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로 한 선문답 이미지

이갑철展 / LEEGAPCHUL / 李甲喆 / photography   2002_0831 ▶ 2002_1009

이갑철_하회_흑백인화_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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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2_0831_토요일_05:00pm

작가와의 대화_2002_1005_토요일_05:00pm (참가비 5,000원_전시자료 및 다과 포함)

한미문화예술재단 한미갤러리 서울 송파구 방이동 45번지 한미타워 20층 Tel. 02_418_1315

이갑철은 카메라로 선문답을 한다. 그는 그런 의지로 카메라를 다루고 있다. ● 그는 고집스레 28mm 단 렌즈만을 사용한다고 한다. 28mm로만 바라 보여지는 세상, 그 한계 지어진 세상, 그 속에 자기만의 시각적 형태가 이루어져 만나게 되는 세상, 그 세상이 자기의 화두이고 자신의 이미지 언어이다. 그것들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강팍하게 사용하고 있는 프레임과 긴장된 앵글들은 어떤 무한의 공간에 대상들을 모으기도 하고 해체시키기도 한다. 그런 그 냉철한 이미지들을 그는 모두 한 찰나에 잡아챈다. 그는 또 Tri X 필름만을 사용하고 있는데 그것 또한 어떤 최악의 빛 조건이 주어진다 해도 자신이 꼭 드러내려 하는 그 이미지를 완벽하게 끌어내겠다는 의지로 읽혀진다.

이갑철_진도_흑백인화_1995
이갑철_합천_흑백인화_1996
이갑철_해남_흑백인화_2002

이갑철의 사진전체에 철철 넘치는 느낌들, 그가 고행하듯 찾아다녀야만 만나게 될 그 상황들 그리고 그 대상들에서 나는 이갑철의 사진미학을 읽는다. 계절, 기후, 시간, 장소 등에 민감하다는 그, 동물적인 예감으로 지금 어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직감으로 촬영 계획을 잡는다고 하는 그. 그가 잡아 챈 그 이미지들은 메뚜기도 한철이었던지 92년부터 한 3년간을 사회학자, 시인, 소리꾼, 그림쟁이 등 그들 문화패거리들과 함께 몰려다니며 갖가지 우리문화 풍속들을 찾아 헤맨 덕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카메라와 함께 수행(修行)한 흔적 같은 그의 사진 이미지들에서 그의 몸부림이 보인다.

이갑철_태백_흑백인화_1994
이갑철_강릉_흑백인화_1993

매우 이성적이며 과학적인 '카메라', 그래서 서양적이라고 느껴지게 되는 이미지 '사진'은 입자의 빛에 반응을 화학적으로 처리만 잘 하면, 눈이 보는 의식세계 뿐만 아니라 무의식세계까지도 그려낼 줄 아는 '기계', 이런 산물인 카메라가 이갑철의 손에서 잘도 놀아났다. ● 동양적 사고가 무엇일까 생각한 그, 자신의 뿌리라고 믿는 전통들을 자신의 몸 전체가 기억 해온 자기 내면의 세계들을 그가 카메라와 함께 찾아 헤맨 그의 작업들, 그가 그 누군가와 계속한 그 선(禪)문답들, 그 모든 것들을 그는 카메라로 잡아채듯 기록했다. 그런 것들이 그의 사진 이미지였다. ● 비가 오면 섬진강에 가고 싶고, 지리산 자락의 신비한 안개가 나를 부르고, 바닷가에는 어떤 제 의식이 분명하게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는 직감 등 그는 도시에서 그 냄새를 맡을 수 있고 그럴 때면 그 곳으로 내 닫는다고 했다.

이갑철_영덕_흑백인화_1993

그는 스님이 되고 싶었다 한다. 그는 해탈을 꿈꾸기도 했는가 보다. 그는 알아들을 수 없는 禪 시가 좋고, 논리적이기 보다 감성적인 것이 편안하다고 했다. 또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도시가 싫고, 테크노 음악으로 시끄러운 높은 건물 숲보다는 흙냄새와 넓은 들판의 한가로움이 포근하다고 했다. ● 그가 촬영 작업으로 토해내어지는 이미지들은 자신의 내면의 답답증을 끌어 내 비워냈고, 그 결과들은 기록되어 쌓여지게 되었으므로 그 자신이 잃어 버렸던 자기 정체성을 회복하게 되는 경험을 그가 하게 되는 듯 했다. "거리의 양키들" 그것에 뒤따른 "타인의 땅" 이들 작업이 왜 "충돌과 반동" 작업 그 이전에 필히 해내었어야 했나를 또한 설명하고 있기도 했다. 그리고 이러한 해석은 그가 어떻게 여기에까지 올 수 있었나를 이해함과 동시에 앞으로 그가 어떤 길을 선택하며 갈 것인 가도 예감하게 했다. ■ 박영숙

Vol.20020830a | 이갑철展 / LEEGAPCHUL / 李甲喆 / photography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