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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3_0502_금요일_06:00pm
참여작가 박태규_박일구_이정록_김영태_윤남웅 최대주_신창운_정선휘_김진영_김숙빈
2003_0417 ▶ 2003_0501 롯데갤러리 광주점 광주광역시 동구 대인동 7-1번지 롯데백화점 8층 Tel. 062_221_1808
온라인 전시_미술행동 www.artmov.com
까페시월 서울 마포구 서교동 367-2번지 Tel. 02_336_8406
『광주천에는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더군요-샘골에서 유덕동 24킬로미터』 ● 이번 전시는 "눈높이를 어디에 두어야 하나"라는 물음이다. 여기서 눈높이란 삶의 방향일 수도 있고, 더불어 사는 사람들의 모습일 수도 있으며 삶의 깊이를 가늠하는 좌표일 수도 있다. 눈높이를 낮추어 보면 평소에 무심히 지나치던 사물에 대해 못 볼 것도 보고 볼 것도 좀더 자세히 볼 수 있으니 자연히 애정과 사랑이 솟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눈높이를 좀더 높게 보면 삶의 군상들이 자기 잘난 맛에 주변을 아랑곳하지 않는 볼상사나운 모습을 볼 수도, 아니면 서로가 갖출 것과 갖추지 말아야 할 것을 아는 안분지족安分知足의 사랑스러운 모습도 보인다. 이런 제반 사항에 대한 물음이다. ● 환경을 생각하자는 발제에 의해 우리 주변을 둘러보고, 또한 '물'을 생각하다 보니 자연히 우리의 삶과 가장 밀접한 광주천을 떠올린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광주생활이지만 광주천의 소중함을 알면서도 빗겨 가는 생활이었다. 천변도로를 통해 언제나 자동차 속에서 지켜볼 뿐이었고 스쳐 지나가는 모습이었다. 생활폐수를 묵묵히 받아들여야 하고, 생활의 편리에 의해 주변 유입하천의 복개, 주차공간 및 생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콘크리트 일색, 식수원을 위한 몰지각한 담수화로 유속량의 부족을 알리는 경고음을 자동차 속 라디오를 통해 먼 산 바라보듯이 감미롭게 흘러 보냈다.
이런 광주천의 피폐한 모습을 눈높이를 낮추거나 높여서 보자는 것이다. 그리 오래되지 않아 광주천에서는 멱도 감고, 우렁이도 잡고, 지렁이를 잡아 파는 사람들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우리가 동네 꼬마였을 때의 풍속도이다. ● 무등산 샘골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광주천에 유입하여 생활폐수와 뒤엉키고 생활의 편리를 위한 양동복개 상가를 지나 이 모든 쓰레기가 유덕동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인위적으로 정화된다. 물론 얼마나 정화되어 극락강 줄기에 합류될 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땅 광주의 중심부를 동서로 유유히 흐르는 광주천은 언제부터인지 쓰레기를 옮겨 나르는 물길이 되어 버렸다. 우리의 사랑과 애정이 있으면 변화시킬 수 있다. '어떻게'라는 물음을 이번 전시를 통해 가져보는 것이다. ● "광주천에는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더군요."이번 전시는 환경에 대한 우리들의 눈높이를 알아보는 전시이다. 우리 주변의 자연환경 가운데 물에 대하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막연한 생각을 주체(나)의 삶 속에 끌어들여 주체와의 관계성을 규명 짓는 전시이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자연히 '나(주체)로부터'라는 화두를 가지고 접근한다. 주체라는 개체 속에서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방법을 미술이라는 언어를 통해서 찾아보는데 전시의 의미가 있다.
샘골에서 유덕동까지 24킬로미터라는 구체적인 언급은 '현장답사'라는 행위적 물음이다. '샘골'은 장불재 밑 300미터 아래에 있는 샘으로서 광주천의 발원지의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유덕동'은 샘골에서 흘러나온 물이 광주천을 지나 극락강과 만나는 지점까지를 말하며 그 지점에 광주천의 오폐수를 정화시키는 종말처리장이 위치하는 곳이다. 실질적으로 도심하천이라고 하는 광주천은 화순 너릿재 터널 전 용현동에서 유덕동 하류를 일컬으며, 이 지역의 환경오염과 오염방지 및 환경 친화형 하천을 일구는 주된 논의는 이 지역에 한정한다. 답사는 2003년 2월 11일 제2수원지 용추폭포 답사를 시작으로 매주 실시하여 4차 유덕동 하수종말처리장 현장답사를 끝으로 광주천 답사를 마무리하였다. 그리고 답사진행 과정에서 임동욱 교수(미생물전공)의 광주천 자생식물의 생태계, 하천을 정화시키는 들풀에 대한 설명과 조진상 교수(도심하천전공)의 도심하천으로서 광주천의 역할과 환경친화 하천의 바람직한 모델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답사를 진행하였다. ●'환경'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을 의미한다. 자연이란 스스로 그렇다는 사전적 의미이다. 즉 스스로 제어할 수 있으며 자정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는 것이다. 그런 자연환경이 자생력을 잃어가고 있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인간의 욕심과 무관심 속에서 고유한 빛깔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이번 전시는 개개의 주체 속에서 또는 우리라는 전체 속에서 욕심과 무관심에 버려진 광주천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혹자는 '지금 한참 광주천 상류에서부터 점차적으로 자연형 하천을 복원하고 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맑은 물에 물고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보았던 광주천 복원현장은 인위적인 자연이었다. 그럴듯한 자연스러움과 허겁지겁 응급처치 하여 온몸에 잔뜩 붕대를 감은 모습이었다. ● 물은 흐른다. 흐름 속에서 생명력을 느낄 수 있으며 정화할 수 있는 자생력도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광주천의 고여있는 물은 고여있지 않은 지역보다 악취가 심하였으며, 특히 복개하천의 유입부분은 오폐수의 부유물들이 지천에 널브러져 있었다. 물론 그런 곳에서도 물고기는 살고 있었다. 지나치리 만치 비대한 모습으로…. 하천이 하천으로서 이름값을 하기 위해서는 생태하천으로서의 기능을 말할 것이다. 물이 흐르는 하천에는 온갖 동식물이 서식하는 곳이다. 어느 한 부분을 과장하여 생활의 편리로 끌어 들 일수는 없는 것이며, 그것으로 생태하천의 바로미터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가 본 광주천은 일정부분 환경친화 하천으로 탈바꿈을 하고 있었고, 일부 상류 구간에는 제법 그럴듯한 유속량과 들풀이 자라나고 있었으며, 시민들의 발걸음이 잦은 곳이 있었다. 그러나 이곳마저도 전시행정의 일환으로 미생물이 부유하거나, 생태식물이 자연서식하기에는 온전치 않은 인간중심의 편의 구조가 일색이었다. 하천은 얼마간 보기 흉하더라도 자체 생태 사이클이 보존되어야 궁극적인 하천으로서의 제 기능과 역할을 가질 수 있으리라 본다. 많은 예산을 들여서 상류지역의 하천 모습과 하류지역의 일변도는 아파트주변의 녹색공간이 자리잡을라치면 재건축 운운하는 경제 논리에 휘둘리는 모습을 연출할 수가 있다. ●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의 혜택 속에서 살고 자연으로 돌아간다."자연보호헌장의 첫 구절이다. 자연은 개발의 대상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자연 그 자체이다. 자연환경이 파괴되면 더 이상의 삶이 존속할 수 없는 것이다. 쉽게 파헤쳐지고 개발되어 없어진 주변을 볼 수 있다. 어느 순간 우리는 우리의 후손을 기약할 수 없으며, 꿈을 얘기할 수 없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그날을 맞이할 수 있다.
환경 친화적인 광주천의 모습은 무엇일까. 우리가 바꿀 수는 없지만 손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 '나'로부터 변화할 수 있는 광주천에 대한 눈높이는 무엇일까. 답사 이후 전시를 진행하면서 참여작가들과 논의한 부분이다.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마도 환경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관심으로부터 시작한 애정은 적지만은 많은 부분을 변화시킬 수 있다. 즉 애정이 있으면 생활 오폐수를 적게 버릴 것이고, 점차적으로 생활 속에 없어서는 안될 정도의 위치에 광주천은 자리하게 될 것이다. ● 또한 무등산에서 머금은 물이 흘러 하천에 유입되며, 그 속에서 모든 생명체들이 어우러져 삶을 일궈낼 수 있는 무관심 아닌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나친 관심은 개발 일변도, 무관심은 오폐수의 투기라는 등식이 아니라, 하천이 제대로 흐를 수 있는 관심과 그 속에서 생활의 여유와 휴식을 같이할 수 있는 친근한 하천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한동안 우리는 주변의 산과 하천을 잊고 살았다. 잘살아보기 위해서 어느 정도 먹고산다 싶더니 온통 개발로 주변 산천이 시름을 앓고 있다. 우리가 만들어 온 현상이고, 우리가 치유해야 할 정신병이다. ■ 박성현
Vol.20030502a | 광주천에는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더군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