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재미있는 사진 이야기

진동선 지음

지은이_진동선∥발행일_2003_0517∥판형_신국판∥쪽수_384면 가격_15,000원∥ISBN_ 89-87987-43-4 03810∥도서출판 푸른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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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푸른세상 서울 중구 필동3가 41-2번지 3층 Tel. 02_2264_3646

『사진사 드라마 50, 영화보다 재미있는 사진 이야기』는 사진의 역사 160년을 드라마 형식으로 구성하고 각색한 책이다.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하되 드라마처럼 구성했으며, 객관적 자료에 입각하되 드라마 같은 내용으로 각색한 것이다. 책에 언급된 내용들은 실제 있었던 사건들이다. 단지 역사적 사건과 사건의 주체들과 함께 하지 못했기 때문에 추론하여 썼다고 한다. ● 사진의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_ 이 책은 사진의 역사를 이해하고, 무엇보다 역사가 재미없고 지루한 것으로 생각한 종래의 인식을 바꾸고, 역사 속에서 무엇이 더 중요하고, 무엇이 간과되어서는 안 되는 것인지를 알게 해주는 참고서와 같은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사진의 역사가 재미있는 사건의 연속이었으며, 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시대적 정황과 신화의 풍경을 내재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 책의 구성_ 이 책은 사진 발명에서부터 오늘의 디지털사진까지 총 50편의 사건과 신화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사진의 시작]은 19세기 사진의 출현에 따른 시대적 정황들을 이야기한 것이고, 2부 [근대사진의 시작-위대한 사진가들]은 20세기 초반부터 중반까지 활약했던 위대한 거장들의 사진과 예술혼을 이야기한 것이다. 3부 [현대사진의 시작-신화적인 사진가들]은 제2차 세계대전부터 1980년대 포스트모더니즘의 출현 직전까지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신화적 사진가들의 삶을 이야기한 것이고, 마지막 4부 [후기 현대사진의 시작-뉴 웨이브 사진가들]은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사진을 가장 강력한 우리 시대의 표현 매체로 자리시켰던 작가들을 중심으로 이야기한 것이다. ■ 도서출판 푸른세상

로버트 카파_오마하 해변_흑백인화_1944

20. 로버트 카파와 매그넘_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_ 1934년 5월 세느강이 바라다 보이는 아파트, 위스키를 조금 연하게 탄 커피를 한 모금 마시다말고 로버트 카파Robert Capa(1913∼1954)는 아무래도 어젯밤 카르띠에 브레송H. Cartier Bresson(1908∼ )에게 했던 자신의 말이 너무 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까지 몰아 부치려는 생각은 애초에 없었으나 그가 자꾸 나약한 말을 하는 통에 그만 자신도 모르게 쏘아 부쳤다. "그래. 초현실주의 사진가라는 딱질랑 떼. 포토저널리스트가 되지 않아도 좋아.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는다면 초현실주의를 견지해도 좋아. 그렇지만 움직여 그리고 그 불안한 꼴을 내게 보이지마."

까르띠에 브레송_셍라자르역 뒤_흑백인화_1932

22. 까르띠에 브레송_결정적 순간, 흔들리는 침대 위에서_ 1946년 4월 뉴욕의 새벽, 까르띠에 브레송Henri Cartier-Bresson 은 일찍 잠에서 깨었다. 4월의 끝자락에 있는 달력이 무색할 만큼 새벽공기는 아직 차가웠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러나 침대에서 일어나고 싶지 않았다. 여기가 어디인가, 낯선 방, 낯선 침대. 어슴푸레한 빛의 윤곽선을 따라 돌자 뷰먼트 뉴홀Beaumont Newhall 의 아파트라는 걸 알았다. 허리에 통증이 있는 걸 보니 지난밤 침대 쿠션이 상당히 출렁됐던 모양이다. 모처럼 세상 모르게 골아 떨어졌던 것이다. ● 1940년 여름 투르에서 독일군에 잡혀 3년 동안 포로수용소에서 지내는 동안 허리를 펴고 잠자리에 들어보지 못했다. 탈주에 성공하여 프랑스 레지스탕스에 참여했을 때도 제대로 숙면을 취해 본 적이 없었다. 두 번의 탈출극, 그러나 그때마다 잡혀 모진 고문을 당해 양쪽 관절이 성한 데가 없었다. 세 번째 마지막 탈출이 성공이었다. 마침내 꿈에 그리던 파리로 돌아올 수 있었다. 3년 동안의 수용소 생활과 탈주 후의 레지스탕스 가담으로 두 다리 펴고 잠을 자는 게 익숙하지 않았다. 이제 이렇게 전쟁이 끝나고 쿠션이 가장 좋다는 미제침대에서 하루 밤을 자니 숙면은 취했지만 얼마나 뒤척였는지 허리가 뻐근할 정도였다.

낸 골딘_침대에서 낸과 브라이언_컬러인화_1983

43. 낸 골딘_화끈함과 쓸쓸함에 대하여_ 1978년 가을의 보스턴, 낸 골딘Nan Goldin(1953∼)은 생의 의지가 이토록 질긴가를 스스로에게 물으면서 가을 햇살 저편으로 사라지는 한 무리 비둘기 떼를 바라본다. 고개를 숙여 워터프론트 공원을 가로지르는 한 쌍의 연인들을 바라보니 더욱 더 자신의 신세가 처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젯밤 늦게 걸려 온 탐의 전화는 하루종일 기분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지금 그가 내 마음을 알기나 알까. 내가 이토록 상심하고 있는 줄 조금이라도 헤아려줄까. 탐에 대한 원망과 그가 이제 떠난다는 사실이 워터프론트 공원을 떠나가는 가을 햇살처럼 안타깝기만 했다. ● 벤치 사이로 저 멀리 공중전화가 보인다. 문득 뉴욕에 있는 데이비드에게 전화를 하고 싶어졌다, 그이라면 지금의 내 마음을 위로해 줄 것 같았다. 주머니를 뒤지면서 한 발짝 발걸음을 공중전화 부스로 옮기기 시작한다. 데이비드 암스트롱, 그는 호모이고, 남자 애인 토미도 있다. 그런데도 데이비드는 나를 좋아한다. 우리가 서로 사진가라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고, 세상에 대한 생각과 삶의 방식에 대해 의견일치를 이루기 때문에 서로 통하는 친구 사이로 지낸다. 물론 이성적인 호감도 배제할 수 없어 그와 나는 마음만 먹으면 함께 침대에 들 수 있다. 이미 미술대학을 다닐 때부터 서로 애인을 바꿔 보기도 하고, 함께 살림까지 꾸려 본 경험도 있다.

『사진사 드라마 50, 영화보다 재미있는 사진 이야기』차례

1부 | 사진의 시작 1. 사진의 탄생- 사진, 발명인가 발견인가 2. 사진의 비밀- 누가 사진 탄생의 비밀을 묻는가 3. 사진 산업- 사진으로 인생 핀 사람과 쫄딱 망한 사람 4. 초상 사진의 의미- 너희가 초상에 대해서 아느냐 5. 예술 사진의 황금기- 사진이 영국으로 간 까닭은 6. 법정에 선 사진- 법으로 인정받은 예술 있으면 나와 봐 7. 예술의 환영- 예술에 살고, 예술에 죽고 8. 자연주의 사진- 나는 예술을 믿지 않는다. 과학을 믿을 뿐이다 9. 살롱 사진- 콘테스트여 살롱문을 열어다오

2부 | 근대사진의 시작 | 위대한 사진가들 10. 으젠느 앗제- 위대한 카메라의 서정 시인 11. 알프레드 스티글리츠- 사진, 맨하탄의 태양아래 빛나라 12. 스트레이트 포토- 알프레드 스티글리츠가 떤 진짜 이유 13. 291화랑- 리틀 갤러리는 293번지에 있었다 14. 회화주의 사진의 종말- 화랑에서의 스트립 쇼, 벙커에서의 아모리 쇼 15. 선수들의 만남-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와 폴 스트랜드 16. 휴먼 다큐멘터리 사진- 난 너희들이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17. FSA(Farm Security Administration) 사진- 사상 최대 작전과 워커 에반스의 선택 18. 필름은 악보, 프린트는 연주- 애덤스의 프린트 신화와 모홀리-나기 사진 19. 에드워드 웨스톤- 여자, 진실 그리고 사진 20. 로버트 카파와 매그넘-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21. 에드워드 스타이켄- 인간가족전의 환영과 스타이켄의 노림수 22. 까르띠에 브레송- 결정적 순간, 흔들리는 침대 위에서 23. 마이너 화이트- 아파추어와 젊은 마이너 화이트의 슬픔

3부 | 현대사진의 시작 | 신화적 사진가들 24. 로버트 프랭크- 영원한 아웃사이더의 눈 25. 윌리엄 클라인- 뉴욕·뉴욕·뉴욕 26. 게리 위노그랜드- 그해 여름은 뜨거웠네 27. 리 프리드랜더- 내 그림자는 밟지마 28. 해리 켈라한- 조형처럼 살다가 조형처럼 떠난 사람 29. 브루스 데이빗슨- 사랑에 속고 주먹에 울고 30. 다이안 아버스- 절망을 쏘다 31. 듀안 마이클- 나는 욕망을 꿈꾸고 싶다 32. 요제프 쿠델카- 고독한 유랑자의 시선 33. 에드 루샤- 26개의 주유소 습격사건 34. 로버트 애덤스- 인간들에 의해 변모된 풍경을 찍다 35. 리차드 아베돈- 화려한 패션, 차가운 시선 36. 윌리엄 이글스톤- 뉴 컬러를 찾아라 37. 에스코 만니코- 스칸디나비아에서 온 편지 38. 족 스터지스-그해 여름의 마지막 날 39. 애니 레이보비츠- 인간의 영혼을 담는 카메라

4부 | 후기 현대사진의 시작 | 뉴 웨이브 사진가들 40. 신디 셔먼-사진이 뭐길래 41. 바바라 크루거-잘 봐 너 곁에 누가 있는지 42. 샌디 스코글런드-굿바이 파라다이스 43. 낸 골딘- 화끈함과 쓸쓸함에 대하여 44. 조엘-피터 위트킨- 엽기의 원조라 불러다오 45. 마이크와 더그 스탄- 브루클린 익스프레스 46. 로버트 메이플소프- 섹스, 거짓말 그리고 핫셀블라드 47. 안드레 세라노- 뜨거운 것이 좋아 48. 즈벨르투 므데트와- 검은 신 하얀 악마 49. 마틴 파- 그 유원지에 가고 싶다 50. 페드로 마이어- 네 멋대로 만들어라

● 진동선은 사진평론가이자 전시기획자이다. 위스콘신대학교 예술학과에서 미술사와 순수사진을 전공했으며, 뉴욕주립대 예술대학원에서 사진비평을 전공했다. 계간『사진비평』수석편집 위원, 『2000광주비엔날레』전시팀장, 하우아트 갤러리 디렉터를 역임했다. 저서로는『현대사진가론』(태학원, 1998),『사진의 메카를 찾아서』(태학원, 2000),『한장의 사진미학』(사진예술사, 2001),『현대사진의 쟁점』(푸른세상, 2002), 『사진, 폭로된 정체-진실의 시뮬라크르』가 있으며, 주요 전시기획으로는 『앗제가 본 서울』, 『미명의 새벽』, 『퍼스널 컬러』, 『세계명작사진전』이 있다. 현재, 현대사진연구소장으로 있으며, 전시기획 및 사진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Vol.20030515b | 사진사 드라마 50, 영화보다 재미있는 사진 이야기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