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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고도 서울 종로구 명륜동2가 237번지 아남주상복합 301-103호 Tel. 02_742_6257
세번째 『Make-Up』展에 부쳐.. ● 우리들은 10여년 전에 만났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Make-Up』이라는 전시를 두번 치렀으며, 해체는 아니고 그냥 가끔 만나 술만 마셨습니다. 그러면서 20, 30대에서 30, 40대로 바뀌었습니다. ● 우리는 가끔 만나 술만 마셨지만, 그래도 작가란 무엇이고 작업이란 무엇이고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러면서 1996년, 1997년 두번 진행되다가 중단된 혹은 하다가 만 『Make-Up』전시 얘기도 간간이 했습니다.
1996년 첫번째 『Make-Up』전의 서문에 이렇게 씌어 있더군요.「'Make-Up'은'장르 넘나들기'전이다. 사진에 그 무엇을 더해 '화장'을 하고 있고, 미술에 그 무엇을 더해 '화장'을 하고 있다. 그것은 미술로서의 사진, 혹은 사진으로서의 미술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주변의 여러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작업, 자유로운 표현을 지향하는 것이다. 우리의 시작은 정말 소박하다.」● 1996년이면 제 기억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사진과 미술, 미술과 사진이 가까워지기 시작해서 얼마 되지 않은 때였던 것 같습니다. 물론 우리들은 그 훨씬 전부터 알고 있었고, 사진에 그 무엇을 더해 작업을 하고 있었고 미술에 그 무엇을 더해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의기투합해서, '전시회'라는 것을 했던 것입니다.
'주변의 여러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작업, 자유로운 표현을 지향하는 것...'이라는 문장이 가슴을 휙 하고 지나가는군요. 질기디 질긴 이즘의 화신에 끝자락을 붙잡혀 아직은 불편했던 주변상황 말입니다. 물론 그러한 상황이 아니었던 적은 없었겠지요. 미술사에 기록된 숱한 이즘과 작가들과 작품들은 바로 그러한 상황을 깨고 나온 흔적들일 테니 말이죠. 하지만 그때는 왜 그리도 주변상황이 힘들었던지요. ● 어쨌든 우리들은 두번의 전시를 치렀고, 그 전시를 통해 작가로 데뷔한 사람도 있고 역으로 그 이후 작업에서 멀어진 사람도 있습니다. 그것 역시 삶이겠지요. 이제 세번째 전시를 펼쳐 놓으려 합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가끔 만나 술도 마시고, 작업에 대해서도 얘기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서로 격려하며 작가로 살아갈 것입니다. 우리 자신의 삶을, 각자의 삶을 그리고 작품을 '만들고-가꾸어'갈 것입니다. 입으로 떠들기보다는 장르에 '화장'하기보다는, 주변상황을 탓하기보다는 우리들 각자의 인생작품(人生作品)을 'Make-Up'할 것입니다. ● 누군가가 우리의 작업을 주목하고 바라볼 때, 부러운 모임이 될 것입니다. 'Make-Up'은 아름다운 모임입니다. ■ 박진호
Vol.20030122a | 세번째 Make-up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