역과 장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 다양한 민요의 특징에서 공통적인 회화적 요소를 어떻게 추출하여 표현할 것인가 하는 연구 과제 등을 안고 있다.

고완석_民謠所見 03-31_스테인리스 스틸_39×32×31cm_2003

제작에서... ● 내게는 항상 존경하고 좋아하는 선배인 화가 P형과 미술비평가인 J라는 친구가 있다. 특히, 이 두 분은 나의 그림에 대하여 항상 비판적이면서 따끔한 질책과 조언을 많이 해준다. 이 어지러운 세상을 아름다운 세상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비판보다는 칭찬이 세상을 바꾼다는 통설이 있지만 작가에게 발전은 항상 따끔한 질책이 필요하다는 믿음 때문에 이 두 분들을 나의 마음으로 늘 존경하고 있는 것이다. J라는 친구는 더욱 비판이 직설적이다. 개인전 7회째까지 출품작 중에서 J라는 친구의 마음에 드는 작품이 하나도 없다고 늘 질책을 한다. 나는 이런 친구의 질책이 늘 고맙다. 나는 이런 친구의 질책 속에서 오늘도 부족함을 깨닫게 되고 다음 작품을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갖는다. ■ 고완석

Vol.20030730b | 고완석 개인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