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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2_0911_수요일_05:00pm
Seoul Arts Center 2002 젊은작가Ⅰ展
한가람미술관 제6전시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700번지 예술의전당 내 Tel. 02_580_1518
생존의 그늘 ● 지금은 속이 텅 비어버린, 권위주의 아버지의 군상이 된 우리들의 4.19세대. 어린시절 보릿고개를 지내며 허기진 뱃속엔 신물만이 가득했어도, 그들은 풍요로운 미래를 꿈꾸며 거칠기만 한 현실속을 허우적거렸었다. ● 그러나 그들이 중년이 되어 맞부딪쳐야 할 현실은 어제의 일만년의 기적이 하루 반나절만에 이루어지고 있는 초특급의 세상이었고, 그들이 정의라 믿었던 4.19, 5.16에 대한 정열의 분노따윈 아무런 상품가치조차 지니지 못하는 사회였다. ● 그들에게 남겨진 것은 오직 첨단 정보화의 적응과 능력급 사회라는 굴레일 뿐이었다. 최첨단으로 돌아가는 직장에서는 퇴물 취급을 겪으면서 가족들에겐 가장이라는 이름 아래 공허한 거친 호령만을 반복하게 되고 하루 하루를 중심이면서도 주변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의 아버지. ● 언제부터인가 나의 어린 시절을 절대적으로 군림하던 아버지가 아닌, 이제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 비애를 느끼게 하는 그의 모습이 젊은 시절, 나를 나로서 자각하게 만들었다. 나 또한 나이가 들어가고, 그의 비애가 내 모습에서 느껴지고… 비로소 난 그를 반쯤은 내 안에 품어본다. ● 아.. 나의 아버지, 아버지들이여… 삐쩍 마른 나무들 속에서, 턱이 날아갈 듯 벌린 입 속에서, 또 절대 무너짐이란 없을 것 같은 육중한 철판의 텅 빈 양복 속에서, 나는 사회적 퇴물, 가장으로서의 권위를 본다. 그 또한 나의 절반임을 느끼며..
하늘 ● 아버지가 된 그들은 절대적 대안으로 작아진다. 아내 앞에서 작아지고, 자녀 앞에서 작아지고, 직장에서 작아지고.. 한없이 그는 작아지고 작아진다. ● 가정의 평화와 그 유지를 위해서라면.. 구성원으로서 그의 정통성과 위치가 보장될 수만 있다면.. 비록 `아버지'의 이름을 잃어버린 아빠로만 남더라도 그 아빠로서 의무만 지워져, 사라진 아버지의 권위는 꿈도 꾸지 못할지라도 그는 그렇게 편견된 자유에 오늘, 또 하루를 버티어 낸다. ● …. ● 어릴적, 그들의 아버지는 하늘을 다 덮고도 남을 존재였는데..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그 모든 것들의 기준이었는데.. 문득, 땅개미가 되어 그 거대한 하늘에 이입되고.. 그 속에서 절대로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는 조직을 본다. 내일이면 까마득히 기억도 못 할 순간에 집착하는 자화상. ● 시스템에 버림받은 주인 없는 개들을 상상한다. 그리고 그는 믿고 싶다. 자신의 시스템이 완벽하기를.. 그러나 그는 안다. 그 시스템이 얼마나 불안한지.. ● 앞만 보고 달리던 그들이 어느 순간 잠시, 옆을 살핀다. 길거리 개가 남 같지 않다. 술김에 오줌빨도 확인해 보고, 올웨이즈 썬데이 서울을 꿈 꿔 보기도.. 슬퍼도 울 수 없고, 아파도, 힘들어도 인내해야 하지만, 자신도 개가 될 수 있는지 잠시 시험중. ● 그는 과연 조직으로부터 일탈 된, 저 길거리 자유인들과 더불기 위해 문밖 저 세상 속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 상상력의 권력을 발휘해 보자. ● 디 앤드.. ■ 구본주
Vol.20020919a | 구본주展 / GUBONJU / 具本柱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