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갤러리 카페 한티 路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3_0330_일요일_02:00pm 경매파티_마지막 날 2003_0525_일요일_02:00pm
참여작가_강경아_권오길_김진숙_박현주_서은영_조민희_충북대 버스 정류장팀 찬조출품_이승희_윤현옥 책임기획_윤현옥
한티라는 지명은 신성한 터라는 우리말입니다.
갤러리 카페 한티 路 서울 마포구 창전동 5-81번지 2층 Tel. 02_334_9136
신촌에서 홍대로 들어가다 보면 걷고 싶은 문화거리의 일부인 한티 오거리가 나온다. 한티 오거리를 중심으로 주위에는 미술인들이 드나드는 쌈지스페이스, 대안공간 루프가 있고 한국무용의 요람인 창무회 및 언더그라운드 음악인들의 창작실들이 곳곳에 있다. 또한 산울림 소극장과 미술학원들이 밀집해 있다. 그야말로 젊은 문화의 중심 거리라 할 수 있는 곳이다. 그 한티 오거리의 와우산 쪽 언덕 초입 모퉁이에 '한티 路'라는 아담한 갤러리 카페가 있다. ● 이 공간의 주인은 이 동네에 넘쳐흐르는 예술끼에 매혹되어 사람들이 모이고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음이 분명하다. 그리고 지금 그 예술끼를 다시 갤러리라는 방식으로 흡수해 보려고 한다. 사실 갤러리는 미술품 전시 시장이다. 그리고 카페는 사람들이 만나고 담소하는 곳이다. 도대체 이 어정쩡한 양다리 걸치기는 무엇일까? 갤러리-카페라니… ● 이 작은 공간의 주인은 두 공간을 합성해서 싸이보그 공간이라도 만들려는 것일까. 그러나 들추어보면 그 두 공간에는 공통점이 없지 않다. 우선 사람들이 모이고 만난다는 것이고 그 안에서 소통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사실을 말하면 갤러리만의 운영과 카페만의 운영으로는 만족스럽지 않기에 두 기능의 합성으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는 듯이 보인다. ● 즉 카페만으로는 그 동네의 예술끼를 좀더 적극적으로 끌어들일 수 없고, 갤러리로만 운영하기에는 우선 시작단계의 재정적인 어려움을 생각할 수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은 경기상황에서는 하나의 모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두 기능이 복합된 공간에서는 부담 없이 차를 마시면서 느긋하게 전시된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카페의 인테리어가 주기적으로 바뀌어 공간에 신선함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전시기획으로 예술적 체험의 기회를 넓히고, 나아가서 참신한 작가를 발굴해 소개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고 한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겠지 ● 작고 별로 돈도 많아 보이지도 않는 이 공간의 주인은 어떻게 작가들은 발굴하고 키우겠다는 것일까? 우선 그 첫 전시의 면면을 살펴보는 것이 그 방향을 가늠할 힌트가 될 듯하다. 말하자면 개관전으로 열리게 되는 『유치ㆍ찬란』展은 그가 작년도 송파구에서 있었던 『재건축 프로젝트』전을 방문하고서 그들을 지목하여 초대함으로 이루어졌는데 파격적이게도 그들은 아직 학생들이고, 그 전시와 교내전을 제외하고는 발표를 한 적이 없다. 학생작가들과 한티 路 대표, 기획자는 전시를 위해 서울과 청주를 오가며, 또 사이버 상에서 수많은 대화를 나누고 회의를 하면서 함께 전시를 만들어 나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전시는 시시각각으로 모양과 색을 갈아입고, 계속 변화를 모색했으며 그래서인지 생동감이 살아있다. ● 한티 路의 운영자는 앞으로 가능성이 엿보이는 작가 혹은 참신함이 돋보이는 작가들이나 최고의 작품성을 지닌 작업만을 엄선해 연령과 틀을 벋어나 전시에 초대할 계획이고 후원하려고 한다. 한티 路가 안목이 높은 선정위원회 체제를 갖춘 것도 그런 의도의 일환이라 읽혀진다.
마음먹은 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 '한티 路'는 여러 종류의 예술인들이 막 뭔가를 모의하고 무언가 일을 꾸미는 냄새가 난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공동 분모를 찾고 더불어 살자는 의도도 은근히 배어난다. 한티 오거리가 문화 명소로 자리 매김을 할 터이기 때문이다.
전시장 풍경_신규방적 환타지 ● 그 오거리에서 와우산을 바라보는 모퉁이, 색색의 천들이 조각조각 이어진 작품-『재건축 프로젝트』의 충북대 버스정류장팀 제작-이 '한티 路'의 외벽 한면 전체를 덮게 될 예정이다. 이 경우는 작품의 재활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렇게 열려있는 작업의 경우 병에 담긴 물처럼 장소와 시간에 따라 다른 작품으로 설치되고 보여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마도 이 대형 현수막을 보면 어느 정도 내부의 전시를 감 잡을 수도 있겠다. ● 『유치ㆍ찬란』展이 열리는 '한티 路'에 들어서면 수많은 손들이 방문객들을 반기게 된다. 이 손들은 『재건축 프로젝트』에 나무를 쌌던 팔나무로부터 시작해 6명 작가들의 개성과 색깔로 새로 태어난 작업들이다. 그림이 있는 뭉툭한 손, 병 위에서 외치듯 혹은 환호하듯이 서있는 작은 손들, 손가락까지 섬세하게 만들어진 등신대의 얼굴 없는 여인의 인형…. 작품은 대부분 실내공간과의 실용적인 어울림, 쓰임이 전제로 제작되었으며 『재건축 프로젝트』展의 중요 재료였던 천의 매력에 천착하는 작업들이 주를 이루고, 그 수공예적인 섬세함으로 바느질을 하는 숨소리들이 들릴 듯하다. 그래서 아마도 여성들이 갖는 규방적 환타지의 일부를 엿보는 즐거움과 은밀함이 이 전시를 들여다보는 매력의 일부가 되지 않을까… ● 작가를 꿈꾸며 대학에 들어가고, 그 꿈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고민하는 많은 작가지망생들, 미대 학생들을 대신한 이러한 시도가 유치하기만 할 것인지, 어리고 어리지만 빛나고 빛날 것인지 기대된다. ■ 윤현옥
Vol.20030331a | 유치ㆍ찬란_신규방적 환타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