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e, Addict, Wind

『불, 중독, 바람』展은, 대형 스크린 및 선풍기, 향수 등 시각, 촉각, 후각의 3가지 요소가 어우러진 작품으로 구성된다. 이 전시는 시각 이외의 감각을 동원하여 미술 표현의 영역을 확대하려는 작가의 의도를 담고 있다. 또한 오감(五感)을 이용한 복합적인 체험은 현대의 설치미술에서 흔히 느껴지는 심각하고 난해한 경험이 아닌 '가을 바람을 맞으며 걷는 산책'과 같은 친근한 경험을 제공한다. ● 유현미의 작품은 친근하면서도 색다른 체험을 제공한다. 전시 공간에 들어선 관객은 대형 스크린에 투사된 타오르는 불의 이미지를 바라보며, 시원한 가을의 정취를 연상시키는 바람과 중독이라는 의미를 지닌 크리스찬 디올의 향수 '디올 어딕트(addict)'의 자극적인 향을 동시에 경험한다. 옷깃과 머리카락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은 뜨겁고 강렬한 불의 이미지를 완화시키고, 관능적인 디올 어딕트의 향취는 이글거리는 불의 이미지와 어우러져 보다 도발적인 감각을 유발한다. 즉, 이 작품은 기존의 불, 바람, 중독이라는 단어가 내포하는 의미와 그 의미에 의한 연상, 또는 선입견을 관객이 온 몸으로 경험하는 공감각적 체험을 통해 해체하고 재결합하는 실험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 아트선재센터

Vol.20020924a | 유현미展 / YOOHYUNMI / 柳賢美 / 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