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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대 정문 앞 놀이터 시월네트워크 서울 마포구 동교동 184-32번지 Tel. 02_323_4505
프로젝트의 출발은 북촌과 홍대앞에서 활동하는 지역단체인 '공간문화센터'가 2002년 8월 30일 놀이터에서 열려고 계획했던, 클럽공간과 벼룩시장 참여자들과 놀이터 접촉자들의 하루 파티인 Sound Street Party에서 시작되었다. 놀이터 안에서 마을가꾸기 사업의 하나로 꽃과 연관된 전시를 하고 싶어했다. 제목은 플라워 프로젝트. 적은 예산의 소규모 전시이면서 짧은 기간, 넓은 공간, 복잡한 지역성을 지닌 장소에서 전시를 준비하는 거여서 부담이 많은 전시였다. ● 이 프로젝트에 대한 문제의식은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겠다. 지역공동체 속에서 작업하는 공적인 예술가는 근현대 미학의 패러다임에서는 이율배반에 빠질 수밖에 없는 명제이다. 그래서 현대의 작가는 목적에 복무하는 수동적인 공학마인드의 디자이너처럼 될 수도 있고, 개인의 언어와 취향에 종사하는 예술지상주의자가 될 수도 있다. 양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미술, 경계 속에서 삶을 흔드는 미술은 지역공간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자신의 확고한 작품 세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작품이 설치될 주변공간과의 상관관계를 신중히 고려할 작가를 섭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따라서 외부 큐레이터에 의뢰, 작가를 소개받았다. 바로 김시하씨였다. 김시하씨는 이번 작업을 의뢰 받고 항상 유동적이고 다양함이 존재하는 홍대앞의 공간적 특성에 주목하여 변형과 확장이 가능하면서도 기존의 공간과 조화를 이루는 작업을 구상하였다. 또한 꽃이라는 소재에 구애받기보다는 기존 작품의 문맥에서 가능한 만큼 수용하는 유연한 태도를 보여주었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 "수도 파이프는 해체와 조립, 변형, 연결 모든 것이 가능하다. 또한 파이프는 마치 공사중인 신도시 아파트같은 문명의 한 면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것이 식물과 같이 설치되어 있을 때에는 마치 이 식물을 보호하고 돌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때문에 역설적으로 나는 이 식물들에서 우리 주변을 감싸고 있는 인공의 삶을 돌아본다. 파이프들은 상업적인 도심 한 가운데에, 그리고 놀이터라는 공적인 공간 안에서 서로 얽히면서 자기 존재를 확장시켜 나간다." ● "내가 항상 관심을 가지는 것은 도로 블럭 틈 사이의 작은 풀들과 같이 문명이라는 거대한 인공적인 공간에서 삶에의 의지를 가진 작은 생명체이다 .대부분이 이것을 쉽게 지나치지만 분명 이것은 우리 '바로 곁'에서 숨쉬는 것들이다. 인공과 자연이 공존하는 지점, 이 지점에 서 있을 때 나는 예술가로서의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구상하에 약 일주일간의 작업과정을 거친 작품은 8월 30일날 놀이터에 설치되었다. 의뢰자의 요구와 작가의 작품세계, 작품이 설치될 공간의 특성, 나아가 지원 가능한 작업 여건까지 모두 고려하여 공공 공간에 작품을 설치한다는 것은 언제나 녹록치 않은 일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좋은 결과로 나타났을땐 그만큼 보람이 큰 것이 아닐까. ■ 시월 네트워크 '플라워 프로젝트' 추진팀
Vol.20020912a | 플라워 프로젝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