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관련 웹미디어의 현황과 전망

민예총 문예정보화 포럼   2002_1217_화요일_02: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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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_이요훈·민예총 문예정보화팀 팀장 발제_나의 웹진 실패기_변희재·전 문화예술비평 웹진 '두아'/ '미인' 편집장   토론 조선희_소설가, 전 씨네21 편집장 최금수_네오룩닷컴 이미지올로기연구소장 박준흠_음악비평전문웹진 '가슴' 편집장 김관식_문화예술웹진 라일락티 운영자

민예총 문예아카데미 2강의실 서울 종로구 낙원동 280-4번지 건국1호빌딩 5층 Tel. 02_739_6851

'서태지'와 '신세대'로 상징되던 90년대 초반의 새로운 문화적 현상은, 이제까지 거시적 담론들을 중심으로 사회를 바라봤던 사람들의 마음을 크게 흔들어 놓았다. 이성보다는 감성이, 사회변혁보다 개인적 즐거움이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했던 시절, 시대를 이해하고 싶었던 사람들은 그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문화연구의 담론들을 만들어갔다. 하지만 문화예술이 애시당초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에 더 가까운 탓일까. 또는 현상에 대한 수박 겉핥기식의 연구가 너무 많이 생산되었던 탓일까. 문화 연구의 붐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고, 대신 새로운 문화 현상으로 '문화예술전문' 잡지들과 팬진, 스트리트 페이퍼들이 태어나기 시작했다. ● 하지만 너무 이르게 움직인 탓이었을까.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그들을 원하지 않았고, 한때 많은 청년들의 가슴을 사로잡았던 잡지들은 그리 오래 살아남지 못했다. 문화예술전문 잡지들의 폐간과 무기한 휴간은 이어졌고, 팬진은 점점 시들해져 갔으며, 스트리트 페이퍼들 몇몇은 또 다른 상업잡지 주류의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사실 그다지 뛰어난 작품들이 많이 존재하지 않는 마당에, 달리 보면 평론이 작품을 압도하는 현상이 더 기이했을 지도 모른다. ● 그런 현실에 당혹감을 느낀 몇몇은 자신들이 직접 문화예술 생산의 현장으로 뛰어들어갔다. 그리고 나머지 많은 사람들은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를 발견했다. 인터넷은 수없이 많은 독자들을 필요로 하지도 않았고, 문화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서 만날 수 있게 만들어줬고, 돈이 없어서 잘 버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들에게 인터넷은 꿈이자 환상이었으며, 새로운 주류가 될 수 있는 기회였으며, 아직 개척되지 않은 별천지였다. ... 그리고 그 꿈이 깨지는 것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인터넷은 자라나는 강아지와 같아서, 그 변화는 눈깜짝할 사이에 이뤄졌다. 자본이 없는 사람들은 그 변화를 따라갈 수가 없었다. 결국 현실의 주류는 다시 사이버 공간의 주류가 되고 말았다. 그나마 버티고 있던 독립적 성격의 홈페이지들은 내부의 싸움에 휘말려 흐트러져 버리기 일쑤였으며, 돈이 없어도 자유롭게 원하는 글을 쓰면 된다는 마인드는... 사람을 움직일 수 없는, 이상적인 생각이었음이 밝혀졌다. ● 인정하고 들어가자. 이 세상은 아직, 어려운 소리를 늘어놓는 사람들을 그리 원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아직 어렵게 문화예술을 즐길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주말에 볼 영화의 별점이 영화에 대한 많은 담론들 보다 더 중요하며, 내가 사랑하는 오빠들의 그룹이 해체되는 것이 걸출한 소리꾼의 판소리 완창보다 만배는 더 중요하다. 그것을 나쁘다거나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다. 그것은 선악의 문제라기 보다는 좋고 좋아하지 않음의 차이에 가깝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무조건 좋다고 받아들이기에는, 뭔가 껄끄러움이 계속 남는다. ● 결국 세상은 주류만의 것이며, 가진 사람들의 것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정말 없는 것일까. 우리가 인터넷에 가졌던 꿈들은 모두 환상이었을 뿐일까. 주류가 잘 자라서 돈을 많이 벌어야 이것저것 독립예술에도 돈을 투자해서 키울 여유가 생긴다는, 박진영류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일까. 우리는 다시 길을 묻는다. 그리고 잃어버린 꿈을 묻는다. ● 자신의 밴드로 무대에 섰을 때의 즐거움, 좋아하는 공연을 보러 갔을 때의 즐거움, 그리고 오늘도 거리에서, 클럽에서, 갤러리에서 사람들을 기다리는 수없이 많은 작품과 공연들. 주류에 밀려 잊혀지기엔 보여주고픈 것들도, 하고픈 것들도 너무 많다. 그리고 이제 정말로, 사람들이 신문에 기사 한줄 나기 위해 애써야 하는, 보도 자료와 홍보비에 목숨 걸어야 하는 그런 시대를 벗어날 때가 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웹사이트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 다시 길을 묻는다. 제대로 갈 길을 묻는다. ■ 민예총 문예정보화팀

Vol.20021217b | 문화예술 관련 웹미디어의 현황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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