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기들

이수경 회화展   2003_0702 ▶ 2003_0708

이수경_눈 위에 난 두점_천에 아크릴채색_62.5×53.5cm_2003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이수경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3_0702_수요일_05:00pm

갤러리 창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6번지 창조빌딩 Tel. 02_736_2500

가벼운 이수경 ● 언젠가 필자는 집안 거실을 지나가다 무심코 TV드라마 속 어느 여주인공의 대사를 듣는다. "내가 가벼워 보이니?"여주인공이 매우 언짢았음을 추측을 해본다. 그런데 여기 이수경은 가벼워 보이려고 무던히 애를 쓴다. ● 필자는 그에게 서문을 부탁받을때 단지 '재미있게'라는 단서가 붙었음에 '가벼운 이수경'이라는 서두를 내 비추는데 전혀 망설임이 없다. 동일한 결과에 도달한다고 했을 때, 세계를 보는 시선인 과정에 그 차이를 두는데 이것은 '상대에게 어떻게 자연스럽게 흡수되는가'하는 문제와도 연계된다. 그 과정에 있어 그의 선택은 매우 흥미진진하다. TV속 여주인공과 형태는 동일하나 내용이 다른 '가볍게 다가가기'.

이수경_작업실 간판_나무판 위에 아크릴채색_26.5×34.5cm_2003

"난 힘들게 작업하는 것이 싫다. 그럼 보는 사람도 힘들고 복잡해지니.. 예전엔 오브제도 이용했었는데, 너무 많은 상징적 언어가 되어버려서.." 라고 말하는 이수경의 작품은 화면 안에 가득찬 다소 우스꽝스럽고 희극적인 형태와 한톤으로 밀어버린 배경이다. ● 또한 오랜 시간을 두고 작업해야하는 오일에 비해 아크릴릭의 얇고 빠르게 건조되는 재료의 특징 또한 그의 가벼움을 보여주는데 한몫 한다. ● 그렇다고 그의 시선이 명랑하고 경쾌한 측면만을 긍정적으로 보려는 관점은 아니다. 그 진지한 이면에 숨겨진 아이와 같은 순수함은 일상을 통해 느리고 섬세하게 전개된다.

이수경_아름다운 죽음_천에 아크릴채색_52×77cm_2003
이수경_아름다운 죽음2_천에 아크릴채색_60×72cm_2003
이수경_실언-놀라서 경을 치다._천에 아크릴채색_46×53cm_2003 이수경_그녀_천에 아크릴채색_46×53cm_2003

작가 이수경의 첫 번째 개인전은 장지에 수간채색, 실과 거즈를 소재로 기억의 치유, 존재, 무의식 세계의 우연성이었다. 큰 변화로는 작업의 형태와 내용이 가벼워지고 설명적이라는 변화이다. 이것은 그의 삶에 대한 태도변화이기도 하다. ● 익살스러운 유희적 형태는 삶의 진실과 끊임없는 성정체성의 물음, 나와 타자의 관계를 일상의 관심으로 전환 또는 조롱과 유희로 사회를 비판하지만 이것이 냉소적인 시각은 아니다. 그의 사치스럽지 않은 형태와 간결한 색은 진지하며 친절하다.

이수경_그녀_천에 아크릴채색_46×53cm_2003

결국 그의 작업은 근본적 자연인으로써의 정체성을 찾는 우리가 볼 수 없는 자신의 눈이다. 만약 그의 지인 중 누군가 보여지는 것에 충실한다면 그는 열심히, 집요하게, 장기간에 걸쳐 화를 낼지도 모른다. ■ 서지헌

Vol.20030704a | 이수경 회화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