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20607a | 안녕하셔요! 거리미술展으로 갑니다.
참여작가_강효명_김석_김주호_문승영_문인수_안규철_이대일_이웅배_이종빈_정현
책임기획_박삼철 / 진행_김연주 / 후원_한국문화예술진흥원
(주)아트컨설팅서울 서울 종로구 신교동 58-1번지 2층 Tel. 02_723_6277
「공공미술의 기반과 의제 설정」 심포지엄 2003_0611_수요일_06:00pm_광화문 흥국생명빌딩 14층 세미나실 전시기획에서 보는 공공미술 의제_이섭 공공미술의 사회적 기반_박삼철 작가가 해석하는 공공성_이웅배 작가와의 만남
흥국생명빌딩 주변 서울 종로구 신문로 1가 226번지
처신(處身)의 예술_공공+미술 ● 공공미술은 장소로만 묶이거나 사회봉사의 한 지류로 갇혀버릴 수 없다. 20세기 후반 이후 공공미술의 자기 점검은 시간에 예속된 공간을 계몽적인 매개로만 활용하는 예속을 넘어서는 '공공+미술'에 대한 도전으로 바뀐다. 공간 미디어와 미적 미디어의 갈등, 사회적 내용과 예술적 주관성의 충돌, 예술 형식과 내용의 갈등…. 공간에 대한 반성과 비판은 물리적 공간을 사회적, 심리적 공간으로 확장시켰고 스스로 완결된 미적 매개체의 모색은 형식과 내용의 긴장과 균형을 다시 자극했다. ● 느슨한 (공간적) 참여가 정교한 (사회문화적) 소통으로 진전되면서 공공장소 속의 미술(art in public space)은 기표와 기의의 분리, 노동과 상품의 소외 등에 따른 사회문화에 대한 총체적 인식의 요구와 시민사회의 진전에 따라 공공미술(public art)로 자신을 재규정한다. 공공미술은 소통을 형식으로 승화하는 예술적 진실성, 상식이나 공통감 등 체제의 조정에 대한 인식 비판적인 예술 자율성을 양 날개로 자유라는 총체적 체험을 끊임없이 도모한다. 이제 공공미술은 예술과 공간, 소통에 대한 비판적 검증을 통해'사회봉사의 예술적 지류'나 '미학적 초월'을 극복하고 있다.
『거리의 회복: 도시를 위한 아트 오브제』는 공공미술에 대한 인식 비판을 공공미술의 화이트큐브인 거리와 광장에서 시도한다. 예술이나 디자인이 빈 캔버스나 스크린이라는 공(空)에서 형식을 피우지만, 공공미술은 삶이 진행되는 처(處)에서의 창작 행위(身)이다. 삶의 처소라는 복잡한 기반 위에 펼쳐지는 예술행위는 기존 예술행위와의 구별을 요청한다. 우선적인 것이 욕망의 교정이다. '내가 욕망하는 것'을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으로의 변환이다. 이는 사회적인 연대와 형식 승화를 두루 포섭한다. ● 공간을 점거하는 욕망의 형식과 공간에 서식하는 형식은 뚜렷이 구별된다. 르페브르의 공간 만들기는 머물고 싶은 공간을 만드는 내용의 형식적 승화를 '축제'에서 찾았고 공공미술의 공간 만들기는 미적 의식(儀式)과 형식으로 현상한다. 데카르트의 공간은 시간을 담는 빈 그릇일 뿐이지만, 르페브르의 공간은 차이와 복수의 삶으로 채워진 처소이다. 순수미술이 빈 공간을 채우는 욕망을 근간으로 하는 반면, 공공미술은 처소의 필요를 보완하는 본질적 차이가 있다.
그래서 『거리의 회복』은 "길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라는 처(處)의 질문을 던지고 익명과 소외를 실명과 교류로 전환하는 행위(身)를 모색한다. 본래 길은 흐르고 통하기 위해 존재하지만, 도시의 길인 거리는 단절과 익명을 강요한다. 관상에서 사람의 얼굴은 신체 내부라는 공간과 이력과 운명이라는 시간을 압축한 것으로 본다. 거리와 광장은 도시의 삶을 표상하는 더욱 현실적이고도 강렬한 얼굴이다. 공공미술의 대부분이 길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동양적 얼굴의 알레고리가 짙게 깔려있다. 도시가 그 얼굴을 물화시키지만, 정령의 연금술을 허락받은 제도인 예술은 사물에 얼굴과 정령을 만든다. 도시의 시간, 공간을 더듬어면서 거꾸로 도시의 얼굴을 그리는 공공미술은 도시의 정령을 만든다. 『거리의 회복』은 물화되고 익명화된 도시에 얼굴의 알레고리를 통해 실명(實名)과 교류를 실험한다.
이에 따라 』거리의 회복』은 2003년 서울 광화문의 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의 매트릭스를 그렸다. 형태가 질료에서 존재를 찾고 표현이 내용에서 당위를 찾는 상호 연관(relatedness)은 수평적 확장과 수직적 심화를 만들어낸다. 처소에 필요한 미학적 요소들의 확장과 심화는 예술/일상, 작가/관객, 형식/내용의 상호 연관이자 공공미술의 정체이다. ● 『거리의 회복』은 개체적 오브제를 지양하고 워크숍과 프로젝트 팀워크를 통해 출품작가의 공공미술에 대한 개별적 전망을 연대시키며 역할 분담에 따른 총체적 공간 체험의 구성을 시도한다. 놀이, 휴식, 여행, 명상, 소리, 색(色), 게으름 등 내용 단위들이 도시와 공공 문맥과 상호 간섭의 긴장을 형성한다. 개체 함몰적 주관을 총체적 관심으로 제어하는 한편, 사회적 통념을 예술의 인식 비판과 총체적인 주관으로 흔들어 물화(物化)를 경계한다.
형식에서도 미적 조형성은 공간성과 연대한다. 작가들이 키워온 매체의 자율성과 운동성은 르페브르의 공간과 새로운 문맥을 형성하도록 요청받는다. 작품과 공간은 연계된 총체(related whole)로 그 총체는 공간에 투사된 예술적 자율을 통해 삶의 자유를 이야기한다. 『거리의 회복』 출품작들이 한결같이 좌대를 제거하고 관객 접근과 사용, 즉 공공미술의 중요 특성인 public access를 기본 형식으로 전제한 것도 예술적 매개를 통한 자유를 공간을 통해 더불어 체험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만지다/쉬다/앉다/사유하다/놀다 등 공간에 담겨야할 자유의 형식화는 관객 배려일 뿐만 아니라 조형과 공간이 연대하는 형식의 모색이다.
『거리의 회복』은 창작과 수용의 수평적 관계, 소통의 회복을 희망한다. 순수미술에서 미학의 수직적 위계로 짓눌러온 공간과 관객은 단순히 아트 스페이스化의 대상이 아니라 소통의 또 하나의 주체이다. 작품은 소통의 매개체이고 작가는 우리 사회의 통념에 매몰되는 자유의 체험을 꺼집어내어 전하는 촉매자이다. 문화의 민주적인 실천은 만지다/쉬다/앉다/사유하다/놀다 등의 인간주의적 기능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객체와 대상으로 전락하는 동시대인을 반성과 비평의 주체로 재활시키는 촉매로 기능한다. 손상된 대중을 위한 새로운 문화적 전망의 필요성은 여전히 간절하다. ■ 아트컨설팅서울
Vol.20030601a | 거리의 회복_도시를 위한 아트 오브제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