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성민우展 / SUNGMINWOO / 成民友 / painting   2003_0528 ▶ 2003_0603

성민우_오로지_비단에 수묵_170×170cm_2002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성민우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03_0528_수요일_05:00pm

노암갤러리 NOAM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7(인사동 133번지) 2층 Tel. +82.(0)2.720.2235~6 www.noamgallery.com

山水에 대한 愛 ● 비현실적인 탈속의 세계나 사상체계를 주제로 하는 전통산수화는 그 정형성과 비현실성으로 인해 전근대적 회화장르로서 인식되어 왔다. 조선후기의 진경산수나 실재경치를 소재로 하는 실경산수가 전통산수의 틀을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 전통산수화가 그 형식화 된 관념성으로 인해 비판받아 왔다는 점은 바로 산수화의 현대적 변용을 기대하는 목소리라고 본다. 동양인 특히 한국인의 자연과의 합일사상, 탈속적 세계관, 회화와 사상의 결합가능성을 인식할 때 21세기 현대사회의 새로운 문화코드로서 산수화라는 장르는 새로이 그 가능성을 넓혀갈 수 있다고 본다. 현대사회에서 절실히 요구하고 있는 환경과 인간간의 합일, 자연친화 사상 등이 전통적 사상의 원리 안에서 이해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산수화의 현대적 변용은 전통산수에 내재되어 있는 정형성과 상징성, 그리고 동양적 사상의 체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것인 가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특히 산수의 소재로 취해지는 산과 물, 돌과 나무 등이 지닌 형상성과 상징성의 종합적 관념과 선택 기준에 대한 이해가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성민우_나무_비단에 수묵_80×80cm_2003

전통산수화 속에서의 소재의 관념성은 인간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러한 사실은 동양회화 자체가 인간의 삶과 연관되어 있음을 뜻한다. 나무에 대한 관념은 산수화에 있어 단순히 식물의 총칭이나 건축자재, 연료나 종이원료 등으로 쓰인다는 개념적인 것이 아니다. 서양미술에서 말해지는 극사실주의처럼 어떠한 생태적 상황을 묘사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 인상과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나무는 삶과의 관계 속에서 은유물로서 그 형상성을 취하기 위해 소재로 선택된다. 나무가 시사하는 것은 인간의 삶이다. 나무가 식물 그 자체로서가 아니라 그 생성원칙의 대상물로서 인간 삶의 대변자로서 우리 앞에 서게 될 때 그 나무는 가장 전통적이며 동시에 현실적 미감을 표현하는 상징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성민우_나무_비단에 수묵_각 250×80×100cm_2003_부분
성민우_나무_비단에 수묵_각 250×80×100cm_2003
성민우_나무_비단에 수묵_각 60×18×18cm_2003

산수의 관념성에 기울였던 나의 관심은 회화의 현실성 혹은 인간 삶의 반영가능성에게로 지속되고 있다. 전통적 관념산수의 정형성을 맹목적으로 뒤따르는 것이나 실재하는 경치를 사생의 형식으로 본따는 것만이 산수가 아니다. 인간 삶의 대변자로서 존재하는 동양적 회화로서의 산수화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현실적, 찰나적 시대성을 지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통이라는 범주 안에서의 산수는 근대 이전의 과거와 현대 이후의 미래를 이어줄 가장 관념적인 고리가 될 것이라 믿는다. 아무리 현상적이고 일시적인 성격으로 현대를 규정지으려 해도 그 시간적 연결고리를 끊어놓고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의 삶 아니겠는가. 산수의 정형성보다 더 무서운 사고의 정형성을 탈피하기 위해 나는 가장 관념적인 산수에 대한 애정을 키운다. 그리고 그것이 나무를 통해 형상화되고 있다. ■ 성민우

Vol.20030527b | 성민우展 / SUNGMINWOO / 成民友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