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들이 당신을 부른다

양정아展 / photography   2002_0925 ▶ 2002_1001

양정아_엘로우_홀로그램, 형광포장지에 컬러인화_2000

초대일시_2002_0925_수요일_06:00pm

조 갤러리 서울 종로구 사간동 69번지 영정빌딩 지하 Tel. 02_738_1025

내가 인형을 가지고 놀 때 / 기뻐 하듯 / 아버지의 딸인 인형으로 / 남편의 아내 인형으로 / 그들을 기쁘게 하는 위안물이 되도다_ 나혜석의 시 「인형의 家」에서

양정아_핑크_홀로그램, 형광포장지에 컬러인화_2001

인형은 인간과 닮아 있다. 바로 그 인간적 유사성과 친밀성 때문에 우리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인형이 지닌 그 기이한 에너지는 단지 겉모습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다. 인간과 대화를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은밀한 친구가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우리에게 편안함을 주며, 비닐랩처럼 그 어떤 가벼운 위안을 준다.그러나 이러한 인스턴트 위안은 때때로 쓸쓸함과 외로움을 가져온다. 그것은 현대 물질문명이 우리에게 주는 편안함만큼이나 그 배면에 깔린 쓸쓸함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양정아_블루_홀로그램, 형광포장지에 컬러인화_2002

인형은 때로 섬뜩하거나, 서늘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것은 자신과 닮은 사람을 목격할 때 느끼는 감정과 흡사하다. 괴이함의 느낌이랄까. 다시말해 인형이 괴이하게 느껴지는 것은 프로이드가 말한 바도 있지만, 자신에 대해 전적인 친숙함과 전적인 낯설음, 그 모순된 관계 속에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것은 내가 누구인가라는 질문과도 맞닿을 수 있을 것이다.

양정아_레드_홀로그램, 형광포장지에 컬러인화_2002

그들은 계속해서 웃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에 온몸을 흔들며 웃는다. 구경하는 아이들의 손짓에 간혹 움칫거린다. 시끄러운 쇼 윈도우의 음악에 맞춰 춤도 춰본다. 자신들이 왜 그러는지도 모르는 채... "나를 보세요...나를 보세요." 인형들이 사람들을 부른다. 문득 뒤돌아본다. 인형들을 보며 나는 내 모습을 본다. 한 시절 이곳에 머무는 나를... ■ 양정아

Vol.20020925c | 양정아展 / photography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