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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2_0831_토요일_05:00pm
작가와의 대화_2002_1005_토요일_05:00pm (참가비 5,000원_전시자료 및 다과 포함)
한미문화예술재단 한미갤러리 서울 송파구 방이동 45번지 한미타워 20층 Tel. 02_418_1315
이갑철은 카메라로 선문답을 한다. 그는 그런 의지로 카메라를 다루고 있다. ● 그는 고집스레 28mm 단 렌즈만을 사용한다고 한다. 28mm로만 바라 보여지는 세상, 그 한계 지어진 세상, 그 속에 자기만의 시각적 형태가 이루어져 만나게 되는 세상, 그 세상이 자기의 화두이고 자신의 이미지 언어이다. 그것들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강팍하게 사용하고 있는 프레임과 긴장된 앵글들은 어떤 무한의 공간에 대상들을 모으기도 하고 해체시키기도 한다. 그런 그 냉철한 이미지들을 그는 모두 한 찰나에 잡아챈다. 그는 또 Tri X 필름만을 사용하고 있는데 그것 또한 어떤 최악의 빛 조건이 주어진다 해도 자신이 꼭 드러내려 하는 그 이미지를 완벽하게 끌어내겠다는 의지로 읽혀진다.
이갑철의 사진전체에 철철 넘치는 느낌들, 그가 고행하듯 찾아다녀야만 만나게 될 그 상황들 그리고 그 대상들에서 나는 이갑철의 사진미학을 읽는다. 계절, 기후, 시간, 장소 등에 민감하다는 그, 동물적인 예감으로 지금 어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직감으로 촬영 계획을 잡는다고 하는 그. 그가 잡아 챈 그 이미지들은 메뚜기도 한철이었던지 92년부터 한 3년간을 사회학자, 시인, 소리꾼, 그림쟁이 등 그들 문화패거리들과 함께 몰려다니며 갖가지 우리문화 풍속들을 찾아 헤맨 덕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카메라와 함께 수행(修行)한 흔적 같은 그의 사진 이미지들에서 그의 몸부림이 보인다.
매우 이성적이며 과학적인 '카메라', 그래서 서양적이라고 느껴지게 되는 이미지 '사진'은 입자의 빛에 반응을 화학적으로 처리만 잘 하면, 눈이 보는 의식세계 뿐만 아니라 무의식세계까지도 그려낼 줄 아는 '기계', 이런 산물인 카메라가 이갑철의 손에서 잘도 놀아났다. ● 동양적 사고가 무엇일까 생각한 그, 자신의 뿌리라고 믿는 전통들을 자신의 몸 전체가 기억 해온 자기 내면의 세계들을 그가 카메라와 함께 찾아 헤맨 그의 작업들, 그가 그 누군가와 계속한 그 선(禪)문답들, 그 모든 것들을 그는 카메라로 잡아채듯 기록했다. 그런 것들이 그의 사진 이미지였다. ● 비가 오면 섬진강에 가고 싶고, 지리산 자락의 신비한 안개가 나를 부르고, 바닷가에는 어떤 제 의식이 분명하게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는 직감 등 그는 도시에서 그 냄새를 맡을 수 있고 그럴 때면 그 곳으로 내 닫는다고 했다.
그는 스님이 되고 싶었다 한다. 그는 해탈을 꿈꾸기도 했는가 보다. 그는 알아들을 수 없는 禪 시가 좋고, 논리적이기 보다 감성적인 것이 편안하다고 했다. 또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도시가 싫고, 테크노 음악으로 시끄러운 높은 건물 숲보다는 흙냄새와 넓은 들판의 한가로움이 포근하다고 했다. ● 그가 촬영 작업으로 토해내어지는 이미지들은 자신의 내면의 답답증을 끌어 내 비워냈고, 그 결과들은 기록되어 쌓여지게 되었으므로 그 자신이 잃어 버렸던 자기 정체성을 회복하게 되는 경험을 그가 하게 되는 듯 했다. "거리의 양키들" 그것에 뒤따른 "타인의 땅" 이들 작업이 왜 "충돌과 반동" 작업 그 이전에 필히 해내었어야 했나를 또한 설명하고 있기도 했다. 그리고 이러한 해석은 그가 어떻게 여기에까지 올 수 있었나를 이해함과 동시에 앞으로 그가 어떤 길을 선택하며 갈 것인 가도 예감하게 했다. ■ 박영숙
Vol.20020830a | 이갑철展 / LEEGAPCHUL / 李甲喆 / photography