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ona

Ferid Agi 회화展   2003_0410 ▶ 2003_0426

Ferid Agi_Corona 02_천에 유채_38×33cm_1999~2002

초대일시_2003_0410_목요일_06:00pm~09:00pm

시공간 프로젝트 brainfactory 서울 종로구 통의동 1-6번지 Tel. 02_725_9520

Ferid Agi의 작품은 크게 내용과 형식으로 나누어 생각해야할 것 같다. 우선 내용으로는 왜 25세의 젊은 나이 때부터 장장 13년 동안을 '지도'라는 한가지 이미지만을 가지고 매달려 왔는지를 따져보아야 한다. 보통 작가들은 마음내키는 대로 하고싶은 작업을 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그 어떤 작가라 하더라도 자기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 작업을 끈기와 생명력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예는 아주 드물다. 물론 아주 어렸을 때의 기억이나 경험이 잠재의식에 내재되어 있다가 작업으로 튀어나오는 수가 종종 있다. ● Ferid Agi의 경우 왜 본인이 '지도'를 모티브로 작업을 하고있었는지 심각하게 고민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인터뷰를 하면서 위성사진 또는 지도의 이미지들이 무슨 상징적 의미를 지니는가 하는 질문에 "어쩌면 이제는 지도상으로는 돌아갈 나라가 없어진 타타르족이라는 본인의 인종적 배경이나 미국에서 이민자로서 살아야 했던 것들이 작용하지 않았나"하고 털어놓았다. ● 따라서 Ferid Agi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과 동시에 해답으로 지도의 이미지들을 차용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물질적 위치를 찾아주는 단순한 지도의 의미를 넘어서서 정신적이며 종교적인 질문과 해답까지 포괄하고 있다.

Ferid Agi_Corona 12_천에 유채_38×33cm_1999~2002

Ferid Agi의 '지도그림'들은 1990~95년 사이에 10개의 커다란 캔버스에 오일 페인팅으로 시작하였다. 번호가 그대로 제목에 붙은 그 연작들은 차트와 그래프들을 그대로 차용한 매우 그래픽적 요소가 강한 작업들이었다. ● 그후 1996년 「Geomorphic Study」란 제목이 붙은 목탄과 오일스틱만을 사용한 31개의 흑백 시리즈를 제작하였는데, 위성사진을 차용하여 변조시키는 작업이 이때부터 시작이 된다. 그 다음엔 「무제」라는 제목이 붙은 네바다주의 핵무기 실험 연구지역의 사진들을 사용해 10점의 작은 오일 페인팅을 제작하였다. 그 다음으로는 「Empty Set」라는 30점이 넘는 연작을 제작한 후, 마지막으로 이번에 전시되는 「Corona」시리즈 30점을 99년부터 시작 2002년에 완성시켰다.

Ferid Agi_Corona 23_천에 유채_38×33cm_1999~2002
Ferid Agi_Corona 24_천에 유채_38×33cm_1999~2002

형식면에서 Ferid Agi의 작품 제작과정을 살펴보자면 30개의 리넨 캔버스들을 벽면에 빽빽이 붙여놓고 테크닉적으로 선들을 그려나간다. 그 선들은 작은 붓으로 다시 다듬어진 후, 얇은 페인트 겹으로 가려진다. 이 공정을 장장 3년동안 지속적으로 반복하는데 그 과정에서 선들은 각자 생동감 있고 개성있는 형태로 재구성되며, 나름의 의미를 지니게 된다. 3년간 겹겹이 쌓여진 이미지들은 처음엔 불투명하게 가려져 있다가 오일물감의 특성상 얇고 반투명하게 마르면서 밑에 파묻혀 있던 이미지들이 은근하게 떠오르면서 살짝 배어져 나와 눈 앞의 매력을 더하게 된다.

Ferid Agi_Corona 02_천에 유채_38×33cm_1999~2002

Ferid Agi는 이런 작업과정을 설명하면서 "초기에 그려놓았던 드로잉들은 몇 번의 덧칠 공정을 거치면서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지 방향을 암시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작업 종반부에 이르러서는 제작의 주체가 작가가 아니라 오히려 페인팅들처럼 느껴지곤 한다."고 작품 스스로에서 생겨나는 생동감을 강조한다. ● Ferid Agi의 13년에 걸친 지도 연작들은 앞서 말한 것처럼 크게 5가지의 연작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번에 소개되는 「Corona」시리즈는 3년 동안의 연작이라기보다는 13년간 그가 끈기 있게 진행해온 여러 시리즈들 중의 최종 결과물인 셈이다. ■ 시공간 프로젝트 브레인펙토리

Vol.20030410a | Ferid Agi 회화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