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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_2002_1109_토요일_09:00pm ▶ 2002_1110_일요일_03:00am 장소_서울 종로구 대학로 '살bar' / www.salbar.com 슬라이드 프로젝션_김상길 연주회 후 디제잉_허유_별_디제이조경철 입장료 15,000원_음료 1잔 포함
살bar 서울 종로구 명륜4가 74-1번지 Tel. 02_3672_2962
'소년' ● 옆집에 사는 들쥐가 가출을 한 날 밤 마을 전체에 / 푸른 은빛 비늘 같은 슬픔이 내려앉았습니다. / 잔디 깎는 기계에 왼쪽 뒷발을 잘린 이 소년은 언제나 / 이 세상의 모든 별들이 한꺼번에 하늘에서 쏟아지는 날 / 마을을 떠나겠다고 친구들에게 말했다고 합니다. ● 작은 침실의 창문을 넘어 / 아직 달빛이 미치지 않는 모퉁이를 돈 후 / 소년이 잠시 멈춰 섰을 때 / 마을의 모든 귀뚜라미들은 울음을 멈추었습니다. / 올빼미들조차 이 날만큼은 사냥을 하지 않고 / 숨을 죽인 채 / 소년의 발걸음이 향하는 / 적갈색 구름 아래로 뻗은 고속도로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투명하지도 / 불투명하지도 / 반투명하지도 않은 / 작은 상실감이 / 강아지풀들의 마음을 / 아리게 하고 있었습니다. ● 안개를 한껏 들이킨 호수의 밤바람만이 / 소년의 건조한 피부를 적시고 있었습니다. ● 그 어떤 혜성보다 크고 밝은 헤드라이트들이 / 궤도를 따라 굉음을 내며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 모두가 이제 남쪽으로만 가면 / 모든 아픔과 눈물이 사라질 것이라 말하고 있었습니다. ● 소년은 지금 / 좋은 것을 좋다고 말하기 두려워하는, / 재미있다고 밖에 말할 줄 모르는 / 참개구리들이 사는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 소년은 지금 / 민주주의 신화와 영웅설화들로 가득 찬 / 이 기회의 땅을 떠나고 있습니다. ● 소년은 지금 / 유희로써의 예술을 두려워하는 / 혹은 잊어버린 예술가들이 만들어 놓은 / 과장된 진지함과 위대한 철학, / 열등감에 휩싸인 자들의 재미없는 유머 / 그리고 불필요한 관념적 자기 파괴와 극복의 과정들로 가득 메워진 / 작고 귀여운 비취색 유리병 속을 떠나고 있습니다. ● 소년은 지금 / 희미한 영혼들이 목청 높여 칭얼거릴 수밖에 없는, / 너무 앞서가는 시대와 / 그 동시대인들의 끊임없는 불안을 더 이상 자신의 것으로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 소년의 작고 외로운 등뼈 위로 / 차갑게 얼어붙은 우주먼지와 / 자신의 자리를 지킬 줄 아는 늙은 바람이 내려앉아 / 나른 사른 맴돌고 있었습니다. ● 아무런 말없이 풀을 뜯고 있는 흑염소가 가진 / 망치상어의 눈동자. / 표준화된 닭들, / 그리고 그 닭의 연인들이 내지르는 외마디 함성만이 / 새벽의 정적에 약간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습니다. ● 지금도 여전히 눈이 오는 밤이면 / 내리는 눈보다 / 다음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변해 있을 / 세상의 모습에 더 설레입니다. ● 세상에 집착할 만한 것은 없다고 말하는 / 위대한 영혼과 대화를 나누던 중 그를 향한 알 수 없는 연민을 느꼈습니다. / 위대한 영혼에 경외감보다 연민을 느끼는 나 자신에게 / 실망하고 절망하고 부끄러워하며 / 집착으로부터의 자유에 '집착'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 선인장 꽃이 피는 밤이면 날아든다는 박쥐들과 / 작은 모닥불을 피워 놓고 / 춤을 추며 멋지게 기타를 연주하고 싶었습니다. ● 소년은 지금 작고 푸른 용달차의 짐칸에서 / 몸을 웅크리고 엎드린 채 시를 씁니다. ● 소년은 지금 작고 푸른 용달차의 짐칸에서 / 몸을 웅크리고 엎드린 채 시를 씁니다. ● 소년은 지금 작고 푸른 용달차의 짐칸에서 / 몸을 웅크리고 엎드린 채 시를 씁니다. ● 멀리만 있던 혜성들이 지금 / 소년의 눈 높이에서 /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 뒤를 쫓고 또 앞서 나아갑니다. ● 짐을 감싼 플라스틱 덮개가 / 펄럭거리며 만드는 / 작은 창틀 사이로 / 매일 새벽 되풀이되는, / 조깅 같은 / 윤회에 지친 / 이슬 아가씨들의 / 눈물방울이 / 스며들기 시작합니다. ● 작고 푸른 용달차는 지금 / 다른 이가 흘린 고름을 길어 마시며 사는 삶을 / 떠나고 있습니다. ● 작고 푸른 용달차는 지금 / 유리 한 장의 가격이 / 용달차의 가격보다 비싼 건물들로 / 가득 메워진 / 클로버 숲 사이를 떠다니고 있습니다. ● 작고 푸른 용달차는 지금 / 크고 넓은 다리 밑으로 흐르는 / 크고 깊은 강을 건너고 있습니다. ● 소년이 가출을 한 날 밤 / 마을 전체에 푸른 은빛 비늘 같은 슬픔이 내려앉았습니다. ● 잃을 것 하나 없는 시작을 경험해 본 자만이 / 당당하게 가질 수 있는 무책임한 삶. ● 작고 푸른 용달차는 지금 / 이 삶이 내뿜는 담배연기로 / 하얀 선을 허공에 그으며 천천히 나아가고 있습니다. ● 남자는 에이엠 채널의 볼륨을 높이며 괜한 고집 부리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 소년은 "우울한 미소는 이제 그만"이라고 속삭입니다.
투명하지도 / 불투명하지도 / 반투명하지도 않은 / 작은 상실감이 / 강아지풀들의 마음을 / 아리게 하고 있었습니다. ● 안개를 한껏 들이킨 호수의 밤바람만이 / 소년의 건조한 피부를 적시고 있었습니다. ● 그 어떤 혜성보다 크고 밝은 헤드라이트들이 / 궤도를 따라 굉음을 내며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 소년은 "우울한 미소는 이제 그만"이라고 속삭입니다. ● 올빼미들조차 이 날만큼은 사냥을 하지 않고 숨을 죽인 채 소년의 발걸음이 향하는 / 적갈색 구름 아래로 뻗은 고속도로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 지금도 여전히 눈이 오는 밤이면 / 내리는 눈보다 / 다음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변해 있을 / 세상의 모습에 더 설레입니다. ■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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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021109b | 모임'별' 시낭송과 연주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