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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3_0423_수요일_06:00pm
참여작가_김영윤_황성정
갤러리 썬앤문 서울 종로구 관훈동 30-9번지 청아빌딩 2층 Tel. 02_722_4140
두 명의 목수가 화랑 안에 방을 짓는다. 이들은 작가이기 이전에 목수로서의 시각과 역할에 충실한 '방 짓기' 작업을 보여준다. 모든 목수가 그러하듯이 이들은 반듯한 자재를 구하여 귀에 연필을 꽂은 채, 각목에 각도를 계산하면서, 열심히 정확하고 목적에 맞는 방을 짓고자 최선을 다한다. 조명과 칠공사 등 내부마감 후 소파, 비디오 등 비품을 들여놓자 비디오방이 완성되었다. 평범한 비디오방 완공. ● 전시에서 작가는 비디오 방안에서 불특정한 누군가가 불특정한 비디오를 감상하거나 불특정한 행동을 할 수 있는 전적으로 자유로운 시공간을 제공한다. 비디오방은 우리 사회에서 밖과 안의 기능이 다른, 대표적인 코드로서 선택된 방이다.
user는 비디오방의 밖과 안을 모두 본다. 목수의 시각(어떤 기능과 의미를 위해서 만들어질 때의 처음 목적)과 사회적 기능(user가 이용함으로서 공간이 다양한 의미와 구실을 가질 때)을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방안으로 들어가면 쉽게 접할 수 있는 평이한 비디오방이고, 방의 벽 외부는 목수의 거친 마감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것이 비디오 방이 용도변경 가능한 기능을 갖기 전, 목수가 바라보는 시각의 '방 짓기'작업이다. 비디오방의 이러한 과정은 최초의 생산자(작가 혹은 목수)가 가졌던 순수제작동기와 관람자(user)의 관점이나 이용목적은 다를 수 있다는 면에서 순수미술이 인식되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문화는 그 내용의 '급'에 따라서가 아니라 개인(user)의 특성과 수준에 따라서 인식된다. '나'는 항상 '나' 이지만,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결국 타인에 의해서 특성 지어지듯, '공간'도 '문화'도 수많은 개인으로 이루어진 대중에 의해서 사회적 성격을 부여받는다. 이 전시는 이를 단지 차이로서 인식 할 것인지, 본래에 더해진 특성으로 인한 변화로서 수용할 지에 대한 고민을 드러낸 것이다. ● 우리가 생활에서 겉과 안이 다른 많은 경우와 부딪칠 때, 그 순간 순간 이러한 사실을 예민하게 인식하는 경우는 드물다.
화랑에 재현된 비디오방을 여러 개인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면서 비디오방을 '비디오를 보는 방' 이외의 성격을 부여하는 과정을 통해, 다르거나 다양한 비디오방을 체험하게 된다. user는 이 과정에서 세 번의 시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 ● 1) 화랑에 들어와서 2) 비디오방에 들어가면 비디오가 돌기 시작하면서 비디오영상에 힘입어 온전히 비디오방으로서 몰입하게 되며, 3) 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 다시 화랑으로서 지각하게 된다. user가 비디오방에서 화랑으로 나오는 순간 시공간의 낯설음을 경험하면서 이 상황을 인식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 전시에서 의도된 부분은 바로 이 몇 초의 찰나이다. ■ 오형주
Vol.20030427a | 방 프로젝트_목수 바라보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