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는 예,뻤,다!

김진경 영상설치展   2003_0318 ▶ 2003_0328

김진경_제이는 예,뻣,다!_비디오 영상_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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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갤러리 서울 중구 충정로 1가 68번지 Tel. 02_3701_5760

김진경의 작업은 순수하다. 그다지 복잡하지 않고 별 군더더기 없이 솔직하게 표현한다 또한 상당히 유연하다. 한곳에 머물러서 반복하는 작업이 아닌 살아서 숨쉬며 생동감 있게 다가오는 작품을 만들어낸다. ● 뉴욕에서부터 설치와 영상을 하던 그는 딱히 마땅한 작업실이 없는 상황에서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작업하기 좋은 매개체를 찾다보니 설치와 영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 언젠가 이런 질문을 작가에게 한적이있다. 그렇게 현장에서 직접 뛰어야하는 일이 힘들지 않느냐고, 그럴땐 어떤 마인드인지..? 위의 질문에 김진경은 어린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변신 로보트를 예로 들었다. 때로는 자동차가 됐다가 위급한 상황에선 로버트로 변신해 버리고, 조립이 가능하기도 하고, 다시 합해졌을 땐 새로운 무언가가 되는 것, 그러나 꿈과 희망을 안겨주며, 부담되지 않는 즐거움처럼 그의 작업은 하나이지만 변화물상하며 즐겁다. ● 이번 개인전은. 제이라는 장애인을 통해 그의 새로운 변신 로보트를 기대할 수 있다. 제이(장애인) 가 갖고 있는 욕망과 바람을 비디오 영상과 이미지로 구성된다. ● 또한 작가가 바라보는 그녀에 대한 비주얼적인 욕망과 현실에서의 변할 수 없는 구조들과 맞물리면서 마치 하나의 프로젝트가 되어버린 이번 전시는 자못 색다른 미적 접근이 될 것이다. 예컨대 비디오 영상작업을 찍기 위해 제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전거를 배웠고, 않하던 화장을 해봤고, 사람들이 많은 거리에서도 무용을 하고, 등등을 찍은 화면 위에 동시에 인위적으로 효과를 준 컴퓨터 기법들이 하나의 영상이 되어서 전시장 한쪽 면을 장식하게 된다. ■

김진경_제이는 예,뻣,다!_비디오 영상_2003
김진경_제이는 예,뻣,다!_비디오 영상_2003

"사진 속 인물이 누구에요?"보는 이들마다 공통적으로 묻는 질문이다. 어떤 사람은 여장남자로, 또는 게이로 생각한다. 그러나 사진 속 어색하게 웃고있는 여자는 바로 작가의 친언니. 딸부잣집의 맏딸로써 지체장애인이다. 오랜 유학 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마주친 언니의 모습은 더 이상 동정의 대상이 아니었다. 작가는 오히려 언니의 당당한 자신감과 대담한 자기표현에 놀란다. 언니가 지니고 있는 알수 없는 매력에 점점 빠져들게 된 것이다. 그래서 준비하게 된 것이 이번 프로젝트.

김진경_제이는 예,뻣,다!_비디오 영상_2003
김진경_제이는 예,뻣,다!_비디오 영상_2003

#1. 화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제이로 명명된 여인은 드레스를 입고 짙은 화장을 한채 화면을 응시한다. 그녀에게 작가는 짓궂게 묻는다. "언니, 예쁜 것 같애?", "어떤 모습이 더 좋아?" 그러면 수줍은 듯 제이는 스스로를 다른 사람 같다며 지금의 모습에 만족해한다. 그리고 애써 참는 웃음. ● #2. 명동 한복판에서의 댄스. 원래 교회에서 율동하기를 좋아하는 제이. 그녀는 활달한 모습으로 친구들을 주동하며 율동하기를 좋아한다. 거울을 보고, 때로는 교회에서, 그리고 이번 작업에서는 명동 한복판에서 무용을 한다. 쭈뼛거릴 거라고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제이는 너무도 당당하면서도 열심히 춤을 춘다. 이번 작업을 통해 제이는 자신과 가족도 몰랐던 또 다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 #3. 제이, 자전거를 타다. 세번쨰 장면은 자전거를 타는 제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배운 자전거타기는 짙은 화장과 품위 있는 옷차림이 주었던 것과는 또 다른 자신감을 준다. 작가는 그러한 그녀가 진정으로 예뻤다. 이번 프로젝트는 매우 단순하다. 명쾌한 제안과 과정과 결론이 있다. 영상미나 특수한 기법들이 돋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관계를 설정하고 성장과 계발을 하도록 돕는, 장애인을 단순한 볼거리로 제공하는 것 이상의 프로젝트로써 가치가 있는 것이다. ■ 성윤진

Vol.20030318b | 김진경 영상설치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