孕胎_잉태

1995년에 국내 개인전 후 8년만에 작품으로 여러분들께 인사드립니다. 이렇게 작가인 제가 직접 글을 쓰게 된 것은 간단하게나마 저의 작품에 대한 설명과 생각을 전해 드리고자 하기 위함입니다. ● 1995년의 개인전은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었고 이번 전시는 『잉태(孕胎)』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써 이번 전시 또한 대리석을 재료로 사용하였습니다. ● 처음 이탈리아에서 접하게 된 대리석에 매료되어 돌이라는 재료를 깎고 다듬으며 점차적으로 돌을 다루는 테크닉도 습득, 발전하는 단계와 작품제작 단계의 노동력까지 돌이라는 재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순수한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김종근_The bosom_대리석_30×50×25cm_1998

김종근_La materrita_대리석_50×50×20cm_1999

예술가에게 있어 작품 형식이나 내용의 변화는 개인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일반적으로 그것은 삶의 변화에 의해 주도된다고 생각합니다. ● 이러한 변화는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이루어지겠지만 유학을 통한 이질적 환경의 체험은 예술가에 있어 하나의 전환기를 만드는 계기가 된다고 보며 낯선 땅, 낯선 문화에 던져진 사람들은 그 환경에 적응하려는 본능에 의해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또 변화되어 간다고 생각합니다.

김종근_태_대리석_50×40×30cm_2000

김종근_Birth_대리석_25×50×20cm_1998

그러한 제 현실에 삶의 변화에 의해 『잉태(孕胎)』라는 스스로의 개념에 몰입함으로써 직관에 의해 도달하는 나 자신의 고유한 내면으로의 세계로 접어들고자 과거의 체험이나 현실을 돌이라는 재료의 물성을 넘어선 정신의 차원으로 승화시키려 노력하였습니다. ● 이번 작품전이 저 자신에게도 한층 성숙되어진 작가로서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되며 앞으로 더욱 정진하여 더 좋은 작품으로 여러분들을 만나 뵐 것을 약속드립니다. ■ 김종근

Vol.20030614a | 김종근 조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