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homeless

조수연 조각.설치展   2003_0514 ▶ 2003_0520

조수연_home+less_철, 라텍스_230×102×115cm_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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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창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6번지 창조빌딩 Tel. 02_736_2500

조수연은 집이라는 인간의 신체 외부의 연장선상을 잇는 주제와 서로 다른 이질적 질료를 사용해 현대 사회의 실존적 철학을 표현한다. 나에서 출발한 가장 가까운 타인인 가족, 그리고 집이라는 가장 가까운 환경 안에서 보여지는 현상과 심리적 관계는 외부의 사회적 구조와도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다. 그는 가장 단순한 집 구조의 형태를 통해 편안하고 안락한 공간, 가장 기대어지고 방패막이 되는 가족들간의 자연적 기능과 관계에 대한 기본열망을 표현한다. 그리고 내부적으로 라텍스고무, 철망, 유리, 못 등 서로 다른 이질적 재료를 사용함으로 가족이라는 자연적 실체적 관계, 기능, 질서는 사회적, 내부적 환경에 의해 여러 가지 대립적인 존재로 변질된 모습을 보여준다. 조수연의 재료들은 섬세함, 딱딱함, 반영, 투명성, 거칠음, 뾰쪽함, 부드러움 등의 은유를 통해 가족간의 심리적 관계를 드러내며 반영한다.

조수연_home+less_철, 유리, 라텍스_139×111.5×35cm_2002
조수연_home+less_철, 유리, 라텍스_139×111.5×35cm_2002_부분

「home+less Ⅰ」에서 조수연은 가장 기본적인 집 이미지에서 차용된 구조로 철근을 만들어 세우고 라텍스 고무를 무작위로 잘라 일일이 낚싯줄로 기워 거친 질감으로 만들어 집 외벽을 둘러쌓았다. 집안에는 사람이 들어가서 직접 키고 끌 수 있는 백열등을 설치하였고 그 빛은 라텍스고무를 통해 반투명의 빛으로 외부에 새어 나온다. 한 사람이 들어가면 넉넉하고 두 사람이 있기에는 비좁은 듯한 공간과 상처투성이인 피부의 느낌과 비슷한 라텍스의 거친 봉제는 편안하지만은 않은 가정의 모습을 암시한다. 가장 안락하고 편안한 대상인 집과 가정은 한편으로 내밀하게 숨겨진 비극적 개인사들을 품고 있다. 부드럽게 새어 나오는 반투명한 불빛을 통해 가족간의 아픔과 상처는 드러나지 않고 모호한 정체성으로 이웃에게 전달된다.

조수연_home+less_인조털, 못_37×53×30cm_2002
조수연_home+less_라텍스_가변크기 설치_2002

조수연의 「home+less Ⅲ」을 보면 부드러운 인조모피로 외벽을 치장한 집 내부는 날카로운 못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다. 부드러운 털 질감에서 암시된 형식적이며 포장된 가족의 구성원은 검고 날카로운 못으로 은유된 극도로 긴장되며 불안한 위기 관계를 나타낸다. 서로 다른 질감과 균형이 맞지 않은 비례를 통해 보여지게 되는 내부구조는 환경이 아닌 가족간의 불안정하며 아슬아슬한 심리적 구도를 나타내고 있다. ● 「home+less Ⅳ」에서는 단순한 철근구조 위에 살짝 얹혀있는 봉제된 라텍스고무로 만들어진 형태의 외벽을 볼트 너트로 고정시켜 지탱하게 한다. 도시에서 서로 다른 형태의 집의 모양을 하고 연립해 있지만 각각의 불완전한 모습에서 누구나 상처투성이의 가족사를 안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조수연_home+less_철, 라텍스_가변크기 설치_2002

「home+less Ⅵ」은 길고 높은 철골 사각의 구조물위에 놓여진 철망의 외벽 안에 쪼그라진 형태의 라텍스고무 집이 설치되어 있다. 길고 높은 철 골조와 철망을 통해 집과 가정은 기대하고 희망하는 이상적 존재이나 쪼그라진 형태를 통해 여전히 다가가지 못하는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다. ● 조수연의 「home+less Ⅴ」에서는 유리로 된 집에 두 개의 인형 얼굴이 마주보고 있고 그 사이에는 유리거울로 된 벽들이 겹겹이 쌓여 있다. 실제로 마주보고 있지만 쌓인 유리거울 통해서는 서로의 모습조차 확인 할 수 가 없다. 단지 메아리로 돌아오는 자신의 모습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조수연_home+less_철, 라텍스_342×27.2×21.5cm_2002

나를 비롯해 가족은 끊을 수 없는 실존적 존재며 늘 대화하는 일상의 관계다. 틈이 있어도 쉽게 화합될 수 있는 관계며 또한 그렇기에 더욱 멀어질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복잡한 현대사회의 구조 속에서는 가정들의 실체와 정체성은 더욱 모호하다. 가족의 구성에서부터 사회적 상황, 개인적인 문제, 개체간의 갈등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조수연은 불안과 위기의 현대사회에서 잃어버린 자아에서부터 출발한 가족의 관계를 그에 적합한 물질로 대입시켜 표현하였다. 조수연의 작업은 철학적 개념과 재료의 섬세한 선택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단순하면서도 감성적인 세련된 조형미 또한 보여주고 있다. ■ 김미진

Vol.20030514b | 조수연 조각.설치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