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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3_0416_수요일_05:00pm
조흥갤러리 서울 중구 태평로1가 62-12번지 조흥은행 광화문지점 4층 Tel. 02_722_8493
촌각을 다투며 투쟁하듯 살아가는 삶 속에서도 문득 둘러보면 그것들과 무관한 듯 자유로이 부유하는 이미지들과 만나게 된다. 하늘, 나무, 구름, 식물, 달... 이런 것들은 이미 시간의 지배에서 벗어난 해탈자같이 보인다. 빠르기도 아주 느리기도 혹은 정지한 듯 하기도 하다. 가끔 우리의 시간을 그것들과 같은 호흡으로 할 필요가 있다. 굳이 맞추어야 할 필요가 없는, 그리고 굳이 무거워야 할 필요가 없는 가벼운 호흡으로 살아도 되지 않을까. 이번 전시는 그런 이미지들을 매개체로 하여 인간의 삶의 무게에 대한 강박관념들로부터의 탈출을 시도하는 회화작품들을 선보인다.
상념1 ● 인간은 중력과 직립보행으로 인해 디스크라는 아픔을 겪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무게감은 단순히 중력 때문만은 아닌 것이다. 몸이 디스크로 신음하듯 우리의 머리와 마음 역시 강박관념이라는 디스크를 앓고 있다. 삶의 의미에 대한 무게감으로 인해 스스로를 얽어매는 강박관념. 이 강박관념은 나다운 것과 나답지 않은 것에 대한 끊임없는 양갈래의 상황을 야기한다.
상념2 ● 그림을 그려왔고 앞으로도 그리고 싶은 나. 이 희망 앞에서 새삼 뒤늦을지도 모르는 질문에 고민한다. '나 다운 것에 대한 집착과 나 답지 않은 것에 대한 열망 사이에서의 고민'이 그것이다. 전자는 강박관념의 소산이다. 소위 예술을 해야한다는 것에 대한 막연한 중압감이 주는 '복잡성과 의미부여'로 인해 스스로를 틀에 가두어 둔다. 후자는 강박관념의 해체에 대한 희망이다. 스스로도 모르고 있던 마음의 변방을 둘러보며 그것들을 나다운 요소로 인정하는 과정이다. 가벼움에 대한 인정, 그리고 그 가벼움이 주는 여유를 만끽하듯 그림을 만끽하고 싶다.
상념3 ● 나의 작업에 등장하는 수많은 나무들과 숲과 하늘-이것들은 우리를 둘러싼 모든 인공적인 환경들과 대치하고픈 가벼움과 휴식의 상징들이다. 더불어 '관계'하는 모든 것들과는 '관계' 없이 바로 '그 어느 지점'에서 살아 숨쉬는 존재의 상징들이기도 하다. ● 문득 깨닫는다. 그림은 정복해야 할 에베레스트가 아닌 산책해야 할 뒷동산과 같은 의미라는 것을... ■ 조경선
Vol.20030415a | 조경선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